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철도노조 불법파업 손해배상, 당연하다

Written by. 김영환   입력 : 2007-11-11 오후 6:59:13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3
 노조파업과 손해배상

 최근 일주일 간격으로 포항 건설노조와 철도노조에 떨어진 불법파업 손해배상 판결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재판장 김현환, 10.18))은 건설노조와 조합원 62명을 상대로 10억7천만원을, 서울 서부지법(재판장 김재협, 10.26)은 전국철도노조를 상대로 51억7천만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불법파업이 회사에 입힌 손실을 노조측에 배상시키는 것은 이미 대법원이 세운 판례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관심을 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놀다 이웃집 유리창을 깨면 부모가 찾아가 사과하고 갈아주는 것이 서민들의 상식이며, 실제로 전국 민사법원에서는 매일같이 손해배상판결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면 한국 언론은 왜 노동조합은 특별하다고 분류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노동조합 이름을 앞세우면 법질서도 공권력도 거칠 것이 없는 한국 파업문화 속에서 노조가 스타덤에 올라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87년 이후 우리는 불법폭력파업 속에서 살아 왔으며 세계에서 파업 일등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불법파업이 일어날 때마다 노조는 자연스럽게 언론보도의 스타가 되었다.

 다음은 각목과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경찰을 향하여 돌격하는 군대식 폭력시위가 정치적으로 포용되는 풍토에서 불법파업노조에 책임을 묻는 법원판결이 신선하게 비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작년과 금년 사이만 보더라도 평화적 시위의 가면을 쓰고 벌어지는 쇠파이프와 화염병이 난무하는 전투적 현장을 목격해 왔다. 심지어 전투적 시위를 방어하기 위하여 동원된 현역군인을 공격해도 정치적으로 수용되어 왔다.

 미군기지 평택이전 저지나 FTA 반대와 같은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시민의 저항권을 옹호하는 정치기류 속에서, 불법폭력시위의 중심에 섰던 노조를 향하여 손해배상 판결을 내린 지방법원의 용기가 가상스럽게 생각되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이번의 손해배상 판결을 보고 인터넷 게시판에는 노동법을 해체하라거나, 노조파업권을 봉쇄하는 불법판결이라는 댓글이 떴다.

 민노총의 민사면책 확대 입법청원

 2003년 민주노총(단병호)이 민노당(권영길)ㆍ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최병모)과 연대하여 국회에 입법청원에 입법청원을 했다. 민주노총은 입법청원 이유를 첫째, “현재의 법률과 법원의 해석태도에 따르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합법적으로 실행할 수 없으며 둘째, 최근 손해배상과 가압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용자들이 노조탄압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입법청원 속에는 손해배상청구 제한ㆍ형사처벌범위 축소ㆍ강제중재제도 폐지 등이 포함된 30개 항이 열거되었다. 이 가운데 직권중재제도는 입법에 반영되어 내년 8월부터 폐지된다.

 이렇게 볼 때, 입법청원에서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 제한 의도와 상반되는 이번 지방법원 판결은 관심의 대상이 된다. 입법청원 7항에서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 범위는 “폭력이나 파괴행위”에서 오는 손해를 제외한 모든 노조활동이 민사면책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아니면 노동조합이 어떤 활동을 하더라도 민사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아니면 노조활동으로 인하여 사용자가 손해를 입더라도 배상청구를 할 수 없도록 설계한 입법청원 시각에서 보면, 이번 판결은 “노조탄압수단” 또는 “노조무력화”와 “노조와해”에 해당될 것이다. 법률과 법원판결이 반노조적이기 때문에 불법파업이 불가피하므로 법을 고쳐야 한다는 청원서 논리는, 노동조합 이름만 앞세우면 못하는 일이 없던 노조 전성기의 영국 노동법을 벤치마킹한 것인지도 모른다.

 트로츠키가 격려한 1926년의 계급투쟁적 총파업을 계기로 영국 보수당 정부가 노조견제입법을 제정했으나(1927), 그 후 노동당이 집권할 때 마다(1945, 1964, 1974) 노동특권을 강화하여 1970년대에는 노조 전성기를 달성하고 정부정책은 물론 내각까지 노조가 좌우하는 노동우위사회를 실현했다. 그러나 노조만능 신화는 1979년 겨울 영국 도시기능을 마비시킨 총파업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지금은 21세기형 노사 파트너십 시대를 열어 나가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민주노총이 주장하는 노조 면책특권 강화 주장 속에는 불길한 함정이 예견된다.

 민사면책의 원형

 우리나라 노조가 누리는 민사면책 특권은 1953년 제정된 노동조합법이 제공한 것이지만 민사면책제도의 원형은 1906년 영국노조가 설계한 것이다. 영국노조는 1875년 형사면책입법 쟁취를 계기로 역사상 처음 시민권을 획득하고 제도권 속에 진입했으나, 1901년 한 철도회사(Taff Vale)가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하므로 물거품이 되었다.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회사가 입은 손실의 배상책임을 진다면 형사면책특권이 무의미해지고 노조 존립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미 성숙한 영국노조(TUC)는 의회대책반을 가동하여 정치적 입법운동을 벌이며 1906년 총선에서 노조를 지지하는 후보 56명을 당선시켰다. TUC 의회대책반이 노동당으로 간판을 바꾸어 달고 의회에 정치적 교두보를 확보하자 집권당이 양보하여 노조가 원하는 민사면책입법이 성사된 것이다. 영국 관습법상 파업은 근로계약을 파기하고 사용자의 업무수행을 저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에 손해배상 대상이지만, 단체교섭을 성사시키기 위하여 노동조합이 주도할 경우 예외로 한다는 민사면책 원형이 나왔다. 사용자와 노조 사이의 단체교섭 수단으로 허용된 민사면책 특권이 2차파업ㆍ불시파업ㆍ클로우즈드 숍 요구 등 불법성 파업에까지 확대되어 노조만능시대를 연 것은 2차 대전 이후의 일이다.

 민주노총은 입법청원 속에서 현행 노동법체계가 헌법상 노동3권 보호정신을 실현시키지 못한다는 주장이지만, 이것은 헌법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다. 헌법은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노동3권을 “근로자”에 부여하고 있다. 근로조건은 근로계약(단체교섭)에서 결정되고 근로조건을 향상시키는 주체는 사용자이므로 헌법의 입법의도를 재구성하면 첫째, 노동3권은 사용자를 상대로 둘째,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셋째, 노동시장(단체교섭)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것은 영국의 민사면책입법 원형과 일치하는 것이며,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아니면 어떤 노조활동도 포괄적으로 보호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민사면책입법의 원형과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파업권을 성립시킨 환경의 원형이 변했다는 점이다. 노동집약적 중소 가내공업이 중심을 이룬 19세기 영국 산업환경에서 파업피해는 노사 당사자에 집중되었으며 이런 환경에서 면책입법이 나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술집약적 산업환경에서는 파업피해가 노사 당사자를 떠나 사회전체에 확산되고 있다.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을 단위로 네트워크화된 산업조직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그 피해가 국내사회는 물론 세계로 확산된다. 특히 대기업에서 파업을 일으키면 그 피해가 주변에 있는 하청업체노동자와 시민에 돌아간다. 그러므로 소수 조직노동을 위하여 면책범위 확대를 생각하는 것은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다.

 시민피해도 배상해야

 불법파업으로 인한 기업피해를 노조에 손해배상하도록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다. 그러나 기업 이외에 시민이나 하청기업 등이 입은 손해배상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다. 기업측 파업손실은 장기적으로 계속기업 속에 흡수될 뿐 아니라 이미 개인피해를 입고 있는 시민과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이중으로 전가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불법폭력파업이 반복되어 왔지만 항상 기업측 손실만 보도되고 시민과 영세노동이 입는 개인피해는 조명 받지 못한 것이다.

 작년 포항 건설노조가 불법파업을 계속하고 있을 때 그 피해를 참지 못한 포항시민이 단결하여 노조에 맞섰지만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를 보지 못했다. 고임금 귀족노동과 대기업 간의 힘겨루기 파업에서 오는 시민과 하청업체 노동자 개인피해는 가계 속에 누적되어 빈곤으로 세습될 뿐, 세간의 관심도 배상을 받아 낼 여력도 없다. 이번에도 이미 파업피해가 계속기업 속에 흡수된 포항제철은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했지만 심각한 개인피해를 입은 포항 시민은 고작해야 파업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노조만능 환경에서 개인의 파업피해가 누적되어 빈곤으로 세습되는 악순환을 경험한 영국이 1980년대 노조개혁기에 대안을 개발했다. 노조가 불법파업에 연루되면 면책특권을 박탈하여 민사법원 관할로 돌리고, 피해시민은 민사상 배상청구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놓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개인 손해배상이 두려워진 영국노조는 불법파업을 자제하게 되어 아직 개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불법폭력파업 시민피해가 20년 간 누적되어 왔다. 한국에서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이유 중에는 가계에 누적된 파업피해가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것은 우리도 영국에 이어 불법파업 피해에서 시민의 권리를 보호할 차례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노동우위 19세기 노동법 패러다임에서 시민의 권리와 형평을 찾는 변화가 필요하다.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시민의 권리보호가 국가적 정책이슈로 등장한다. 파업이 적법하더라도 소수 조합원을 보호하는 면책특권이 시민의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면 공해로 변한다. 하물며 불법파업에서 나오는 시민피해는 어떠한 논리로도 공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불법파업으로 인해 손해를 입은 시민과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손해를 배상해줘야 한다.

 이번 법원의 불법파업노조에 대한 10억원∼50억원의 손해배상판결은 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불법파업 방지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통과의례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불법파업 시민피해를 노조가 배상하게 만들면 불법파업 방지효과가 있다는 것은 영국에서 증명되었다. 이제 노조가 부담하는 불법파업 손해배상 속에 기업손실 뿐만 아니라 개인피해도 포함시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konas)

 김영환 / 명지전문대학 명예교수
 출처:자유기업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pakwj3697    수정

    철도노조가 추구하는 것은 진정한 노동운동이 아니고 불법적으로 자행하는 행위로서 마땅이 손해배상해야한다고 본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7-11-12 오전 9:17:44
    찬성1반대0
  • 대~한민국   

    어제(11.11)서울불법데모에 민노총에게 서울시민은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7-11-12 오전 8:33:56
    찬성1반대0
  • 대한민국국민    수정

    만일 철도 파업으로 피해를 입으면 분명히 파업자들은 손해배상을 100%로 해야한다.</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7-11-12 오전 8:27:58
    찬성1반대0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