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主'이상주의에 치중 동맹ㆍ안보문제 위기에
한국은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다. 열강에 둘러싸여 국토가 분단되었고, 6ㆍ25전쟁 이후 늘 북한의 군사위협에 노출되어 있었다. 이 악조건 속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열에 올라선 것은 그야말로‘기적’이다. 한반도 국제정치 현실에서 이 기적을 가능케 한 최대 요인이 대북 억지를 효율적으로 수행한 한ㆍ미 동맹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노 정부는 이런 국제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전혀 다른 가정에서 출발하였다. 안타깝게도 노 정권 실세들은 미국이‘제국주의’국가로서‘배타적’인 자국 이익 때문에 한국에 군대를 주둔시킨다고 보는 것 같다. 심지어 미국이 남북관계를 방해하고 핵 위기도 과장한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반면‘민족공조ㆍ자주’를 위해 북한과는 대한민국 국체가 훼손되더라도 화해ㆍ협력해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4년이 지난 지금 이처럼‘자주’이상주의 또는 무지에서 비롯된‘용감한’외교정책들은 거의 총체적 실패로 마감되고 있다. 미국은‘제국주의’라기보다는‘리더십’국가에 가깝고, 자유ㆍ인권을 중시하는 청교도 전통의 국가이다. 미국이 한국을 지원하는 것은 영토적 야심보다 자유체제를 수호해야 한다는 국가이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 한국 사회에‘반미’가 확산되고 정부가 이를 방치ㆍ방조한다고 판단되면서 미국은 한반도를 떠나려는 분위기다.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당초‘시기상조’라며 반대하던 미국이 태도를 바꿔 2009년에 조기 이양토록 한국에 촉구하고 나섰던 것이 입장 변화를 보여주는 증거다.
노 정권 4년의 외교ㆍ안보‘대(大)변혁’으로 한반도는 중대한 전환점에 처해 있다. 이미 주한미군은 대폭 감축되었고 비무장지대를 떠나 한강 이남으로 재배치되고 있다. 노 정권 2차연도인 2004년 5∼6월 미국 측에 의해 전격 시행된 조치다. 미군이 담당하던 비무장지대 대북 방위력이 한국군에 차질 없이 이양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더욱이 북한은 핵실험을 감행, 핵무장 고지에 바싹 다가섰다.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지 않는 한, 남북 간 군사관계는 심각한‘비(非)대칭’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런 판국에 외교ㆍ안보 최대 현안인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시기가 한ㆍ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결말이 날 전망이다. 전작권 단독행사는 한ㆍ미연합사 해체로 이어져 양국 연합방위체제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 확실시된다. 우리는 과연‘연합사 해체’에 대한 대안을 갖고 있는가? 설상가상으로 노 정부 ‘숙원 사업’의 하나인 ‘한반도 평화체제’도 곧 결실을 볼 전망이다.
‘2ㆍ13’ 6자합의 이후, 미국이 종전의 부정적 태도를 바꿔‘현실주의’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평화체제 수립은 북의 존재를 국제적으로 인정하고 한반도에 외군(外軍) 주둔의 명분을 없애 주한미군 위상에 결정적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또한 정전체제를 유지해 온 유엔(UN)사마저 그 존재 의의를 잃게 할 것이다. 실로 한국 외교ㆍ안보상의 ‘혁명적’ 변화가 임박하고 있다.
이미 노 정부 출범 때 국외 분석가들은 “한ㆍ미 동맹이 흔들릴 때 한국은 북한과의 민족 공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과연 ‘자주ㆍ민족ㆍ평화’만으로 국가안보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Konas)
홍관희(안보전략연구소장)
출처 : http://www.freedom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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