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派兵 연장', 政爭化해선 안 된다
이라크 자이툰 부대의 주둔 연장 문제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10월 23일 노무현 대통령은 對국민담화를 통해 자이툰 부대의 병력(총 1250명)을 올해 말까지 절반 수준(600명) 철수하고, 나머지 병력(650명)의 철군을 내년 12월까지로 연장하는 단계적 철군을 제안했다. 이후, 파병 연장 문제가 정계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노 정부의 의중은 당초 올해 말까지 자이툰 부대 모두를 철수하고자 했으나, 평양정상회담 이후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인식, 절반 병력의 1년 연장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인 셈이다.
對국민담화에서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6자회담과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논의에 “미국의 참여와 협력 없이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실토해, 대북관계를 위해 한미관계와 파병연장 문제를 활용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차제에 새삼 상기해야 할 이라크 파병의 명분은 ①‘세계적 차원의 對테러 전쟁’에 韓美가 공동 대처하고 ②“이라크 민주화”를 위해 동맹국인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는 것이다. 그리고 ③경제 문제 등 국가이익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주장하는 것처럼, “전쟁터에 한국 젊은이들의 피를 내다팔아 잘 살면 되겠나”라든지 “한국군이 세계 용병의 공급원이 돼도 좋은가”라는 등의 원색적이고 감정적인 비난은 21세기 국제정치 흐름의 기본을 망각한 편협하고도 시대착오적 정치공세라 아니할 수 없다.
또 설사 이라크 戰이 혼미(昏迷)를 거듭하고 미국 국내 여론이 비판적으로 흘러가고 있음도 사실이나, 이 경우에도 한미 양국이 충분히 협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주둔 지속’이건 ‘철수’건 양국이 공동으로 대처하면 되는 것이다.
한편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는 노 정부의 자이툰부대 파병연장 방침에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매우 적절한 조치였다고 본다. 이 후보는 파병연장 찬성 이유로 (i)한미동맹 (ii)이라크와의 경제협력, 그리고 (iii)주둔지역의 안전성을 들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 간사인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파병연장안 ‘검토 보고’를 통해 ‘한미동맹 복원’을 중심으로 하는 李 후보의 확실한 외교안보 공약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면서 파병연장 지지를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한편 국방부는 파병 연장의 근거로 (i)한미관계 (ii)이라크 여론 (iii)한국기업의 이익 등 3가지를 들었다. 재향군인회 역시 파병 연장을 강력히 지지하면서, 그 이유로 (i)OECD국가로서 세계 평화와 질서유지의 국제적 책무 완수 (ii)한미동맹 공고화 (iii)북핵폐기․6자회담을 위한 국제 공조 (iv)이라크 재건사업 참여 등 국가적 이익을 제시했다.
요컨대 이라크 파병 연장은 첫째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라는 국제정치의 명분과 둘째 이라크 지역에 관련된 ‘한국의 경제적 이익’ 차원에서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①국가적 대의명분과 ②국가이익을 도외시하고 ‘자이툰 파병 연장’ 문제를 정쟁화하려는 통합신당 및 친북 좌파 세력의 움직임이다.
통합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앞서 지적했듯 왜곡된 국제정치관에 기초, ‘한나라당 李후보와 확실한 이념적․정책적 대립각을 형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니, 이를테면 ‘反美 자주’ 대 ‘한미동맹 및 세계화’ 간의 각(角)을 세우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의정부 여중생’ 사건으로 촉발되었던 2002년 ‘반미 선동’의 반사 이익을 다시 한 번 맛보려 하는 것인가? 그러나 이제 시대는 많이 변했고, 더 이상 20-30대 한국청년들이 좌파의 거짓 선전의 희생물이 되지 않으리라는 엄연한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또 ‘진보연대’ 등 시민단체라는 이름의 친북 좌파 단체들이 ‘반전 평화’의 기치를 들고 파병 연장을 극력 반대하는 움직임을 펴고 있고, ‘초록(草綠)이 동색(同色)’이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가칭)창조한국당 창당을 추진중인 문국현 후보 역시 ‘연장 반대론’을 펴고 있다.
흥미롭게도,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파병연장 찬성 입장을 피력하면서, “대선정국에서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정권을 담당할 세력이 아님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당과 정동영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국가 명분과 국가 이익이 걸려있는 ‘자이툰 파병연장’ 문제를 정쟁화(政爭化)하지 말 것을 범여권 세력에 촉구하면서, 이 기회에 우리는 이라크 파병과 한미동맹 등의 이슈가 단순한 ‘실용주의’나 ‘용미(用美)’ 차원이 아닌, ‘자유ㆍ인권’을 모토로 하는 이념동맹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ㆍ자유통일ㆍ통일한국 건설을 위해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요소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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