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악! 국방예산을 남북경협 재원으로 전용?"
다음달 2일부터 4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되는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이 경제협력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묘 대북지원을 약속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이뤄지는 대북 경제협력 재원으로 필요할 경우 국방 예산 전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은 YTN이 21일 오전 기획예산처 내부 문서를 통해 밝혔다.
정부는 또 대북경협을 위해 필요할 경우 새로운 세금을 신설하거나 평화복권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YTN 보도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내부 참고자료에서 남북 정상회담 뒤 소요재원 조달 방안을 제시했다.
기획예산처는 이 자료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획기적으로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할 경우 별도의 재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획예산처는 먼저 국책은행이나 공기업 등 공공기관의 자금을 사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또 국제기구의 차관이나 우리나라가 저개발국에게 지원하는 정부개발원조, 즉 ODA 자금 8,950억 원 가운데 일부를 끌어 쓸 수 있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는 그러나 필요할 경우 국방예산도 전용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내년 국방예산으로 올해보다 9%, 2조 2천억 원이 늘어난 26조 7천억 원을 책정해 놓은 상태다. 기획예산처는 이같이 높은 9%대의 국방예산 증가율에 대해, 한반도 평화협정 논의에도 불구하고 주변국의 군 현대화 추진과 안보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사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기획예산처가 그러나 정부가 남북경협 사업 확대를 위해 국방 예산까지 전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부 내부문서에 의해 공식 확인됨으로써 국방부는 물론 예비역 단체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는 이 날 "국방비를 남북경협 재원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검토를 한 발상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김형기 홍보관리관은 YTN이 기획예산처 내부문서라는 자료를 인용해 '남북 경협재원으로 국방예산을 전용하는 것도 검토한다'고 보도한 것과 관련, "해당 보도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그런 발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도 없는 일로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재향군인회 고위관계자도 이 날 "국방비로 북한을 돕겠다는 발상이 공무원들의 머리속에서 나온 것이라니 입이 있어도 할 말이 없다"고 탄식하며 "이런 결과는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대북포용정책의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같은 발상은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로 무장한 북한군을 우리의 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안보 무감각증이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다는 증거"라며 "국군을 무력화시키려는 이적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나온 뒤 기획예산처는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 처 공식문서가 아닌 단순 참고자료에 불과하며 그 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며 "국방예산 전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국가재정법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획예산처는 "그동안 전문연구기관, 학자 등으로부터 중장기적으로 남북관계가 진전될 경우 소요재원 조달을 위해 상기 언급된 방안을 포함한 다양한 대안들이 제시된 바 있으나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국방예산을 다른 곳으로 전용하자는 주장은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예비주자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로부터도 나왔다.
이 전 국무총리는 지난 8월10일 "우리의 국방 예산이 25조인데 5조만 줄이면 노인 수당도 현재 7만-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릴 수 있다"면서 "이는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양측 국가 원수가 평화협정에 합의하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후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린 (사)광장 전북포럼 창립대회에 참석,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 시대가 정착되고 남북의 활발한 경제 교류로 양측 모두가 잘 사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konas)
정미란 기자 sori@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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