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불능화 조치, 美 정권 겨냥 시기 저울질"
김동현 박사, 국제외교안보포럼서 주장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기존 핵무기까지 다 포함해서 없애라는 것이 기본입장이고 김정일은 이에 대해 핵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북한은 앞으로도 정권의 안전을 유지하고 경제적 지원을 위해 협상 때마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며, 병행해서 핵 불능화를 현 부시 행정부 때 할 것이냐, 아니면 다음 정권에서 할 것이냐의 마지막 카드는 이해타산을 더 따진 뒤에 적용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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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성에서 지난 2005년까지 30여년 동안 한국문제를 전담하며 한, 미 외교 정책분야 등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 역대 5명의 한미 대통령 정상회담 시 직접통역을 담당하는가 하면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미 정가 주요인사들의 평양 방문시 동행해 김정일과의 회담 등 고위급 인사들의 통역을 맡아 온 김동현(현 고대 일민문화재단 초청교수) 박사는 22일 아침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의 정례 조찬모임에 초청연사로 참석해 '미국의 동북아 전략과 북한 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하고 최근 우리사회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협정체제는 북, 미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지기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했다.
김 박사는 이 날 강연에서 오랜 기간 국무성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잘 알려지지 않는 비사(秘事)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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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13핵 합의 이후에도 북한과의 핵문제 해결은 기약 없는 약속"이라고 말하고 "금년 한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북한 당국은 남한에 친북 정권이 들어서 현 체제가 연장되어야 자신들의 위상도 올라가고 더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친북 정권이 들어설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미국 내에도 북핵에 대해 협상파와 강경 보수파 등 反협상파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화당이나 민주당 모두 가치관의 차이는 크지 않고 자유시장경제보다 자유기업보호에 가치를 더 두고 그것을 미 국익에 어떻게 부여할 것인가를 방법론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베이징 2·13 합의에서 우리정부의 미미한 역할도 꼬집었다. "북핵으로 가장 첨예한 입장에 있는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또 어떤 방향 선회나 한국의 입장을 고려한 협상내용이나 전략이 바뀐 것이 하나도 없다"면서 앞으로의 협상과정에서도 이런 과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의 경직된 회담에서는 아무것도 얻어낼 게 없고 그들의 논리나 핑계는 우리가 당하지 못한다. 처음 제시한 내용은 분명히 알아듣는데 다음에는 또 다른 방법으로 해석하고 있다" 고 말해 북한의 억지, 생떼를 가미한 협상술을 거론하고는 "2·13합의는 도출됐으나 무엇이 언제 어떻게 될지 기약할 수 없는 약속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벌인 전례를 볼 때 또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말로 크리스토퍼 힐 美 6자회담 수석대표의 회담력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에 의하면 힐은 주한 미 대사 몇 개월하고 자신과 함께 근무했던 대사관 직원 몇 사람들과 더불어 팀을 만들어 6자회담 대표로 임하고 있어 능수능란 한 김계관 북측 회담 대표와 저녁식사 몇 번하고 와인 몇 잔 하면서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북한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라고 말해 그의 협상력 부재를 꼬집는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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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박사는 또 북한 김정일이 '통큰 정치를 한다'는 말을 인용하면서, 김정일도 말실수를 하고 주변인들로부터 배신도 당하고 있지만 이념을 틀은 견고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북의 급변사태로 인한 붕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즉 이전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미 강경파들이 "저렇게 나쁜 정권이 어떻게 지속되느냐? 무너지게 하든지 쿠데타, 폭동이 일어나게 해야된다"하면서 "북한과 왜 협상을 하느냐, 정권을 교체해야 된다하며 강경한 대북 정책을 다뤘지만 북한은 플루토늄을 만들고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을 만들었다"는 말로 북한은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김 박사는 일부에서 '영변 핵 시설은 이미 노출돼 큰 의미가 없다'고 하는 주장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기했다. 그 예로 "다른 나라에서 10년이면 수명이 끝날 트럭이 평양에서는 6·25전쟁 당시 사용하던 트럭들이 버젓이 운행되고 있다. 영변 시설 또한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폐연료봉을 재 장진해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며 평양에서의 한 관계자와 대화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또 클린턴 행정부시절에 영변 핵 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등 폭격 계획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북의 정권교체나 공격계획이 구체적으로 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김영삼 정권 때 영변 핵 시설에 대한 폭격 얘기가 나오자 권영해 국방장관이 "북을 폭격시 전면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강조했다"고 말하고 "미국 또한 폭격 계획과 함께 샘넌 상원의원을 평양으로 보내 일면 강경 노선과 외교를 병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쟁 발언이 나와 미국을 호통쳤다'는 신문기사 내용에 대해 "기억에 김 전 대통령이 호통을 친 것은 여러 번 있으나 전쟁 발언에 대해 호통친 기억은 없다"며 "그래도 김영삼 대통령은 배짱 있는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자신이 본 대통령상을 설명했다. 본인이 "한미 정상들의 통역을 담당하다보니 어느 정도 대통령의 관상을 보게 되더라" 며 "한국의 대통령은 배짱 있는 대통령과 무배짱 대통령이 번갈아 교대로 이어지더라" 면서 한사람 한사람을 거명 했다.
즉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노무현 대통령은 자주성 있는 배짱 대통령 이 었는데 비해 장면 수상, 노태우, 김대중 대통령은 무배짱 대통령이라는 것. 이어 다음 대통령으로 될 사람이 고건 전 국무총리로 봤는데 그 또한 무배짱 이지만 정계 은퇴로 결국 이번 대선에서 될 사람은 배짱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로 올 대선을 예견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또 "노무현 대통령은 관상학적으로 보면 대통령상이 아니라 시사잡지 비평·평론가가 제격"이라며 그럼에도 "'대통령에 당선돼 내 눈이 틀렸구나' 했는데 얼마 뒤 탄핵이 돼 견해가 맞았음을 알게 됐다"며 퇴임 후 평론가를 하면 딱 맞을 것이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 박사는 오늘의 세계는 과거도 그랬지만 국익을 어느 한나라에 의존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미국만 믿다가 한국의 운명이 변화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이번 대선에서 미국은 한국에 친북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친미정권 창출을 위해 어떤 의도를 갖지는 않을 것이라 단언하고 결코 짝사랑할 필요도 없이 스스로의 국가 안전과 경제발전, 그리고 공동의 발전을 위해 확대 발전돼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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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는 김동현 박사의 강연이 예정된 시간을 훨씬 초과해 가면서 열띤 질의와 토론이 이어져 2·13 북핵 합의 이후의 전개방향과 미국의 전략 등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입증해 주었다.(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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