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터넷 개방 로드맵
오늘날 세계는 제3의 물결로 일컫는 정보화시대에 진입, 시간과 공간에 대한 과거의 제약에서 벗어나 온 지구촌의 사람들이 한 방에 생활하는 것처럼 편리하고 스피드한 삶의 공간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현대 문명의 생활공간 내에서 인터넷은 가장 필수적이고 훌륭한 도구이며 수단이다 인터넷을 떠나서는 개인의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도 없고, 기업을 경영하거나 국가를 관리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지구촌에도 현대 문명에서 멀리 뒤떨어져 인터넷이 통용되지 않는 나라가 있는데 바로 북한과 라오스이다. 개방화된 인터넷이 주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욕구를 증폭시키고 결국에는 체제유지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두려워서이다. 체제유지가 대전제인 북한에서 주민들의 눈과 귀, 입을 막아버리기 위해 인터넷 개방을 유보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계속 문을 닫고 살 수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오늘날 세계는 과거와는 달리 인터넷을 매개로 하여 모든 것을 교류하고 거래하며 공동으로 발전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이 국가발전과 사회발전, 문명창조에 가져다주는 혜택이 너무도 크다. 때문에 인터넷 개방을 두고 북한의 고민도 깊다. 오랫동안의 고뇌 끝에 마련한 대안이 바로 '모기장'식 인터넷 개방이다.
자료에 의하면 인터넷이 북한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로 하면서 인터넷 접근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방안들이 북한 내 여러 전문가집단들에 의하여 마련되었다. 북한 과학교육부는 '원포인트 접속전략', '단일창구 접속전략', '포괄적 보안접속전략' 등을 취합하여 2002년 4월 경, 김정일 위원장에게 “‘광명’전국컴퓨터통신망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실시하는데서 제기되는 문제와 대책에 대한 제의서”를 제출하였다. 김정일은 “대단히 흥미 있는 문제”라면서 “해당 부분의 전문가들과 체제수호기관들이 협력하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결정하고 지금부터 몇 년간 잘 준비하여 북한 내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지침을 하달하였다고 한다.
2008~2009년 인터넷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북한의 행보는 최근 들어 매우 빨라지고 있으며 소기의 성과들도 엿보인다. 노동당간부들과 경제 관료들에게 인터넷 및 IT기술 이용과 관련된 마인드와 사용지식 전수, 전화 겸용 모뎀방식의 종전 PC통신회선을 전용 광케이블과 랜카드를 쓰는 초고속네트워크로 혁신, 전국 20여개의 IT 관련 연구소, 대학들이 협동하여 리눅스시스템을 북한식으로 개조한 터미널, 서버용 컴퓨터운영체제의 연구개발, 네트워크상에서 해킹방지 및 데이터 보안, 시스템 침입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합적인 보안․방화벽 프로그램 ‘능라-88’ 개발, 김책공업종합대학과 체신성약전연구소가 공동으로 고성능 라우터와 스위칭장비, 중계기를 연구․개발한 것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개방을 위한 북한의 로드맵 자체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은 물론이요, 또 그것을 기술적으로 완전히 실현하는 데는 아직은 난관과 애로가 많다. 엄청난 수요의 서버와 터미널설비들, 그리고 네임서버와 라우터, 스위치, 중계기 그리고 추가적인 네트워크장비들을 원만하게 갖추는데 필요한 투자를 우선 해결하여야 한다.
현재 6자회담을 통하여 동결이 되든 폐기가 되든 북핵문제의 해결을 통하여 미국이나 한국 등 6자로부터 받게 될 경제적 지원이 이루어지면 현안들이 일조에 해결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으나 이것은 더 지켜보아야 할 문제이다. 한국이 북한에 이러한 인터넷 설비와 장비들을 공급하는 것은 크게 어려울 것이 없으나 이러한 설비들이 바세나르협약이나 미국의 EAR규제에 명백히 위반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이 가장 필요한 때이다.
2.13합의가 이루어지면서 화해의 무드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남북관계가 동포애를 증진시키고 평화애호적인 방향으로 발전하여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하고 남북경협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 나간다면 북한의 인터넷 개방을 위한 로드맵은 남한의 지원에 의해서 급물살을 타고 실현될 수 있음은 자명한 이치이다. 어쨌든 당사자인 북한이 인터넷을 개방하는 정책적 결정을 통해 이를 위한 로드맵도 채택하였고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만큼 북한에도 인터넷이 개방되어 1천만 이산가족이 온라인상으로 상봉하고 남북 간의 학술, 경제 및 문화교류를 실현할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믿고 싶다.(konas)
김흥광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출처: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www.nktech.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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