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관계관의 향군비난을 통박(痛駁)한다
이에 국가보훈처는 마치 항변이라도 하듯 12.26일자 국정브리핑 인터넷에 이기용 제대군인지원과장이 ‘향군법 개정안, 정치적 시비 차단 위한 것’이라는 제하의 기고를 통해, 향군의 향군법 개정안 반대를 두고 ‘진실을 호도하고 기득권 유지에 급급해 한다’며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비난하고 나서 전국의 향군회원들로부터 울분을 사고 있다.
제대군인지원과장은 기고에서 이번 향군법 개정안은 ㅿ정치활동 금지범위의 명확화 ㅿ사업의 투명화와 지역사회 봉사활동 추가 ㅿ회원자격 조항 완화 ㅿ읍면동회 등 방만한 조직정비 ㅿ민주적인 회장 선거제도 신설 ㅿ지도 감독 범위의 구체화 등을 담고 있다며 적반하장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이기용 과장 주장의 허구성을 다음과 같이 통박한다.
첫째, 정치활동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해 정치활동 금지 범위를 명확히 한다는 것은 향군의 모든 활동을 ‘이현령비현령’으로 판단하여 향군의 활동을 옥죄기 위함이다. 이과장이 지적했듯이 현행 향군법 제3조 제1항에는 ‘재향군인회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분명하게 제시되어 있다. 이것보다 더 명확한 법률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를 두고 법 조항이 추상적, 포괄적이라며 금지하는 정치활동 조항을 명확하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치개입이나 정치활동에 관한 것은 선거법을 적용하면 된다. 보훈처가 나서 정치활동 금지조항 구체화 운운하는 것이야 말로 월권행위이다.
둘째, 사업의 투명화와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추가한다는 주장은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마치 향군이 부패단체, 지역봉사활동을 하지 않은 단체로 왜곡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려는 것이다. 향군은 향군법과 향군정관에 의해 산하업체를 두고 합리적 운영을 하고 있다. 매년 보훈처와 감사원 감사, 심지어는 국정감사까지 받고 있다. 그리고 수의계약으로 정부종합청사, 지하철, KTX 등에서 청소하고 경비서는 인력의 임금이 70~120만원 수준이다. 수의계약을 없애고 이들의 밥통을 없애는 것이 과연 국가보훈처가 생각하는 사업의 투명화인지 되묻고 싶다. 또한, 지역봉사활동을 추가한다고 하는데 현시점에서 향군처럼 지역봉사와 공익활동을 많이 하는 단체는 그리 많지 않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질서유지를 위한 자원봉사도 향군이 없다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디에 근거를 두고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를 법률조항으로 추가한다는 말인가. 차라리 향군의 공익적 봉사활동이 미흡하다면 좀 더 잘하고 많이 하라고 권고하면 족하지 않을까.
셋째, 회원자격 조항을 완화한다는 것은 현 800만 향군회원에서 회비를 내는 회원만을 정회원으로 인정하겠다는 논리로 이는 향군의 손과 발을 묶어놓겠다는 것이다. 국가가 6.25이후 후방지역 작전과 국가건설사업에 인력이 부족할 때는 제대군인들의 노력을 동원하기 위해 ‘전역과 동시에 모든 예비역은 향군회원이 된다’고 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50여 년간 이용해 왔다. 이제 와서 특정 정권옹호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여 향군회원가입을 통제하려는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밷는 전형적인 ‘토사구팽’ 수법과 무엇이 다른가. 특히 국가위난이나 재난 시 향군조직을 즉각 동원하기 위해서도 보훈처의 회원 자격조항 완화는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차라리 전역군인들에게 회원가입 시 회비를 내지 않도록 하고 향군 운용예산을 국가예산에서 지원하여 향군조직을 더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제대군인을 위한 보훈처의 역할일 것이다.
넷째, 읍면동회 조직이 방만하다며 없애겠다는 것은 지극히 반민주적이고 독선적이다. 선진국일수록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분권화를 기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해 지방자치제를 발전시키고 있다. 하물며 미약하기 짝이 없는 향군의 읍면동회 조직에 대해 활성화대책을 내놓지는 못할망정 없애려는 발상자체가 권위적이고 향군의 뿌리를 없애려는 기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섯째, 민주적인 회장선거 제도를 신설하기 위해 회원이 직접 회장을 선거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신설하고 보훈처장의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향군을 어용단체화하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박탈하여 국가보훈처의 주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건상 전국 800만 회원이 직접 참여하여 회장선거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대의원 제도를 두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임기 3년의 회장을 뽑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비민주적이라는 말인가. 선진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도 대의원에 의한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뽑는다. 직접선거에 의한 회장선거는 투개표관리, 예산 등 향군여건상 오히려 혼란만 더 심각하게 초래할 뿐이다.
제대지원과장의 기고가 국가보훈처의 공식의견이라면 이야말로 궤변이며 특정 정권을 위한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데 대해 측은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향군은 지난 55년간 국가위기시마다 몸으로 싸우고 건설현장에서 땀 흘리며 조국의 오늘이 있게 했다. 6.25 전쟁과정에서는 후방 예비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독도수비대를 창설하여 실효적으로 지배함으로써 독도를 지켜냈다. 그리고 1.21사태, 울진.삼척 무장공비 소탕작전에도 기여하고 향토예비군을 창설하여 국가에 인계한 공적을 잊었단 말인가.
국가안위를 걱정하여 행동한 향군의 정상적 안보활동을 두고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의사와 맞지 않고, 껄끄럽다고 해서 입과 발을 법으로 묶어버리겠다는 정부의 발상을 개탄해마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국가안보를 위해 평생을 바친 노병들의 애국심을 짓밟는 ‘향군법’ 개정과 같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 ‘정치적 중립’을 빌미로 침묵을 강요하려는 그 어떠한 탄압에도 우리 향군은 굴복치 않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국가보훈처의 향군법 입법 예고안은 ‘향군을 민주적이고 투명한 공익단체로 발전시킨다’는 허울 좋은 명분으로 향군의 정상적인 안보활동을 일체 할 수 없게 하고 보훈처장이 해당 임원에 대한 시정을 지시하거나 해임할 수 있도록 하며 나아가 향군의 뿌리인 읍·면·동 향군지회를 폐지함으로써 허수아비 향군을 만들려는 기도가 다분하다.
이는 한마디로 말해서 향군이 더 이상 향군으로서의 역할을 못하게 하는 ‘향군 죽이기 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보훈이 과연 무엇인지 도외시하고 제대군인들의 친목단체에 대한 무소불위의 권위를 내세우려는 보훈처 관계관의 비논리적 사고에 더욱 분노를 느낀다.
권재찬(코나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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