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공조 보다 자유가 우선"
김학준, 서울대 통일연구소 심포지엄서 주장
최근 북한의 BDA(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계좌 이체 해제로 6자회담 재개 등 남북문제가 급격히 변화 속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급변하는 통일환경과 대북정책의 모색'을 주제로 한 통일 관련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학계 전문가와 통일문제를 다루는 시민활동가들이 다수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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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통일연구소(소장 박명규 교수)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프라자호텔 덕수홀에서 이 대학 통일연구소 창립1주년 기념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민족대학을 표방하는 서울대가 21세기 한반도 최대 과제인 통일과 평화를 위해 진지한 연구를 지속화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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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무 총장은 축사 문을 통해 "통일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질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와 세계 전반의 평화와 번영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어 "우리의 준비가 충분치 못한 가운데 국내외 환경은 연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2·13합의를 계기로 북미 핵문제 해결과 관계개선을 위한 접촉 등 통일환경이 크게 달라지고 있어 통일과정을 어떻게 준비하고 통일한국의 제도적 디자인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1년 전 통일연구소 출범 당시와 현재의 한반도 관계는 크게 변화된 상황이라며 "BDA 송금이 일단락 돼 2·13합의 이행국면에 돌입하고 남북관계도 정상화·제도화되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면서 "6·15 공동선언 7주년을 돌이켜보면 남북관계는 크게 발전했다" 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분단이후 상황을 남북한은 긴 안목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고 북 핵의 모든 과제가 남북, 한미, 북미관계에서 변수가 있지만 관리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진전 없이는 새로운 미래도 세계정세에의 대처도 안 된다. 지금은 평화체제와 제도를 연구하기 위한 새로운 의제 발굴이 필요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미래를 내다봐야한다" 며 "정부는 여러 연구소와 정책과 토론을 교환하면서 학술회의 결과물을 정책에 반영하고 실천하겠다" 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진행된 심포지엄 중 제1 주제는 '현장에서 본 남북관계 : 학계에의 제언'으로 김학준(동아일보 사장), 박원순(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종삼(월드비전 회장), 윤만준(현대아산 사장), 정세현(민화협 상임의장) 전 통일부장관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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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민족'은 김일성 민족, 南 국민도 김일성 민족?"
"지난 70년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의 한 분이었다가 지금은 대표적인 보수신문의 대표로 변했다"는 사회자의 소개를 받은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은 발언을 통해, 통일 문제 논의를 금기 시 하던 박정희 대통령도 남북관계를 지지했으며, 자신도 한 때 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적 있지만 남북문제를 긍정적 시각에서 접근함을 전제로 한다면서 최근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민족, 민족공조 용어를 거론했다.
김 사장은 "민족문제를 나름대로 고민해 온 사람으로 민족, 민족공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용어를 새롭게 보게된다"면서 최근 이와 같은 논의들을 인용, "민족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고 자유를 제약하는 쪽으로 가게된다면 민족이나 민족공조보다 자유를 택하겠다는 글들을 접하며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매일 시차는 있지만 북한 노동신문을 본다"며 "북에서는 우리 민족을 김일성 민족이라 부르는데, 이는 김일성 사망이후 (북한주민 등) 대내적 통합을 위해 쓰는 용어겠지만 민족공조는 (남한 국민까지도) 김일성 민족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민족공조가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갖게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민족을 포기하는 발언이 아니라 '민족보다 중요한 것은 자유'라는 학자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며 "공조라는 말로 자유가 제약되는 현상이 온다면 자유를 택하겠다는 의미는 크다" 고 북한 당국자들과 친북 좌파가 주장하는 민족공조 론에 회의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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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통일문제와 관련해서는 통일문제는 국내정치라는 맥락에서 깊이 연결돼 다뤄지고 있기 때문에 역대 정권이 선거에서의 유리한 국면을 장악하기 위해 통일문제를 거론했다고 말하고 그런데 이것이 점점 심화되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도 마찬가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핵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우리정부에서 나온 공식적인 보고서나 문서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보도를 중심으로 한 단편적인 내용이 아는 전부라면서 "핵 개발수준이 어느 정도고 진상이 무엇이며 위협이 된다면 어느 정도 위협이냐 하는 것을 정확히 알아야 대응할 수 있다" 며 정확한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그래야 대책과 토론이 겉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이미 선택사항 아니다"
이에 비해 정세현(전 통일부장관)민화협 상임의장은 우리사회에서 제기되고있는 북한 불변론과 통일비용론에 비판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전 장관은 "10년 전에 비해 남북관계는 상전벽해 수준의 변화를 가져왔음에도 우리 내부적으로 북한불변론과 통일비용론 등 평가가 인색해, 정치 군사적 변화가 일어나야 북의 변화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출구론)과 경제변화가 시작된 만큼 사회·문화, 정치변화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군사분야 변화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구론)이 대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외신을 통하거나 북의 개정형법, 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범죄유형을 보면 사회주의형 범죄에서 자본주의형 범죄로 바뀌고 있는 등 경제변화가 이끌고 사회문화변화가 뒤따르는 변화는 이미 불가역적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고 밝혔다.
따라서 통일비용도 "통일로부터 향후 10년 동안 3천억불에서 4조불까지 다양하게 전망하는데 이는 국민의 통일에 대한 기대보다 거부·공포감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분단이데올로기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국제정세 변화추이로 볼 때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이미 선택사항이 아니고 남북화해협력과 평화번영기조는 2008년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미국의 정책이 현재와 같은 방향으로 가는 한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Konas)
이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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