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국가 기강이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이회창 후보 향군 방문, 군원로들과 간담회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재향군인회를 방문, 향군과 성우회 회장단에게 자신이 뒤늦게 대선 후보군에 뛰어든 속사정과 대북정책 등 안보문제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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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지난 10년간 나라의 기강이 총체적으로 무너졌다며 더 이상 방치하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올 것으로 생각되어 주변의 비난을 무릅쓰고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법과 원칙, 정직과 신뢰를 유독 강조하며 이같은 가치가 무시된 것이 혼란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다가오는 5년은 단순히 안보가 위태롭고 나빠진다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시대로 갈 것"이라면서 "지도자가 원칙과 철학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국가의 길을 열고, 위난에서 구하고 다시 미래를 여는 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출마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한나라당을 만든 사람으로서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진 것은 전적으로 내 책임이고 내가 역사의 죄인"이라면서도 "나라가 엉망으로 가는 것을 보고만 있는 것은 역사에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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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자신이 뒤늦게 대선판에 뛰어든 것에 대해 보수층에서 '보수의 분열'이라며 심한 비판과 욕설까지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훗날 국민들이 이 나라가 위기였을 때 너는 그 때 나라를 구하지 못하고 뭘하고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며 자신의 출마이유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이 후보는 "나는 내가 선택한 이 길이 옳다는 신념으로 내 명예가 진흙탕에 버려지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며 '중도에 포기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예측을 불식시켰다.
그는 또 "향군 원로들이 과거 전쟁터에서 죽는 길인 줄 알면서도 적진을 향해 돌진했듯이, 당장은 내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 많지 않더라도 대의를 위해 가시밭길을 돌파해 나가겠다"며 자신의 출마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 후보는 안보문제에 대해 "다가올 5년은 남북한 문제가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며 남북관계가 지금과는 달리 확실하게 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에서 당면한 문제는 북핵 폐기와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라며 이같이 말하고, "북한을 변하게 만들어야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온다. 국가 지도자의 원칙과 철학에 따라 그렇게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햇볕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DJ, 노무현 정부가)지난 10년 간 주면 (북한이)변한다는 생각으로 햇볕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결과는 북한의 핵개발로 엄청난 안보위기를 초래했다"며 햇볕정책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앞으로는 주어서 변하게 해야 한다"며 대북 상호주의를 강조했다.
그는 "지도자는 기회를 보고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해서는 안된다"면서 "10년 동안 공짜 돈을 받은 북한이 쉽게 바뀔 리 없지만 홍역을 치르더라도 북핵폐기와 개혁·개방은 뚫고 나가야 할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정권교체는 반드시 해야한다. 그런데 국민에게 그것을 왜 해야 하느냐를 설명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시대는 '가치의 시대'가 돼야 한다. 정직하고 신뢰와 희생, 용기, 가치를 느끼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시대정신’을 규정했다.
이어 "이런 시대를 여는 정권교체가 돼야만 진정 보수가 주장하는 정권교체"라며 "이런 정신적 가치가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국가의 기본적 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간담회에 참석했던 성우회의 한 인사는 "잃어버린 10년을 빨리 청산하고 다시 보수 정권이 서기 위해 이회창 후보가 돼야 한다", 또 다른 인사는 "정권교체를 위해 훌륭한 결단을 내렸다"고 출마 지지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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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세직 재향군인회장은 "특정 후보에 대한 호(好)·불호(不好)를 표명한 것은 개인 의견일 뿐 향군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다"며 "향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이 후보와의 간담회 자리에는 박세직 향군회장과 회장단, 김상태 성우회 회장 등 군원로 20여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는 간담회에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konas)
김 철 기자 konasnet@kor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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