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의 양상과 우리의 대응②
아래 글은 '조화정치연구원장' 김강녕 박사가 성우회가 발행하는 월간지 '自由' 8월호에 기고한 논문입니다. 미래전의 양상을 예측하고 대비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사료되어 2회로 나누어 게재합니다. 그 두번째 글입니다. <편집자>
III. 미래전의 양상
흔히 거론되는 미래전의 양상으로는 첨단화된 정보자산과 C4ISR (Command, Control, Computer, 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탐색, 정보, 정찰)능력으로 전쟁주도권을 장악하는 정보전(information warfare), 장거리 정밀유도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전(precision guided missile warfare), 우주전, 무인화장비에 의한 원격전(remote control warfare), 그리고 병행전 등이 있다.
첫째는 정보전이다. 정보전은 적의 정보기능에 대해서는 거부와 파괴를 하는 반면, 아군의 정보기능을 보호하는 제반 활동을 말한다. 다시 말해 위기나 분쟁시 특정 적에 대한 특정 목표를 달성하거나 개선시키기 위해 수행되는 정보작전이다. 정보전은 걸프전을 계기로 새로운 전장국면으로 등장하게 되었고, 전장이 지해공의 대량 소모전 개념으로부터 가상공간, 새로운 차원의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미래전의 상징성을 띠게 되었다. 정보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으로서 산업시대 생산의 3요소에 정보 또는 지식을 더하여 생산의 4요소로 불리기도 한다. 군사적으로 정보는 더 이상 참모기능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작전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정보력이 부재하면 산업시대 군사력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농업시대 군사력이 산업시대의 군사력을 당할 수 없었듯이, 산업시대 군사력은 정보시대 군사력을 당할 수 없는 것이다. 걸프전 이후 코소보전ㆍ아프가니스탄전ㆍ이라크전 등에서 미국이 여러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보전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향후 정보화시대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정보력을 가진 국가들이 주도하고 전쟁에서도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 분명하다.
둘째는 정밀타격전이다. 이는 장거리 초정밀 유도무기에 의한 정밀타격전을 말하며, 전술한 정보전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는 향후 대규모 분쟁에서 파괴의 탈대량화(demassification)와 인명중시의 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항공우주력과 함께 수행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핵폭탄과 같은 대량살상무기가 가장 큰 위협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고성능 정밀타격무기가 실전에서 더욱 위협적인 무기가 될 전망이다.
지난 이라크전 때 바그다드에서 수백 킬로미터(㎞)떨어진 미국의 전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 미사일이 후세인과 그의 아들 등이 머물고 있던 건물을 정밀타격한 바 있다. 최대 1,609㎞를 날아가면서도 목표물을 10m 이내의 오차로 타격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첨단유도시스템을 가지고 있었기에 순식간에 목표물을 명중했던 것이다.
현대전의 특징이 ‘깨끗한 전쟁’(clean war)으로 대표되는 것은 고도로 정밀공격이 가능한 무기에 의한 무기에 의한 전쟁이 수행되기 때문이며, 미래전에서는 더욱 그럴 전망이다. 즉 아군이 원하는 공격목표에 대해 단 한발의 유도무기로 완벽하게 파괴시킬 수 있다는 확신은 전쟁양상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셋째는 우주전이다. 흔히 우주전을 항공전과 합쳐 항공우주전이라 한다. 이는 항공우주력을 이용하여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전쟁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항공우주력은 매우 포괄적인 것으로 항공기, 위성, 장거리 미사일 등 공중공간을 대부분의 전투영역으로 운용하는 무기체계들을 포함한다. 걸프전ㆍ코소보전을 다국적군이나 동맹군 입장에서 볼 때, 걸프전은 총 43일 중 39일이 항공우주력에 의한 전쟁이 수행되었으며, 코소보전과 이후 이라크전 등은 완전히 항공전역만으로 종결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항공우주력을 중심으로 전쟁이 수행될 수밖에 없는 것은 전쟁의 주체가 가급적 대량살상을 피하고 단기간에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려 하기 때문이다.
우주전은 우주환경을 이용하여 전방위와 지구차원에서 수행하는 군사작전을 말한다. 미래의 우주는 통합적이고 독립적인 작전전구가 될 것이다. 이러한 우주전구에서 현재에도 수행되는 우주지원과 전력증강작전 외에 적의 우주매체 이용을 거부하기 위해 적의 우주체계를 파괴하는 우주거부작전, 우주에서 지구,달,소행성 등에 위치한 표적에 대해 파괴전력을 적대적으로 사용하는 우주방호작전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넷째는 원격전이다. 원격전이란 무인화 장비에 의한 원격전쟁을 말한다. 미래전에서 인명피해를 높이기 위해 위험한 분야에서 전투용 로봇이나 무인기가 많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에 의한 무인기는 고도로 위협적인 전선을 정찰하고 정보수집과 표적발견, 적의 레이더 교란 등은 물론 로봇에 의한 전차운전, 불발탄두의 회수 및 뇌관제거, 병참지원, 생화학오염 하의 작전수행, 기뢰제거 및 해저감지장치 설치 등 다양한 임무수행도 가능하다.
컴퓨터와 테이블에 앉은 미국의 원격조종사들은 소형 비무장 무인비행기인 파이어니어(Pioneers)가 걸프전 상공을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하도록 제어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가들은 무인비행체를 이용하여 정찰,감시를 수행함은 물론 공격용으로도 매우 활발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향후 로봇과 무인기의 역할증대가 더욱 예상되며, 특히 전투용 무인항공기는 미래전에서 항공력의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끝으로 병행전을 들 수 있다.병행전이란 전쟁의 모든 수준과 표적을 동시에 공격하는 것이다. 이는 걸프전 이후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적의 중심을 동시에 공격하여 인명과 자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목표를 달성하고 최단시간에 전쟁을 종결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충격을 통한 적의 중심에 대한 전략마비(strategic paralysis)가 병행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동시공격능력은 오늘날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기간 중 미 제8공군은 1년(1942~1943)동안 124개 표적을 공격했던 반면, 1991년 걸프전에서 1일 동안 148개 표적을 공격했고, 이 중 개전 90분 동안 50개 표적을 공격했다. 이후 1995년 당시 미 공군 참모총장은 병행전을 설명하면서 미래전에서 1시간 내에 1,50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향후 병행전략의 비중은 날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VI. 결론: 우리의 대응
21세기 진입과 더불어 전략적 중심축으로 부상한 동북아는 한반도 및 타이완문제, 도서영유권 및 해양관할권 문제 등 안보불안요인이 상존하는 지역이다. 이러한 가운데 주변4국은 역내 영향력 확대와 군사력 첨단화를 추구하고 있다. 각국은 미래전에 대비해 군사과학기술력 향상과 첨단무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반테러연대 협력 정도에 따라 대외 안보․군사관계를 재조정할 것임을 천명하고, 군사력 우위를 유지함으로써 균형자 역할을 지속하는 한편, 잠재적 위협에 대비하여 최첨단 군사력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은 국력에 상응한 역할을 추구하면서 대테러전쟁과 관련한 군사지원을 계기로 ‘보통국가’를 지향하고, 독자적 방위력의 첨단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협력관계를 복원하면서 경제력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고, 해/공군 위주 첨단무기체계의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정치/경제적 안정과 강대국 입지 회복에 주력하는 한편, 신속대응전략 개념에서 군 개혁을 지속하고 기동화 군을 육성하고 있다.
우리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북한은 핵ㆍ미사일실험을 자행하며 ‘선군정치’를 강조하면서 체제결속을 다지고 있다. 북한은 계속되는 경제난에서도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포함한 전력증강 및 준비태세를 보강하는 등 군사력 증강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군사우선정책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통일전선전략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등 군사ㆍ비군사적 위협이 상존하고 있다.
정보화 물결과 주변국의 도전이 거세게 밀려오는 변화의 시기에 우리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 주도해 나가야 한다. 창의적 사고를 통해 변화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대비하는 전략이 우리에게 요구된다. 주변안보환경의 변화와 미래의 전쟁양상에 대비하기 위해 새로운 전쟁 패러다임에 부합하는 군사혁신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미래전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정보전ㆍ미사일전ㆍ우주전ㆍ원격전ㆍ병행전 등에 대비한 미래지향적 군사력을 건설해 나가야 한다. 미래 정보ㆍ과학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첨단 정예군’ 건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첨단무기체제의 도입과 건설이 요구된다. 중ㆍ장기적으로 북한의 위협을 감소시키면서 미래의 불확실한 안보환경에 대비한 새로운 군사전략을 발전시켜야 하며, ‘국력에 부합된 자주적 방위역량’을 구비하려는 군사력건설 개념에 부합한 중ㆍ장기 전력요소를 재정립하고, 적정수준의 전력투자비를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
둘째, ‘정보,기술중심’의 전력획득 패러다임을 발전ㆍ정착시켜야 한다. 국방연구개발체계를 혁신하고 미래 핵심기술을 개발하여 미래에는 우리도 최첨단 핵심기술을 보유,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효율적인 미래군의 운영을 위해 국방인력 기본구조를 선진정예구조로 발전시키고 고지식ㆍ고기능ㆍ고기술의 정예장병을 육성하기 위한 인력관리체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군의 전력구조도 점차 병력집약형에서 정보/기술집약형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국방개혁 및 군사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셋째, 미래전 대비는 신장된 우리의 자위역량과 굳건한 한미동맹의 바탕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최근 무서운 속도로 군비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 북한 핵실험 등과 같은 주변정세의 변화와 향후 미래전에 유연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한 자주적ㆍ공조적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고 한미공조의 바탕 위에서 대비능력을 업그레이드해나가는 것이 지혜일 것이다.
라틴 속담에 “현자는 미래를 보는 사람이다.”(Sapiens qui prospicit)라는 말이 있다. 국가안보의 당면과제는 현존하는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전쟁을 억제 방어하는 것이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미래의 불확실한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평시에 미래전 대비전력을 육성하는 것이다. 자유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미래의 불확실한 위협과 전쟁으로부터 자유ㆍ평화ㆍ번영을 수호할 수 있는 능력을 증대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끝) (konas)
[앞 글 보기]미래전의 양상과 우리의 대응 ①김강녕(정치학박사, 조화정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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