"한국은 김정일의 '젖소목장'"
이동복, "北 2·13 합의 사항 이행 안할 것"
"2·13 베이징 6자회담 합의는 미 부시행정부 입장에서는 이라크 문제와 2008년 대선, 그리고 민주당 의석 장악에 따른 국내정국의 어려움 등 3중고 해결을 위한 고육책의 결과이며, 한국으로서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북핵)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기름칠로서 이는 노무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의 합작품이다. 북한은 결코 합의사항을 이행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초 남북고위급회담 한국 측 대표로서 한반도 핵문제를 놓고 북한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북한문제 전문가인 이동복(숙명여대 겸임교수) 북한민주화포럼 상임대표가 이같이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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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복 상임대표는 21일 아침 서울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NDI 포럼, 이사장 박관용, 전 국회의장)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베이징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2007대선'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지난 2월 13일 베이징 6자회담 타결 내용을 중심으로 용어 정리에서 합의 이면에 담긴 사항까지 세세히 분석하고 북한은 초기조치 이행단계인 60일 이내 조치로 중유 5만톤을 획득할 것이나 이후 다음 단계 이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이행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상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날 이 상임대표는 자신이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로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문제'를 의제로 북한과 협상 테이블에 앉아 벌인 회담내용을 곁들여가며 이번 합의 결과를 대비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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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날 발표에서 "이번 베이징 회담 한국 측 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발표내용은 95퍼센트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즉 합의내용 중 "영변 핵 시설을 폐쇄하고 ... 모든 핵 시설을 불능화 하고..." 등의 표현은 북한이 주장한 표현과는 180도 다르다고 했다. 북한은 합의서 발표 후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신보를 통해 불능화(disablement)대신 임시정지(temporary suspension)라는 말을 사용해 전혀 상반된 용어로 표현했다.
이 대표는 "합의서에서 가장 문제된 표현은 '비핵화'"라며 "지난 1991년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로 북측과 회담시 우리측은 비핵화선언을 제기한데 비해 북은 '비핵지대화'를 내세우고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북한은 자신들이 주장한 비핵지대화의 95퍼센트를 포기하고 우리측이 주장한 비핵화로 타결되었다"며 회담 진행과정에서 북측 요구조건에 변별력 없이 수세적으로 임해온 그간의 회담방식과 표현을 빗대어 꼬집었다. 1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회담을 성사시켜 놓고도 다음해 2월 핵통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사찰규정을 만드는 실무작업에서는 다시 비핵지대화를 들고 나와 회담은 93년초에 난파되고 말았다"며 "이번에도 똑 같이 되고 있다. 결국 북한은 '비핵지대화'를 들고 나오고 그러면 (합의사항의 이행은)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북한의 종래의 주장과 술수를 예비케 했다.
이 대표는 영변 핵 시설 재처리 문제와 관련,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가 19일 자유북한방송을 통해 "핵 시설 불능화 조치에 따른 보상으로 중유 100톤을 받기로 한 영변 핵 시설은 10년 전에 이미 필요 없어진 시설이었다" 는 말을 언급하면서 "북의 핵 능력은 영변과 관계가 없고 영변 외 함경북도 핵실험시설과, 고농축 우라늄 등이 있느냐 없느냐가 분명치 않고, 아직은 검증의 대상이지만 구 소련에서 상당량의 플루토늄 등이 확보되었다는 내용에 대해 언급이 없다는 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등도 상시적인 문제인데 이번 합의사항에는 '검증' '합의'라는 말이 있어 듣기에 따라 뉘앙스가 다르다"며 "경험에 의하면 이 문제에 대한 합의는 불가하다" 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핵 물질 등 다른데서 획득한 핵무기 등의 문제가 중요한데도 전혀 언급이 없고, 대신 반대급부로 경제 에너지의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사안을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다음으로 미북 관계정상화문제로 대북 적성국 해제 등 정치적 반대급부가 언급돼 이번 초기 조치 합의 성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성과를 든다면 ▲6자회담 파급모면과 계속 진행의 가능성 ▲남북정상회담 걸림돌 제거와 개최 준비에 필요한 시간 여유 확보 ▲핵무기와 핵 물질 생산의 당분간 중단 ▲북 핵실험이 당분간 없게되었다는 점 등 네 가지를 꼽고 다만 이로 인해 얻은 성과는 미, 중, 한, 북이 골고루 나누어 갖게 되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부시 미 대통령에게는 회담결과가 미봉 상황임에도 (북한이)계속 핵실험을 하지 않도록 한 것은 성과라고 볼 수 있지만 김정일에게 확실한 것은 5만톤 중유고 나머지 95만톤은 잘 안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왜 (김정일이) 미미한 5만톤의 댓가를 받고도 북이 호응했겠느냐? 노 대통령과 김정일 사이에 막후 상당한 절차가 있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며 모종의 협상이 있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정상회담, 대선과 관련해서 "남한은 대선이 있고 북은 경제난을 해소해야 하기에 정상회담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김정일에게 중요한 것은 정권안보를 떠받들고 잇는 받침대는 남의 대북 경제 원조고 김정일에 있어 남한은 '젖소목장'이기 때문에 남한이 정권교체 되면 젖소목장이 상실되어 김정일 정권의 지탱자체가 어렵게 된다"고 말해 이 때문에 남한 내 좌파세력 결집과 反한나라 보수대연합을 주창하고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의 좌파들은 인동초처럼 지난 반세기 재야 그늘에서 살았기에 정권을 놓치더라도 김정일의 상실감보다는 덜하다며 노 대통령이 여러 꼼수를 쓰지만 국민여론이 떠나고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의 향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선 국면으로 가면서 현 집권층의 절박한 위기감이 있다고 보여지지만 6자회담 타결 이후 대통령과 통일부장관이 표정관리를 하며 정상회담에 올인 하는 분위기다. 내 짐작이 옳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번 27일부터 예정된 장관급회담에서 정상회담을 위한 청신호인 합의 보따리가 나올 수 있고, 기름칠을 위해 6·15를 전후해 DJ의 열차 방북, 8·15를 전후해 정상회담 순서로 가게될 것"이라는 나름의 시나리오를 내놨다.
그는 또 "이런 정상회담은 모두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저지해야 한다"며 "최소한 6자회담 초기 합의서가 작동되는 60일이 지나야 한다. 그게 지나야 다음단계로 가고 북핵 문제 해결에 유익한 결과 생산이 판단 될 때 가지는 새로운 정책적 대북 지원은 기다려야한다. 초기조치 단계까지는 정책적 대북 지원 불허와 6자회담 타결 테두리 안에서 지원이 이루어져야지 그 밖에서 지원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도적 지원'을 내세우며 대북지원을 강조하는 정부조치를 경계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전 국민이 일차적으로 정상회담을 저지토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노 대통령과 김정일은 하려 할 것" 이고 그렇게 되면 ▲ 준비과정의 투명성과 개방성 요구 ▲의제에 관한 요구와 요구사항의 관철 캠페인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실태조사와 전면적 해결, 정치적 민주화 요구 ▲중국식 개혁과 개방, 개인우상화 지양을 통한 대북 경제협력의 전제조건 제시 ▲조선노동당규약 개정 등을 의제로 내고 수세적이 아닌 공세적으로 나감으로서 의제가 정상회담의 성격과 기능을 규제토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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