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 민족주의에 의지하는 통일은 달콤한 것인가?"
국회,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 방안” 토론회
지금까지 한반도 통일 문제는 정치적 이슈로 선점되어 우리 국민들의 민족성을 자극하는데 급급하였고, 동일민족에 입각하여 무조건 북한을 도와야 한다는 지배적 논리만 일방적으로 주장되어 왔다. 이러한 가운데 독일 통일을 교훈삼아 한반도 통일에 대한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12일 오전 10시30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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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토론회에는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이 주최하고, 베를린자유대학 박성조 종신교수가 주제 발표를 맡았으며, 김근식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교수, 박영호 통일연구원 박사, 이헌경 동아대학교 교수가 토론에 참여하였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베를린 자유대 박성조 교수는 '남과 북 뭉치면 죽는다', '한반도 붕괴', '통일은 없다'는 자극적인 제목의 저서를 통해 독일 통일의 후유증을 회고하고 감성적 통일이 우리에게 해악이 더 큼을 강조한 사람이다.
그는 먼저 독일 통일의 후유증과 딜레마를 거론하며 통일이란 게 결코 달콤한 존재가 아님을 명확히 했다. 그는 통일독일이 법, 제도, 군사, 정책면의 통일 은 성공했으나, 민족의 동질성이란 착각과 경제 정책의 실패로 동독은 여전히 겉도는 독일안의 후진국이며,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는 서독은 동독의 식민지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서독은 그나마 △주변국가와의 우호적 동맹관계, △충실한 시장경제, △사회적 합의가 있었기에, 통일을 실현할 수 있었으나, 한미동맹이 와해되고 있고 경제상황도 악화되고 있으며, 대북정책을 두고 이미 남남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남한은 독일과 사정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남한에선 감정적 민족주의에 의한 통일 당위론이 지배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는 이성적 현실적 접근을 통해 통일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상 남한 내에서도 농촌에서는 베트남여인과의 혼혈을 통해 단일민족이라는 신화가 깨지고 있는 마당에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통일을 하기에는 우리가 짊어질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게다가 통일과 민족을 위해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런 통일은 할 필요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지원도 콜 전 서독 수상의 발언처럼 '우리는 인권존중, 자유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너희들이)원조를 바란다면 이러한 원칙을 위해 개혁하라.' 라는 원칙하에 실행하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사실상 ' 기브 앤드 테이크'에 충실해지라는 주문이었다.
또한 북핵위기에 대해서는 △(국제적 틀에서의) 제재, △협상, △협력의 삼위일체만이 대안이며, 현상황에서 김대중 정부가 주장했던 3단계적 통일방안은 사실상 이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보다는 '헬싱키체제'와 같은 '동북아에서 서로 다른 체제끼리 공존하는 것'이 차라리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견해에 대해 발표를 통해 햇볕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이헌경 동아대학교 교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박성조 교수에게 던졌다.
먼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서독의 동방정책의 공과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김대중정부의 대북현금지원은 사실상 그릇된 행위임이 분명해지고 있는데, 서독은 동독에 대해 유사한 지원을 한 전력이 없는가? 라는 것이 그의 질문의 요지였다.
이에 대해 박성조 교수는 일단 햇볕정책과 동방정책이 공통적으로 긴장완화에는 도움을 줬으나, 햇볕정책은 정보투명성에서 떳떳하지 못하며, 국민동의의 문제에서도 동방정책과 달리 개인의 정치적 야망 달성에 이용되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서독의 동독에 대한 현금지원 사례에 대해서는, 통독 후 기밀해제 된 문서에 의하면 서독도 동독에 비밀리에 2억불을 제공한 전례가 있으나, 그것은 차관으로서 제공된 것이라면서 대북현금지원과 차이가 분명함을 밝혔다.
한편 박성조 교수는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을 향해서도 따끔한 지적을 가했다. 그는 먼저 한나라 당에는 통일정책이란게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심재철 의원을 향해 날렸고, 심재철 의원은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성조교수는 한나라당은 확고한 통일정책이 없기에 그동안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젠다 선점능력의 부족을 강하게 꼬집었다.(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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