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회담인가 실패한 회담인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은 대북 쌀 차관문제에 대한 입장 차이로 구체적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하고 앞으로 남북한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는 덕담 수준의 공동보도문을 채택, 종결되었다.
협상은 이해가 상충되는 당사자 간의 차이점을 조정, 해결하거나 상충되는 이해를 조화시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 합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실패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 정부가 국민들에게 성과가 있는 듯이 보이기 위하여 미사여구로 된 합의문들을 채택해온 관행을 버리고 대북 쌀 차관 제공문제에 대한 원칙을 지켰다는 점에서 성공한 회담으로 평가하고 싶다.
즉,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남북한 관계 진전을 위하여 해결하여야 할 여러 문제의 논의를 거부하고 오로지 지난 4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에서 합의한 ‘대북 쌀 40만 톤 차관 제공’ 이행 주장에 올인하였으나 정부는 ‘2.13 합의’와 대북 쌀 차관 제공 연계원칙을 고수하였다.
이번 장관급회담에 임한 정부의 방침은 ‘2.13 합의’초기 조치 이행을 북측에 촉구하기 위한 노력에 부합하고 무원칙적인 대북지원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고려하고 또 남북한 관계보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 국제공조를 우선순위에 놓은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 보인 정부 대표의 언동은 개운치 않다. 회담 대표의 역할은 회담에 임하는 정부의 방침을 관철하는 것인데, 그러한 입장은 회담장 내에서나 회담장 밖에서도 일관되게 표출되어야 한다.
당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하여 회담장에서 ‘2.13 합의’이행과 대북 쌀 차관 제공을 연계하는 발언을 한 우리 측 대표가 회담장 밖에서 북측 대표에게 죄를 지은 듯이 “미안합니다”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면서 저자세를 취한 것은 북측이 회담장에서 한 남측 대표 발언을 그저 형식 상 한 것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 핵문제로 건국 후 최대위기를 맞고도 북한에 막대한 양의 쌀을 제공하는 정부 대표가 무슨 약점이 있길래 북한 대표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가? 정부는 북한과의 각종 대화의 안팎에서 원칙에 맞는 행동을 흔들림이 없이 당당하게 해야 할 것이다.(Konas)
송종환(명지대 명예교수)
출처 : http://www.freedom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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