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여권의 남북정상회담 추진동향
정부·여권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일거에 정국을 반전시키고, 대선에 유리한 정치지형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천에 옮기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면 정상회담 추진은 지금 어디에까지 와 있는가?
이와 관련, 그 동안 정부·여권 인사들의 발언과 행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2007.2.22 혹은 23일 청와대 동향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2.13 합의 후속조치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참석자는 외교통상부 장관, 국정원장,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 여기서 정상회담에 대한 보고와 함께 역할 분담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2) 3.7-10. 이해찬 전 총리 방북
이해찬 전 총리 3월초 방북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 특사가 아니라고 강변했지만, 사실상 정치적·비공식적인 특사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것은 방북기간 중인 3월 9일의 일정이 확인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관측통에 따르면, 이 날 이해찬 전 총리가 김정일의 측근을 면담해 방북대가를 협의, 조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2000.6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의 방북대가인 5억달러를 요구한 반면, 우리측은 그 액수의 1/5만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간격을 메꾸기 위한 모종의 타협안이 제시, 협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3) 3.21 이해찬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는 3월 21일 열린우리당이 주최한 세미나에서“2.13 합의에 따른 핵폐기 초기조치가 완료되고 북핵폐기 로드맵이 구체화하는 시점에서 한반도(문제) 당사국인 남북한과 한국전쟁 참전국인 미국, 중국 등 4국정상이 모여 동북아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개시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만한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6-7월 한반도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4) 4.6 문정인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
문정인 외교통상부 국제안보대사는 4월 6일 모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보다 남, 북, 미, 중의 4자 또는 6자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5) 4.6 김대중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도 같은 날인 4월 6일 “4자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진행시키는 일도 예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6) 4.18-21,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 방북
안희정씨와 리호남 참사의 비선 접촉시 함께 참여한 이화영 의원이 돼지농장문제 등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협의차 방북했다. 방북기간 중 정상회담 개최문제도 논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후 5월 초 열린 우리당 의원들의 대규모 방북과 경제공동선언 채택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7) 4.23 제13차 남북경추위 회의
제13차 남북경추위 회의에서 5.17 경의선 열차 시험운행에 합의. 경의선 연결 실현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6.15 민족공동행사 때 경의선 열차로 방북, 김정일과 정상회담 개최문제를 논의하고 설득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
8) 4.23 열린우리당 대변인 발표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4월 23일 김혁규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2차 방북단’이 5월 2일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들은 당 소속 동북아평화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방북한다고 한다. 이번 방북단에는 김혁규 의원과 배기선, 이화영, 김종률 의원 외에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포함됐다. 방북기간 중‘남북 경제공동선언’을 추진해 남북정상회담 길 닦기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 5.2 열린우리당 대규모 방북단, 평양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협의
김혁규 단장,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대규모 남북경협 프로젝트를 논의해 ‘정상회담 길 닦기’를 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협의될 남북경협 프로젝트 가운데는 개성-서울간 대운하 건설, 해주 중공업단지 조성 등 신 황해권 경제특구 추진도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상의 여러 사실을 고려할 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집착과 개최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 측근들의 대북 비선접촉이 밝혀짐에 따라 정상회담의 김이 빠지고 추진동력도 이전보다 약화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여권 핵심부는 여전히 정상회담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최근 흥미로운 예기를 들었다. 정부와 여권에서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54주년 기념일을 전후해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초청,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한편, 방한 기간중 부시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 북한 핵폐기와 함께 종전선언 채택을 북한측에 전격 제의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고 한다. 항간에 돌아다니는 이야기이지만, 정상회담에 목매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개인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지만 ???).
이리 봐도 그렇고 저리 봐도 그렇다. 현재 정부여권이 남북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한 정상회담은 좋은 정상회담이라고 볼 수 없다.
모름지기 정상회담에는 좋은 정상회담과 나쁜 정상회담이 있다(다시 말해서 모든 정상회담이 선일 수는 없다). 대북 저자세로 일관하며 성과에 급급하는 회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흔들며 국가적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회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이를 우회하거가 방치, 묵인하는 회담, 대북 퍼주기를 포장하기 위한 정상회담, 정치판 새판 짜기 등 정략적인 목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상회담, 이런 정상회담은 나쁜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회담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대한민국 애국우파들은 이를 국민들에 널리 알리고 올바른 정상회담이 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요컨대, 좋은 정상회담(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적은 비용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며, 북한의 내정간섭을 중단시키며, 국군포로 및 납북자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룩하는 정상회담, 일방적 퍼주기가 아니라 상호주의가 실현되는 정상회담 등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은 좋은 사람들이 좋은 때를 잡아 좋은 방법(국민적 합의를 기초로 투명하게) 개최할 때 좋은 결과를 생산할 수 있다고 본다.
시기가 성숙되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추진하는 정략적 목적의 정상회담은 뒤로 미루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유민주 진영의 애국우파들이 국민을 계도하고 올바른 여론을 조성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Konas)
제성호(중앙대학교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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