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간 세력경쟁과 한국 外交

9월 10일자 '뉴스위크' 誌는 "美-中 두 진영으로 분할되는 아시아"라는 제하에서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전역에 걸쳐 각각 새 동맹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는 비록 역내 국가들의 점증하는 경제적 긴밀함으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를테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포함, '상하이협력기구(Shanghai Cooperation Organization: SCO)'를 2001년 발족시키는 등 이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으며, 파키스탄, 버어마, 캄보디아 까지 영향력 국가군(群)에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이 지역에 대해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강대국으로서, 일본, 인도, 호주, 싱가포르 등과 군사적으로 연합, 수십 척의 군함과 美항공모함이 가담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수시로 실행하고 있다고 동 지는 지적했다.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이러한 미중 양 캠프의 군사적 결집은 중장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평화 위협 요인이며, 이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군사력 증강 등 지속적인 영향력 확대 시도에 기인하는 것으로 이 잡지는 분석했다.
물론 이 현상이 미중 간 새로운 '냉전'을 가져올 것으로는 전망되지 않는 바, 그 이유는 경제적 요인 때문이라고 한다. 미중 양 진영의 국가들은 과거 미소 간에 있었던 것보다 훨씬 더 밀접한 경제적 관계를 유지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인도네시아, 타일랜드.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국가들은 미중의 대립 속에서 중간적 위치에 남아 있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잡지는 미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 이 현상을 '해양세력 대 대륙세력' 간의 경쟁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 해양세력과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대륙세력 간 피할 수 없는 대립과 세력권 분할이라는 것이다.
양 진영 간 대립과 갈등을 가속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에너지원(源)으로서의 석유 쟁탈전인 것으로 지적되었다. 중국은 계속되는 고성장 경제발전을 위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러시아로부터의 풍부한 원유 공급과 그 수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연유로 중국은 석유매장량이 풍부한 중앙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시키려 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세력 확대 기도에 대해 미국 뿐 아니라 일본도 경계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아베 수상이 최근 "가치 외교(value-based diplomacy)"라는 이름하에 인도 및 호주와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묘하게도 일본의 '가치 외교' 대상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분석에 대한 이견(異見)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예컨대 중러 중심의 '상하이협력기구(SCO)'는 크게 문제 삼을 만한 것이 못되며, 중러 관계 역시 역사적으로 깊은 불신과 증오가 서려있어서 중국 진영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푸틴대통령 역시 기본적으로 '反서구적'이긴 하나 중국을 위해 미국과 대결할 입장은 못 된다고 한다.
아시아 역내국가들 상호간의 '경제적 연계와 의존 심화' 역시 미중 갈등을 중요한 것으로 보지 않게 하는 요인이다. 중국이 과거의 소련보다 훨씬 큰 규모와 정도로 세계경제에 편입 통합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희망적 요인'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중국은 대미 관계 못지않게 일본과의 경제관계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간의 경제관계도 깊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뉴스위크'지는 단기적으로는 아닐지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세력확대 기도로 인해, 미중을 구심적으로 하는 양 진영의 형성과 구축, 그리고 갈등과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추세가 될 것이며, 현 추세대로라면 중국 세력의 부상이 아시아와 세계평화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아시아 안보구도의 재편 과정 속에서 한국은 어떤 입장이며 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미중 간의 대립이 가속화될수록 한국 외교의 방향 설정과 선택은 피할 수 없게 될 듯 싶다. 미국 세력과 중국 세력 사이에서의 선택이 불가피할 때, 한국은 다른 요인보다도 '가치'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한다. 곧 자유 인권을 중시하는 세력과 권위(權威)주의적 정치체제 세력 간의 선택이다.
최근 국내정세는 노무현 정권의 평양 남북정상회담 추진으로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관계보다는 남북관계가 우위에 서고, 남북 간 독자적인 평화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 시도가 서서히 표면화하고 있다. 특히 건국 이래 지금까지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견지해 온 한미 동맹이 동요하는 가운데, '영세중립국'을 모델로 한반도 주변 열강 가운데 영원히 중간 및 중립의 입장에 서 보겠다는 모험적 외교 논의도 일고 있는 모습이다.
盧 정부 초기에 나온 '동북아 균형자론'의 허구성이 여실히 밝혀졌듯이, 미중 강대국 사이에서 민족주의에 입각, 남북 연방제를 구축하고, 오직 외교적 곡예(曲藝)로 살 길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국가와 국민의 생존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모한 시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자유와 인권을 중시하면서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이 없는 미국 등 선진국과의 굳건한 동맹 속에서, 한반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중국을 설득 견제하여 '자유민주'에 입각한 한반도 통일을 실현해야 할 것이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