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사회, 성장 동력 잃은 고장난 자동차"
21C 동서포럼서 강연, "6자회담 틀 동북아 안보협의체로 발전을"
"저를 정치를 하게 한 것은 나라의 위기감(IMF)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 걱정, 안보걱정, 노후걱정, 일자리 걱정으로 또 다른 위기감에 직면케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국민에게 희망을 줘 갈라지고 쪼개진 마음을 촘촘히 봉합해 주어야 합니다. 앞에서 끌고 뒤에서 미는 화합의 정치를 해야합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으면 제2의 한강 기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로지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뛰면 대한민국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제가)앞장서서 뛰겠습니다. 서로 손잡고 선진국을 위해 나아갑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미리 준비한 원고를 차분하게 읽어 나갔다.
|
박 전 대표는 23일 아침 서울 중구 명동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21C 동서포럼'(회장 김한규, 오상현)이 마련한 조찬 포럼에 초청강사로 참석해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경제 살리기와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발표에 나섰다.
이 날 박 전 대표는 미국의 링컨 대통령 일화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직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행한 내용을 곁들이며 지도자의 리더십을 강조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무게감과 힘을 싣게 했다.
|
박 전 대표는 우리 사회가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국내문제와 국제문제로 나뉘어 생각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대착오적인 좌파이념과 국민의 분열, 갈등을 극복하고 대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미국방문에서 라이스 국무장관을 비롯한 영향력을 지닌 인사들을 만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특히 하버드대학의 매칸 한국학연구소장을 만나 그가 유창한 우리말로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 꽃' 과 관련한 얘기를 해 뿌듯하면서도 착잡한 심정이 들었다고 북핵 과 관련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세계 최고 하버드대 교수를 감동시킨 아름다운 진달래꽃을 품은 영변이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시키고 있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6자회담이 타결돼 다행스런 일이지만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에 지나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미국의 시각이 어떤지 여러 사람과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며 "미국의 관계자들도 이번에는 (북한에) 속지 않겠다. 완전 폐기까지 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앞으로 폐기과정에서 천문학적 비용이 들게 돼 걱정이지만 이번 약속이 어그러지면 더 큰 위기가 온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외교력과 원칙 있는 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핵 문제가 성공한다면 6자회담의 틀을 발전시켜 동북아 안보협의체로 키워가야 한다"고 자신의 구상을 밝힌 뒤 "라이스에게 말했고 그도 크게 공감했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니셔티브를 쥘 수도 있다. 그것을 위해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이다. 한미동맹은 어느 한쪽만 위한 것이 아니라 한미 양쪽과 동북아에도 필요하다"고 말해 추후 이 문제를 크게 부각시킬 의향임을 내비쳤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이 위기인 것은 신뢰 부족과 결핍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신뢰가 훼손되어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약화된 느낌이다. 우방도 신뢰인데, 동맹이 약하면 오래갈 수 없다. 한미동맹도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정치, 군사적 측면 확대와 경제분야, 자유시장경제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가치 동맹이 필요하다" 고 해 새로운 미래 비전을 위한 동맹관계의 발전을 주문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이를 위해서는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무역으로 먹고사는 대외의존도는 외교에 의해 운명이 결정된다"며 "경제도 외교안보에 의해 결정된다. 세계 각국 정상들과 만나서 예민한 문제도 나누었다. 상대방과 상호 신뢰를 주고받으면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며 확신에 찬 발언을 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번 미국 방문시 많은 사람들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작권을 이양하게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더라" 며 "미국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 청와대에서 어머니를 대신해서 레이디 퍼스트 역할을 할 때 카터 대통령이 방한해 주한미군 철수를 둘러싸고 한미간 신경전을 벌일 때 낮에는 로잘린 여사를 상대로 대화를 하고 저녁 만찬 등에서는 카타와 많은 말을 나눠 당시 '근혜 - 카터 회담'이라는 우스개 말도 나왔다고 청와대 시절을 들추기도 해 웃음이 일기도 했다.
그는 또 외교도 인간이 하는 것이고 지도자의 외교력 발휘에 따라 국익도 지키고 동맹도 시대에 맞게 만들 수 있다며, 선진화로 가기 위해서는 네편 내편 갈라 분열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며 그것이 지도자의 몫이고 책임이라며 링컨 대통령이 직접 자신의 구두를 닦은 일화를 소개했다.
즉 스스로가 자신의 구두를 닦고 청렴했기에 남북전쟁을 겪고 노예해방을 이룰수 있었고, 그렇게 청렴하게 하니 국민이 믿고 나섰다며 우리에게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 성장이 멈춰 꼼짝 않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민을 하나로 모아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국민화합의 중심에 지도자가 서고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자가 사심을 버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나갈 때 부조리와 부패도 없어지고 깨끗한 사회유지와 정체성으로 통합이 가능하고 경제도 살며 양극화도 해소되어 국민적 통합이 앞당겨진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평화와 화합의 정치를 펼치겠다"며 경제문제를 부각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고장난 자동차에 비유하고는 "지난 몇 년 동안 연 7퍼센트가 넘던 고도성장이 멈춰 마치 엔진이 고장난 자동차와 같아 폐차장에 갈 정도"라며 "정비소에 부착돼있는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자'는 표어처럼 우리 경제도 이제 '풀고 줄이고 세우자' 고 제안했다. 즉 기업을 옥죄는 규제는 경쟁력을 떨어뜨리기에 과감하게 풀고 국민의 어깨를 짓누르는 세금은 줄이고 무너진 공권력을 일으킬 수 있도록 법을 세우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면 '시위공화국' 이라는 오명(汚名)을 덜고 다시 성장의 길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강연이 끝나고 한 질문자로부터 '한미동맹과 중국과의 관계, 핵문제 등에 추가적인 질문을 받고는 "한미동맹은 핵심을 이루는 중요문제로 우방과의 관계는 더 깊이 더 많은 나라와 신뢰를 바탕으로 우방 관계를 넓혀 나가야하며, 중국과의 관계도 그런 가운데 긴밀하게 해나갈 수 있다"며 "중국도 외교협력과 국익차원에서 미국을 중시하고 더욱 신뢰를 구축하려 할 것" 이라면서 "50년 동맹을 소홀히 하는 것은 잘못이다. 중국과는 경제와 북핵을 다루는데있어서도 발전시켜나가야 된다"고 외교면에서의 다변화를 강조했다.
또 북핵 합의서 이행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번이 마지막 찬스로 당사국들이 신중하게 공조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즉 "(중유지원도) 자동케이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텝 바이 스텝' 형식을 지키고 그 다음단계로 나가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나갈 수 없다는 결의와 핵 동결 이 아닌 완전한 폐기까지 가야한다는 점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끝까지 공동보조를 취해 나가야 한다" 말했다.
|
약 25분여에 걸쳐 진행된 강연에서는 차기 주자답게 곳곳에서 결연함이 배어 나오기도 했다. 주최측은 강연이 끝난 다음 박 전 대표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날 강연이 열린 프레지던트 호텔 슈벨트홀은 200여명이 참석, 자리가 부족해 일부 사람들은 서서 경청하는 등 취재인원과 더불어 성황을 이뤘다.(Konas)
이현오 기자
|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