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대선 앞둔 총기 탈취 사건, 그 위험성은?
최악의 테러 시나리오로 연결될 가능성은 없는가?
대선을 2주도 안남긴 6일 오후 강화도에서 발생한 총기 탈취 사건은 그 수법의 용의주도함과 잔인성에서 종전의 사건과 궤를 달리하고 있다.
범인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고 있으며, 범행 동기 역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건 발생시기의 미묘함(일명 'BBK 무혐의' 발표로 야당 유력후보의 정치적 명운이 극적으로 반전되고 타 후보의 반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발생)은 이 사건이 유력 대선 후보에 대한 테러로 연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고, 각 후보 진영에서는 경호문제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나스는 지금까지 알려진 사건의 정황을 정리하고, 이 사건이 대선을 노린 테러와 연계될 가능성에 대한 간단한 분석을 하고자 한다.
-사건 개요-
사건은 6일 오후 5시40분께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초지어시장 앞길에서 야간작전을 위해 전후로 3m 간격을 유지하며 이동하고 있던 이재혁(20) 병장과 박영철(20) 일병을 30대로 추정되는 범인이 코란도 승용차를 몰고 뒤에서 잇따라 들이받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범인이 전속력으로 몰았던 차에 먼저 들이받힌 박 일병은 쓰러지면서 의식을 잃었고 나중에 치인 이 병장은 의식을 잃지 않고 쓰러져 있었다.
범인은 차를 세운 뒤 주머니에 양손을 넣은 채 이 병장에게 접근해 "미안하다, 어디 다친데는 없느냐, 단순 교통사고다"라고 안심시킨 뒤 갑자기 길이 20㎝ 흉기를 꺼내 휘둘러 이 병장의 손과 얼굴에 상처를 입혔다.
이 병장은 K-2 소총의 개머리판으로 범인의 이마를 때리고 "총을 쏘겠다"며 저항했지만 범인은 쓰고 있던 모자를 떨어뜨리고 피를 흘리면서도 총을 잡고 있는 이 병장을 20m 가량 끌고가 허벅지를 흉기로 찔러 총을 빼앗은 뒤 도로 옆 갯벌로 굴러 떨어뜨렸다.
범인은 이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박 일병에게 다가가 등을 7차례에 걸쳐 찌른 뒤 수류탄 1발, 유탄 6발, 실탄 75발 등이 들어 있는 탄통을 들고 달아났다.
총기를 탈취한 범인은 사건 발생 1시간20여분만인 오후 7시10분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요금소를 통과했으며 오후 7시38분에는 평택∼음성 고속도로 청북요금소를 지나 평택시내로 진입했다.
이후 범행에 사용된 차량은 오후 10시 40분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 풍무교 인근 논바닥에서 전소된 것을 택시기사가 신고해 발견됐다.
한편 주민들에 의해 발견되 급히 후송된 병사 2명 중, 차에 치여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용의자에게 흉기로 등을 7차례나 찔린 박일병은 결국 사망했다.
군경은 현재 총기 및 수류탄탈취사건 군·경합동수사본부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조사중이다.
- 종전 총기탈취사건과의 비교-
지금까지 연달아 일어났던 총기탈취사건은 주로 해당 부대 근무자나 특수부대 출신자들에 의해 일어났다.
지난 2005년 12월 강원도 고성의 육군 율곡부대 예하 모 대대 탄약고에서 K-2 소총 2정, 실탄 700발, 수류탄 6발이 없어진 사건은 4~6개월 전 이 부대를 전역한 장모(예비역 병장)씨와 정모(예비역 중사)씨로 나중에 밝혀졌다.
또한 같은 해 8월,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해안가 초소에서 근무 중이던 권모 중위와 이모 상병이 흉기를 들고 접근한 괴한 3명에게 갖고 있던 소총 등을 빼앗기는 사건이 발생했을때, 범행 16일만에 검거된 범인 3명 중 2명은 해군 특수부대(UDT) 출신 선·후배였다.
이들은 군대의 총기, 탄약관리와 경계근무 시스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이용 총기를 탈취한뒤 은행강도와 같은 강력범죄를 기도해왔다.
이번 사건의 범인도 비슷한 출신과 동기가 아닐까? 하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위장해 쓰러트린 병사를 안심시키고 다시 칼로 연거푸 찔러 결국 한명을 절명시킨 수법의 잔인함과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외딴 곳에 소각시켜 지문이나 혈흔등의 흔적을 일소 하려한 용의주도함에서 그 전의 총기 탈취 범죄와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과거의 총기 탈취범도 흉기를 사용해 초병에게 상해를 입힌 사례는 있었으나 절명에 이를 정도로 공격을 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국군에 대한 적개심이 유별나지 않고서는 저런 잔인성을 보일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만약 목격자들이 사건직후 현장으로 다가오지 않았다면, 살아남은 이병장의 목숨까지 위험했을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대선을 얼마 안남긴 미묘한 시기에 이러한 강력 범죄가 발생한 것은 여러모로 눈길을 끌고 있으며, 경찰은 대공용의점을 부인했으나 세간의 시선은 이에 대해 석연찮은 눈초리이다.
이번 총기 탈취 범인의 대공 용의점과 대선후보 테러 가능성에 주목하는것은 밀리터리 메니아들도 마찬가지로, 국내 최대의 밀리터리관련 군사사이트인 '유용원기자의 군사세계' 이슈 토론방에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과연 누구일까? 라는 문제로 게시판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군사세계'의 'MacArthur' 회원은 "북한 간첩 혹은 북한 간첩의 사주를 받은 사람이거나 전문적인 범죄조직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냥 일반인이 저지르기에는 범행내용이 대담하고 치밀합니다. " 라고 의견을 밝혔다.
여기에 '인트루더' 회원은 "남파간첩이나 북의 공작원이 총을 못구해서 전국을 떠들석하게 해병대원을 죽이고 총을 탈취했을까요? 북의 소행이라는 예상은 전 조심스레 틀린 생각이라고 봅니다. 북이 대선 후보를 암살하고 남한을 혼란으로 몰고가려 한다면... 그냥 잘 훈련된 남파공작원을 시켜 조용히 실행하겠죠. 이런식으로 하진 않을겁니다." 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선구자' 회원은 "조용히 살해하면, 오히려 북한이 더 의심 받게 되고, 역풍 맞을 우려도 있지요. 무기는 많이 가지고 있겠지만, 빼앗은 총으로 범행을 해야, 어설픈 미치광이가 개인적으로 대선후보에게 총기난사했다 이러며 우발적 범행으로 몰고가고 북한은 혐의를 벗게 되죠."라고 재 반박을 가했다.
이번 총기 탈취사건의 범인의 정체에 대한 밀리터리 메니아들의 논쟁은 범인이 체포되 동기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테러와의 연계가능성을 우려하는 각 후보 진영들-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유세중 계란 세례를 받고 이어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도 계란 투척 세례를 당하는 등, 지지율 1.2위를 달리는 대선 후보의 경호에 구멍이 뚫려 있는 가운데 이번 총기 탈취사건이 각 후보 진영에 던진 충격도 크다.
먼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측은 이날 저녁 충북 청주시에서 열릴 예정이던 거리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총기탈취 사건을 언급하며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는데 총기로 후보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경호 강화를 당부했다.
이 후보측은 이날 경찰청 대테러 특수부대인 SWAT 2개팀의 지원을 받아 유세행사장은 물론 이동 중에도 경찰특공대가 주변경계와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이 후보가 방탄복을 입는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테러 대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동시 경찰 인도차량의 경광등을 켜지 않고 있으며, 유세장 주변에 경찰 특공대가 투입됐다.
-최악의 상황은 일어날 것인가?-
범인의 범행동기가 알려지지 않는 가운데 이번 총기 탈취사건이 바로 대선 후보에 대한 테러로 연결될 것이라고 속단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남한의 대선을 통한 정권 교체에 대해 북한이 노골적인 거부감을 드러내고 일부 후보에 대해 원색적인 비방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후보에 대한 테러 가능성은 결코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반영한 듯, 이번 총기탈취사건이 테러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이미 유력 대선후보 진영에서 스스로 대비하기 시작하고 있다.
야당후보에 대한 테러는 후진국에서만 볼수 있는 현상이 아닌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라는 것은 2006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가해진 커터칼 테러로 증명되었다.
게다가 소총 한 정과 실탄 75발, 수류탄 1발 유탄 6발로 중무장한 이번 총기 피탈 사건의 범인이 세간의 의혹대로 테러를 기도하는 경우엔, 과거의 커터칼 테러와는 비교가 안되는 참극을 일으킬 것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테러를 일으키면 배후로 제일먼저 지목될 북한이 그것을 실제로 일으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우파에서는 보수진영에서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후보가 2명이나 나온 만큼 테러가 일어난다 해도 일종의 보험이 되어 있다고 안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테러를 일으키려 하는 자 -북한 혹은 남한의 극단적 정권교체 저지세력- 들도 이 점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것을 '역지사지'로 유추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러를 성공적으로 실행하려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면, 의외이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가 도출된다.
먼저 이번 총기 피탈 사고가 일어난 시점이 유력 대선후보의 정치적 명운을 쥐고 있던 일명 'BBK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나고 이에 대해 다른 유력 후보를 비롯한 진영에서 강렬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 난 것에 주목해 보자.
그러한 상황에서 테러리스트가 유력 우파진영의 후보와 경쟁하는 다른 우파진영 후보 측 인간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상대측 후보에게 테러를 가하는 상황이 올때는 진실이 밝혀질 새도 없이 우파진영이 미는 양대 후보가 나란히 공멸해 버릴 수도 있다.
이는 남한의 정권 교체를 저지하려는 세력들에게는 최선의 시나리오 일 것이다.
과거 박근혜 후보에게 테러를 가한 범인의 배후가 끝내 밝혀지지 않은 체 단독범행으로 처리된 상황에서, 미래에 벌어질 수 있는 테러도 그 배후에 대해 밝혀지지 않거나 전혀 엉뚱한 것으로 위장 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파진영의 후보들 사이에서도 대결만 할 것이 아니라 긴밀한 공조도 필요한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제언해 본다.(konas)
김영림 코나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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