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강좌]"일제시대 땐 그래도 굶어죽진 않았다"
얼마 안 있으면 3.1절을 맞이하는데, 이와 관련해서 우리 탈북자들이 참고로 해야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3.1운동은 무슨 운동인가. 독립운동이고 해방운동이고, 또 그런 의미에서 애국주의 운동이고 애족주의 운동이고, 또 민족을 해방하고 자유를 얻겠다는 의미에서 민주주의적인 운동이다. 투쟁대상은 누구인가, 투쟁대상은 일본 제국주의였다. 주인은 누구였는가. 주인은 조선 민족이다.
일반 대중은 생각은 있지만 일어서진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통치계급이 일어섰는가. 통치계급도 아니었다. 역시 그 때 선각자들이 일어났다. 33명. 그러나 우리 어릴 때 봐도 일반 대중이 독립하자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 아버지는 그렇게까지 말을 안 했지만, 우리 할아버지는 말마디마다 ‘왜적놈’들이라고 했다. 일본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었다. 왜국의 도적놈들이라고 해서 ‘왜적놈’들이라고 불렀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랬지만 나서지 못한 것이다.
나서서 싸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에서도 마찬가지다. 탈북했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늘 이야기하지만, 자각했든 자각하지 않았든 간에 탈북한다는 그 자체가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왜 일제 식민지로 전락됐는가. 3.1운동 때마다 여기에 대해서 우리가 반성할 필요가 있지 않다. 우리는 앞선 나라였다. 계속 우리 문화가 일본에 들어갔다. 그 전에 우리 통신사 등 사절이 들어갈 때는 일본 사람들이 그랬다. 조선 사절단이 오게 되면 배우겠다고 전국의 지식 있는 사람들을 모았다고 한다. 내가 갔을 때도 요코하마 시장이 나보고 그랬다. “조선이 자신들의 선배다.”라고. 한문도 조선을 통해서 들어왔고, 백제를 대국으로 생각했다. 왕인(王仁)이라는 우리 학자가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들어가지 않았는가. 왕인은 지금 신격화되서 지금 왕인의 신사도 있다. 고구려의 혜자(惠慈) 대사는 일본에 불교를 퍼트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유명한 절간도 그 사람이 설계를 했고 짓고 했다.
그런데 왜 우리가 뒤떨어졌는가. 이것은 누가 책임지는가, 근본적으로는 통치계급이 책임져야 한다. 이조 통치계급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여기는 아직도 이조 왕조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이 사람들은 왜 율곡선생 같은 선각자가 10만 양병설을 내놓고, 그래서 우리도 국방력을 강화해야지 왜적에게 침략 당한다고 했던 말을 왜 안 들었는가. 통치계급은 계속 군대를 강화하면 반란이 일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통치가 자기네들의 힘 가지고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국, 그 대국에 가서 자꾸 벌벌 기어다니면서 아첨해 가지고 대국무력에 의해서 통치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 이렇게 이기주의자다. 그렇기 때문에 영웅적인 사람이 나오면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잡아 죽였다.
북한에는 양반이 없었다. 자칭 양반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었지 진짜 양반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 다 양반은 여기에 있었다. 유배 간 사람들의 후손이 있었지 진짜 양반은 하나도 없었다. 거기에서 그러니까 농민폭동 같은 것도 많이 일어났다.
우리가 여기서 김정일을 반대해서 투쟁해야겠는데, 사실 일제 통치시기에 온 민족이 일제 식민지를 된 것만은 사실이지만, 민족 숫자로 볼 때는 적다. 그 때는 2천 만명 밖에 안됐다. 지금 북한의 인구가 2천 3백만이다. 또, 그 때 우리 사람들이 겪은 것에 비하면 북한의 것은 그 대비도 안 된다. 그래도 그 때는 압제를 받으면서도 다들 그래도 일본인들은 야만인들이라고, 예의를 모른다고 뒤에서 욕도 자꾸 하고 했다.
지금 북한 사람은 어떤가. 모든 권리를 모두 빼앗기고, 정신까지 빼앗겨가지고 모두 노예가 되지 않았는가. 물질적인 생활 측면으로 봐도 그렇다. 일제시대 때 언제 수백만을 굶어죽인 적이 있었는가. 없었다.
그러니까 사실상 김정일 독재체제는 일제 독재체제보다도 몇 배 더 나쁜 것이고, 북한 동포들이 겪고 있는 고통은 일제 시대에 우리 민족이 겪은 것보다 더 큰 고통이다. 또 그것이 오늘날 우리 한국발전에서 주는 악영향은 얼마나 큰 가. 우리 한국이 이제 이만큼 발전했으면 더 자꾸 발전해야 하는데, 계속 그것을 방해하고 있는 게 누구인가. 그게 곧 김정일 독재체제다.
그 독재체제 하고 연결을 가진 자들이 여기 자꾸 불어나간다. 사실 그 때 33인이 나왔지만, 그때 그 가운데는 이광수와 최남선이 다 들어가 있었다. 그 사람들은 지금 친일파라고 하지만, 내가 일본에 있을 때 최남선과 이광수가 거기 와서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가지도 않았지만. 그러나 그 사람들이 어떻게 하겠는가. 가서 연설하라는데 안하면 죽는데 연설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는가. 나는 지금 북한에서 김정일한테 복무하는 사람들에 대해 김정일이 제거되면 그 사람들도 처벌해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겠는가.
그런데 그 때하고 지금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의 경제는 북한에 비해서도 백배나 더 우월하지, 무력으로 봐서도 미국과 동맹하는 조건에서도 우리가 단연 우세하다. 무엇이 걱정인가. 도대체 무엇이 걱정인가.
또 김정일이 나쁘다는 것을 모를 수 있는가. 수십 년 동안 이렇게 민주주의와 사회주의가 대립됐다가 사회주의가 망했는데, 그 사회주의 가운데서도 제일 꼴찌로 있었는데 모를 게 뭐가 있는가. 사람들 수백만 굶어죽였지, 감옥을 만들어서 죽였지, 탈북자로 만들어서 죽였지, 사람들의 혼까지 다 빼앗았지. 모든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었다.
남북한이 천양지차이로 됐을 뿐만 아니라 개혁개방으로 나간 중국과 북한 차이도 천양지차다. 그런데 수령 독재를 계속 하는 것보다 더 나쁜 게 어디있는가. 그걸 찾아가서 무슨 공동선언을 맺고, 그걸 찬양하고, 그래서 여기 사람들을 다 친북용공 세력으로 자꾸 만들어놓은, 소위 말하는 햇볕정책이라는 게 얼마나 죄악적인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하는가.
범죄자들이 법과 국가를 무서워하게 만들어야지, 범죄자들한테 법관과 국가가 가서 아첨해서 되겠는가. 무슨 힘든 일이 뭐가 있는가. 그런데 그걸 지금 자꾸 일리 있다며 자꾸 우기고 있다.
내가 여기 올 때는 ‘이렇게 나쁜 놈들이 어디 있는가, 아침에 나가서 한 번 나도 만세를 불러보고 죽을까’ 했지만 가만 생각해보니까 개죽음이었다. 그래서 남한 동포들에게 가서 얘기하면 알아들을까 했다. 저기는 처음부터 세뇌교육 대문에 모르고 또 일부 식자들은 단결하기 위해서는 누구 한명 중심을 무조건 숭배해야 된다는 식으로 사고한다. 그것이 막스주의, 계급주의의 요구다.
그래서 ‘이거 안 되겠다. 이거 지금 남한 동포들이야 알겠지’ 하고 와서 보니까 여기 사람들은 맘이 달라졌다. 해방될 때 같은 마음이 아니었다. 같은 형제지만 동생은 지금 거지가 됐는데, 형은 부자가 돼서 거지가 찾아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이 그렇게 변했다. 다 같이 가난할 때는 서로 단결하고 서로 동정했는데, 여기가 이렇게 부자가 되고 저기는 잘 못사니까 ‘될 수만 있으면 우리끼리만 살자’가 됏다. 그래서 이게 가난한 사람들이 부유한 친척에 기대를 거는 마음하고 부유한 사람들이 가난한 친척을 동정하자는 마음이 같지 않다. 처지가 달라지니까 이렇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난 두 번 절망에 빠진 셈이다. 저기에서는 ‘이게 왜 이 상태를 각성하지 못하는가’, 여기와서는 또 ‘이렇게 잘사는데 무엇 때문에 저런 햇볕정책 같은 걸 지지하는가’... 그렇다고 해서 내가 여기 온 것이 잘못됐는가. 물론 잘못한 것도 있다. 내가 거기서, 물론 힘이 약하지만 김정일을 아마 제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 그것을 제대로 교육했는가, 못했다. 올 때 다른 사람들 양성을 제대로 했는가, 그것도 제대로 못했다. 또 가족을 희생시켰지, 잘못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 거기에 있어서 또 뭘 하겠는가.
여기에서 3.1운동과 관련해서 교훈을 찾은 것은 무엇인가. 남을 믿는 것은 좋다. 남과 협력하는 것은 좋다. 미국을 믿고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절대로 필요하다. 그러나 동맹을 하고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자기가 똑똑해야 된다. 우리 여기 한국인의 다 마음이 변한 건 아니다. 좋은 애국자들도 많다. 우리 탈북자들이 그 사람들하고 단결하고 원조를 받는 것은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우리 탈북자들을 위해서 무엇을 내놓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가. 종교인들이 조금씩 돕지만, 큰 재벌들은 뭘 하는 게 있는가. 그런 것을 이렇게 할래도 우리 자신이 단결해서 우리 자신이 북한 해방을 위해서 투쟁하는 정신이 견결하고, 우리가 더 단결해서 애국주의 정세를 가지고서 행동하고, 정착하는데서도 그런 모범을 보이고, 공부하는데서도 모범을 배우고 생활에서도 모범을 배우고 해야 여기 우리 애국적인 형제들이 우리를 더 잘 도와줄 것이고, 또 그게 되어야 우리 한국의 기지가 돼서 여기에 친북반미 세력들이 자꾸 극복되어야 미국도 우리를 지지해줄 것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깨닫는 바는 무엇인가. 사대주의, 남만 믿는 것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김일성이나 김정일은 또 정반대다. 남을 믿지 않는다. 일체 믿지 않고 자기를 단결시키자고 하고, 남이 간섭하는 것을 아예 못하게 한다. 그건 왜 그렇게 하는가. 그렇게 뭉치게 해서 사람들을 지배하자는 것이다. 노예화된 지배를 실현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나쁘다. 그렇게 자꾸 주체사상, 주체를 세우자, 사대주의 반대한다 자꾸 하는데, 사대주의를 반대하는 것은 철저하다. 그런데 그게 인민을 위해서 사대주의를 반대하는가, 자기가 통치를 위해서 사대주의를 반대하는 것이다. 그것은 괜히 사대주의를 반대한다고 하면서 인민들을 속일 뿐이다.
내가 언제 이야기 한 것 같은데, 불가리아에 갔는데 아는 국제비서가 러시아 여자와 같이 살았다. 자기 집에 오라고 해서 갔는데, 우리는 친하니까 야자하고 지냈다. 같은 국제비서였다. “너희, 이게 나라의 꼴이 무엇인가. 거리에 나가보게 되면 브레즈네프의 초상화를 다 걸어놓고 있는데 이게 러시아의 식민지지 무엇인가?” “뭐? 우리가 식민지라고? 러시아가 우리의 식민지다.” “그게 무슨 말인가. 뚱딴지같은 무슨 소린가? 러시아가 너희 식민지인가?” “그래, 우리는 낙후된 농업 국가인데, 러시아 사람들은 농업할 줄을 모른다. 그래서 과일, 토마토, 오이 이런 것들을 할 줄 모른다. 우리가 여기서 해서 비행기로 날라서 비싼 값으로 팔고 거기서 기계요, 재목이요 하는 것을 아주 싼 값으로 가져온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이렇게 잘 살게 됐다. 우리는 또 군대를 그렇게 많이 양성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소련을 자기네 식민지로 생각한다. 그까짓 꺼 초상화나 걸어주는 게 무슨 큰일인가.” 이렇게 말했다. 일리가 있다.
미국과 친해서 군대가 계속 주둔해 있다. 이거 얼마나 중요한가. 군대가 주둔해 있으니까 외국 사람들이 투자도 한다. 또 안전하다. 난 그래서 내가 여기 온 다음에 여기 어떤 기관 사람들이 자꾸 수도에 외국 군대사령부가 있다는 게 걸린다고 하면, 왜 그런 소리를 합니까. 동맹국인데. 난 오키나와에서 일본이 미국 기지 철폐하라고 하게 되면 우리 한국으로 가져오면 좋겠다. 그렇게 하게 되면 우리가 작은 나라이지만 미국 행세를 할 수 있다. 미국이 지켜주고 오히려 그 놈들도 다 우리한테 아첨하게 된다. 범을 타고 다니는 여우는 여우한테 아첨한다. 우리가 미국을 조금 업고서라도 하게 되면 여기 투자를 하자고 하게 된다. 그 전에 그랬다, 중국 사람들이. 우리도 좀 미국하게 친하게 지내게 노력해 달라고 했다. 남한 사람들에게.
주인은 인민이다. 인민을 위해서 우리가 사대주의를 반대하고 인민을 위해서 우리가 자주적인 통일, 독립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서 3.1절을 맞이함에 있어서 우리는 여기서 교훈을 어떻게 찾아야 되는가. 우선 우리 탈북자들이 단결해서 민족의 아들 딸 답게 살아야 된다. 그래서 사람들한테 모범을 보이고, 칭찬받게 만들고, 그래야 우리가 지금 염원하고 있는 북한 해방도 될 수 있다.(konas)
황장엽(북한민주화동맹 위원장· 전 북한노동당 비서)
출처:자유북한방송 http://www.freenk.net/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