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철학교실' 6기 강좌
'대한민국 정체성' 주제로 토론회
지난 97년 북한에서 망명한 황장엽(전 북한 노동당 비서)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이 개최해온, '인간중심 철학교실' 제6기 강좌가 27일 열렸다. 토론회로 진행된 이날 강좌에서는, '대한민국 정체성' 문제가 주요 화두로 던져졌다.
서정수 <월간 현대경영> 고문은 "국가는 외부적 도전과 환경변화로부터 그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최근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좌파세력들에 의해 크게 도전을 받고 있으며, 정체성 위기가 국가안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인 '자유민주주의'는 사회주의나 사회민주주의는 물론, 정체불명의 민중민주주의에 의해서도 치환될 수 없다"며 "우리사회 일부 좌파는 시대착오적이며 역사에 의해 실패한 체제임이 판명된 사회주의 혹은 민중민주주의에 매료, 이를 실현시키려 한다"고 성토했다.
이와함께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과 '6.15공동선언'을 "국가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은" 사례로 들어, "세계적 경제국가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가장 실패한 北의 통치집단과 연합이든 연방이든 통일을 위해 나라이름을 바꾸고 자유민주주의를 타협시킨다면 그것은 분명히 '정체성 변조'"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노무현 대통령의 일련의 발언(국가보안법 관련 등)과 북한의 대선개입 움직임 역시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대응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을 어떻게 건국하고 발전시켜 왔는가를 올바르게 가르쳐야 한다"며, "현대사 바로알기 운동"을 "위기극복을 위한 우리의 과제"로 제시했다.
계속해서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방관자가 아니라 힘을 한데 모아 자유민주체제 유지를 위한 구국운동의 전선에 나서야 할 때"라며, "국가 정체성의 위기가 보다 더 건실한 정체성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부연했다.
백남식 전 법제처 연구원장은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거나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자유민주주의 헌정제도를 연 이래 꾸준히 민주주의와 경제를 발전시켜 왔으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우리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해방직후 좌우의 극심한 대립속에서 공산정권 수립을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주축으로 한 대한민국 역사를 연 건국대통령"이며 "6.25남침으로 인한 전쟁을 미국의 협조를 얻어 승리로 이끌어 절대절명의 순간에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막아 오늘의 한국을 있게 한 공로자"로 높이 평가했다.
또 "주변국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평화선'을 설정, 독도를 그 안에 포함시켜 독도가 우리 영토임을 명백히 했고, 한미상호방위조약으로 대한민국 안전보장을 확고히 하여 경제발전을 이룩할 토대를 마련했다"며 "여러 정치적 과오가 있었다 할지라도 건국대통령으로 대접받는데 손색이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건국대통령을 독재자로 폄하하거나 욕보이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나 국가 장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민주화를 후퇴시킨 독재정부로 보는 시각과 근대화와 산업화의 토대를 구축한 영웅으로 보는 긍정적 시각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면서도 "후진국에서 선진국을 따라갈 때 자유를 일부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국민의 생존과 발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에 배치되는 자유를 제한한 것이므로, 독재가 아니라 일부 정치적 자유의 제한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300만 이상을 굶어죽게 하고 수없이 많은 백성들이 그 체제의 고통을 못이겨 탈북하여 세계를 유랑하게 만들면서도, 오로지 한 사람의 이기주의를 위해 공산독재만 강화해온 북한 독재와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대한민국에 대한 모독"이라고 부연했다.
이런가 하면 홍순경 탈북동지회장은 "탈북자들이 조직적으로 단합해 북한 민주화에 앞장서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정통성을 지키는 일"이란 주장을 펼쳤다.
"탈북자는 북한공산집단체제 붕괴라는 '역사적 사변'을 대변하는 귀중한 명칭"이라며 "김정일이 빚어낸 결과인 탈북행렬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홍 회장은, 현 남한 정부를 겨냥해 "김정일을 도와주는 열정의 백분의 일만 있었어도 수많은 탈북자들을 죽음에서 벗어나게 했을 것이며, 이로 인해 김정일 체제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마련됐을 것"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3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를 마친 후, 황장엽 위원장은 참가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황 위원장은 인사말 외에는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아, 그에 대해 뭔가(?)를 기대하고 온 참석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남겼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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