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노조합법화, 대학을 노동운동의 장으로 변질시킨다
지난 4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교원노조 조직 대상을 대학교수까지로 확대하는 내용의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외노조로 있던 전국교수노동조합의 합법화가 이제 목전에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국회가 교수로 구성된 노조를 허용하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도 2006년 3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결정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당시 인권위는 “국공립대학 교수 및 사립대학 교수는 헌법과 법률의 규정, 국제인권기준에 의해 근로자성이 인정 된다”는 이유를 들어 대학교수 노조를 합법화 할 것을 결정했다.
인권위가 교수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것은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인권위가 교수의 노동자성을 인정한 준거 기준으로 헌법, 법률, 국제인권기준 등을 채택한 것은 틀린 것이다. 교수가 노동자가 되는 것은 자신의 노동을 대가를 받고 팔기 때문이지 법률이나 국제기준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교수를 노동자로 인정하더라도 노조를 인정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많다. 노조는 단체협상을 통해 시장임금보다 높게 임금을 인상할 수 있는 독점 기구이다. 물론 이런 ‘독점 특권’은 노조를 허용한 법률에 의해 창출된 것이다. 그런 특권을 통해 노조원은 좁게는 동일 산업의 비노조원, 넓게는 경제내의 비노조원을 희생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소득을 재분배한다. 노조가 소득을 재분배하는 기구라는 점은 모든 노조에 적용되고 교수노조도 예외가 아니다. 이것이 교수노조를 인정하지 말아야 하는 일반적이고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교수라는 노동자의 특수성도 고려해야 한다. 많은 대학에서 교수협의회가 구성되어 있어서 교수들은 자신의 이해를 대학 행정에 깊이 반영해왔고 개정 사학법에 의해 구성될 대학평의회가 교수들의 그런 위치를 강화시킬 것이다. 대학의 최고책임자인 총장을 교수들이 직?간접적으로 뽑아 온 관행은 기업의 사장을 주주들이 지명하는 방식과 비교하면 교수라는 노동자가 대학에서 얼마나 큰 특권을 가진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지난 2001년 11월 출범한 전국교수노조는 교수노조를 결성해야 하는 당위성을 몇 가지 제시하고 있다. 먼저 대학교수의 ‘신분상 보호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공무원 신분인 국립대 교수들에 비해 사립대 교수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신고용제가 확립된 미국 대학 교수들도 종신고용 교수가 되기 이전에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많은 대학에서는 그런 심사마저도 형식에 그치고 있다.
전국교수노조는 사학비리를 뿌리 뽑아 대학 개혁을 책임질 주체가 다름 아닌 교수노조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사학의 비리나 부정이 있다면 그것은 사법기관의 몫이지 교수라는 노동자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 그리고 대학을 개혁해야 한다면, 그 개혁이 진정한 개혁이 되려면 소비자에 의한 시장압력이 통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전국교수노조는 교수노조를 지식인노조로서 사회민주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교수노조의 정당성을 찾고 있다. 그러나 백번 양보하여 교수노조를 인정하더라도 노동조합의 목적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현재 대학 직원 노조가 결성되어 있다. 만약 교수노조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대학 내에서 직원에 비해 교수가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임금에서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학의 직원이 ‘삼성맨’보다 훨씬 낮다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는 것도 그런 점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한다. 직원노조가 있다고 교수노조를 허용할 것이 아니라 교수노조를 불허하는 동시에 직원노조를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수가 노조를 결성하여 대학재단을 노동운동의 목표로 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지금 중차대하고 시급한 것은 대학 구성원들 모두가 합심하여 대학교육을 위기로 몰아넣어온 교육부의 간섭을 물리치는 것이다. 대학이 교육부의 간섭으로부터 벗어나 시장 원리에 따라 작동하면 대학의 많은 문제들은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이고 대학 교직원은 적절히 보호될 것이기 때문이다.(konas)
전용덕 /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출처:자유기업원http://cf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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