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력 증강계획 업그레이드해야
'건조비용 45억 달러(4조2000여억원), 승무원 5680명, 만재배수량 10만8000t, 갑판 면적 1만6500㎡, 연간 운영비 2000억~5000억원, 1일 물 소비량 1500t'
지난달 말 한미 연합 전시증원(RSOI) 및 독수리 연습에 참가했다가 국내외 언론에 공개된 미 원자력(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의 '신상명세'다. 미국은 레이건과 같은 형(型)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모 9척을 비롯. 12척의 대형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이외에도 여러 나라에서 항모를 갖고 있지만 규모나 위력면에서 미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러시아,영국,프랑스,인도,브라질,이탈리아,스페인,태국 등 8개국에서 14척을 운용하고 있거나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배수량 4만~5만t 이하의 중소형 항모다.
항모는 2차대전 이후 강대국 군사력의 상징처럼 여겨져왔고 이처럼 군사강국 가운데엔 항모 보유국들이 많다. 그러나 대함(對艦) 크루즈 미사일과 신형 잠수함 등 첨단무기의 발달에 따라 항모 무용론(無用論)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항모를 보호하기 위해 이지스함, 핵추진 잠수함 등으로 호위함대를 구성해 700㎞ 떨어진 곳에서부터 여러 겹의 방어망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대책에는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항모 전단(戰團)은 함정들 가격만 100억 달러를 넘나든다. 비용대 효과만을 따진다면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항모 보유를 포기할 법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2만t급 소형 항모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은 2015년까지 6만t급 차세대 항모 CVF 2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미 4만t급 핵추진 항모 '샤를르 드골'을 갖고 있는 프랑스도 이보다 큰 6만t급 차세대 항모 PA2를 만들 예정이다. 최근에는 이웃나라 중국도 항모 보유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양상이다. 3년 내 중국의 첫 항모가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는 보도에 이어, 레이건과 같은 크기의 핵추진 항모 보유계획까지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보도의 진위(眞僞)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이 20여년 전부터 집요하게 항모 건조를 추진해왔다는 점이다. 1985년 호주에서 퇴역한 항모 1척을 고철로 사들인 이래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로부터 해상공원 또는 카지노로 쓰겠다는 명목으로 3척의 항모를 도입했다.
중국이 4척의 퇴역 항모 도입을 통해 상당한 항모 설계 및 운용 노하우를 얻었을 것이라는 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또다른 이웃나라 일본도 본격적인 항모는 아니지만 헬기를 탑재하는 경(輕)항모 성격의 헬기탑재 호위함(1만3500t급)을 건조중이다.
우리 해군도 지난해 대형상륙함 '독도함'(1만4000t급)을 진수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나 아직도 10년여 전 만들어진 해군력 건설계획을 답습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제는 중국의 항공모함 건조 등 주변국의 새로운 변수를 감안해 해군력 증강계획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이다.(konas)
유용원(조선일보 군사전문기자-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기조실장)
**이 글은 지난 4월12일자 국방일보에 게재된 필자의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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