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단체 '한총련'의 사양화·몰락'은 당연한 역사적 귀결이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했던가. 운동권의 흐름과 같은 사회현상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난 93년 4월 전국 169개 대학 가입으로 출범하여 사실상 '북한정권의 전위대'로 기승을 부렸던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 결성 10년째를 맞아 '해체'(解體)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각 대학 총학생회 선거 중간집계 결과 '비(非)운동권' 강세현상이 예년보다 더 뚜렷한 데다 한총련 계열 후보마저도 '한총련 해체'를 내걸고 있는 현상이 변화의 흐름을 잘 말해준다. 이달 27일 현재 전체 207개 4년제 대학에서 선거가 끝난 96개 대학(46%) 중 비운동권 후보들이 75개대를 장악한 반면, 한총련 계열은 고작 19개대, 그리고 좌파(左派)계열은 2개 대학에서 당선된 점으로 미루어 이같은 조짐은 분명해 보인다.
더욱이 많은 대학에서 한총련의 대안 조직임을 자처하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계열 후보들이 약진상을 보인데 이어 과거 한총련 조직의 모체나 다름없던 건국대 한양대 등에서 출마한 한총련 계열 후보들이 '한총련 해체'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점이 놀랍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학생운동의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指標)이자 풍향계이기도 할 것이다. 극렬했던 학생운동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쳤다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없지 않지만, 자성(自省)의 결과라는 점에서 크게 반길 일이다. 시대변화에 맞추어 변해야 했던 것은 이 나라의 정통성(正統性)이나 법제가 아니라, '한총련의 불법성'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한총련'은 과연 어떤 단체였던가. 많은 사람들은 90년대 후반의 도심거리를 뒤덮었던 쇠파이프와 화염병 그리고 총장실 점거 등 한계수위를 넘어선 각종 학내 과격 폭력행위를 기억할 것이다.
지난 96년 8월 9일간(8·12∼20) 연세대에서 이른바 [제6차 범청학련 통일대 축전]을 개최한다면서 불법시위를 벌이고 공권력에 대항하여 시설파괴에 이어 인명살상(1997년 한양대 이석씨 치사사건)을 마다하지 않는 극한 투쟁과정을 통해 그 실체가 드러났던 대표적인 좌경학생운동단체였다.
북한 노동당의 통일전선전략에 따라 남(南)·북(北)·해외 친북단체 활동조직으로 결성한 통일전선단체가 범민련(汎民聯)이고, 그 학생단체가 범청학련(汎靑學聯)이며, 그 남측 조직역할을 맡아온 것이 문제의 '한총련(韓總聯)'이었다. 협의체적 성격에 머물렀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의 한계를 뛰어넘어 '조국의 자주화, 사회의 민주화' 등 강령을 내걸고 출범했었다.
한총련의 주류인 비선(秘線)조직은 부모의 만류도 뿌리치고 밀입북하여 동족상잔의 6·25 전범인 김일성(金日成)의 동상을 참배하고 김정일(金正日)의 건강을 위해 건배까지 했던 친북좌경세력의 주동자들이다. 이들은 그간 북한정권의 위장 평화공세에 놀아나 '통일'을 기치로 내걸고 [한국정부 타도] '국가보안법 철폐] [연방제 통일] 등을 강변하면서 우리의 국기(國基)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흔들어 왔었다.
그런 이유로 대법원은 이미 지난 98년 한총련이 ▲통일문제에서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 노선의 주장과 궤(軌)를 같이하고 있고 ▲우리 사회를‘미 제국주의의 강점(强占)에서 비롯된 식민지 반자본주의 사회'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을 소위 주적(主敵)으로 간주하는 등 북한의 대남 적화통일노선을 추종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적단체로 판결했었다.
한총련은 [북한식 연방제 통일] [미제(美帝) 반대] [북미 펑화협정 체결] [인민민주주의 혁명]을 주장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아닌, 민족공조의 입장에 설 것을 강변하는 등 마치 평양방송이나 노동신문 논조와 맥(脈)을 함께 해왔다.
일부 극한분자들은 이에 더해 북한의 주체사상을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지도사상'으로 생각하고서 극렬 투쟁으로 국가공권력에 도전하는 불법폭력행위를 일삼아 왔었다. 한총련은 심지어 재작년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 통일강령을 '6·15 남북공동 선언'으로 바꾸어 시민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었다.
이적단체 '한총련'의 사양화·몰락'은 당연한 역사적 귀결이다. 불퇴전(不退轉)의 역사를 새로이 쓰기 위해서도 더욱 그러해야 한다.
우리는 이 변화의 움직임을 한총련이 주도해온 국가공권력에 대한 폭력사태를 뿌리뽑고자 하는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그간 일부 친북좌경단체들의 발호로 잔뜩 흐려진 사회분위기를 바로잡아 자유민주주의 이념체계의 원점으로 되돌려놓는 계기로, 역사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