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강연장 된 이시우 씨 재판
"나를 빨갱이라 부르는 어르신들, 이해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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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보법 위반 사진작가 이시우 씨에 대한 2차공판이 열린 법정 입구. ⓒkonas.net |
국가보안법과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진작가 이시우(통일뉴스 기자) 씨에 대한 2차 공판이 10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이 씨는 군사시설을 촬영해 이를 조총련에게 넘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공판에는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 등 자유우파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재향군인회 등 안보단체 회원들이 대거 참석해 방청석을 가득 메웠으나, 1차공판 때와는 달리 이 씨의 가족 등 피고인을 지지하는 진영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지난 4일 있었던 1차재판 당시에는 국민행동본부·라이트코리아 등의 자유우파 단체 회원들과 반대진영 사이에 마찰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2차공판이 시작되기 전 담당 판사는 “피고인이 흉악범도 아니지만, 흉악범이라 하더라도 변론 받을 권리가 있는 것이 민주사회”라며, 양 진영 모두 차분한 대응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재판과정에서 피고인 이 씨는 자신의 촬영행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거나 예술작품일 뿐이지, 군사기밀을 넘겨주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는 취지의 말로 적극 항변했다. 법정에는 이 씨가 자신의 변론을 위해 준비한, 검찰이 문제삼은 사진들이 등장해 있었다.
그의 항변내용은 대략 ‘전쟁을 상징하는 군사시설 옆에 핀 꽃(평화를 상징)을 찍었다’ ‘군사시설에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폭탄이 있어, 주변 마을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는 식이었다. 후자의 경우는 군사안보 보다 중요한 ‘인간안보’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또 ‘군사정보는 모두 함께 공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미국의 경우, “냉전의 긴장이 완화되던 시기에 군사정보도 광범위하게 개방되었다”며, 미국이 오늘날 초강대국이 된 것도 이같은 ‘정보의 공유’ 덕분이라고 했다.
자신을 구속한 국가보안법을 비롯해 ‘영토조항’과 같은 대한민국 법 체제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 이같은 법들은 유엔, 특히 미국이 추구하는 정책방향과 일치하지 않기에 오히려 ‘한미동맹 파탄’을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北의 영토를 인정하는데, 우리 법은 ‘수복’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는 대결을 부추겨 오히려 안보를 위협하고 있으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미국 등 유엔의 뜻을 어기고 ‘수복’을 강조하다가 이승만 제거 계획이라는, 즉 ‘정부전복’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부를 뻔한 역사적 사례에서도 증명된다고 했다.
계속해서 영토조항과 관련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도 내비쳤다. 北은 우리 체제를 인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영토조항 삭제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모두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 한미연합사에 이어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미국이 北을 점령하기 위해 준비한 곳이라는 이유였다.
2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그의 ‘모두진술’에서는 온갖 학문적(?) 용어가 등장했다. 철학·문학과 같은 인문학 용어는 물론, 피타고라스의정리(수학)·상대성이론(물리학) 등 이공학 용어들도 상당수 튀어나왔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미학’을 장시간에 걸쳐 소개하는 등, 법정을 완전히 강연장처럼 만들어 버렸다. 송두율·강정구·일심회 등 공안사건 재판 피고인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 씨는 송두율이나 강정구를 능가(?)했다. 그는 일부 방청객은 물론, 법원 경찰, 심지어 피고인의 변호인까지 잠들게 했다.
한편 이 씨는 이날 참석한 자유우파 진영을 겨냥해 “어르신들은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전쟁을 체험한 분들이다. 내게 ‘빨갱이’라며 분노를 표출하는 것 이해한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저주’가 되어선 안된다”며, ‘우익에 의한 학살’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후, “서로간에 증오하지 말고 눈물로 부둥켜 안자”고 호소했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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