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법사수대회? 기억 안나요!'
법정 증언대 선 국보법사수대회 진압 전의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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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10월 4일 서울시청광장에서는 국내 보수단체들이 대거 집결한 가운데, 국가보안법 사수를 결의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 ‘국보법사수대회’는 참가인원이 30만(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0만)에 달했던, 그동안 보수진영이 주최한 집회중 가장 규모가 컸던 집회였다.
당시 집회 참가자들 일부는 ‘노무현 정권 타도’ 등을 외치며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도, 물대포를 쏘며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와중에 경찰의 방패에 맞아 부상당하는 참가자들이 속출했다.
이와 관련해 집회 주최측은 ‘경찰이 사전 행진 허용 약속을 깨고 과잉진압을 했다’며 반발했으나, 경찰은 ‘허가되지 않은 행진을 시도해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한 것이며, 경찰 역시 시위대들의 폭행으로 부상당했다’는 취지로 반박하면서 부상을 입었다는 전의경들의 진술서까지 확보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07년 7월 수사당국은 집회를 주도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 등에게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를 적용해 때늦은 기소에 나섰고, 이 사건에 대한 3차 속행공판이 금일(21일) 서울중앙지법 505호 법정에서 진행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앞서 언급한, 당시 집회현장에서 진압을 하다가 시위대에 의해 부상당했다고 진술한 바 있는 예비역 전의경들이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이제는 복무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앳된 얼굴인 이들을 통해, 검사는 당시 집회가 불법폭력시위였다는 점을 들추어 내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따로따로 증언대에 선 증인들은 하나같이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대한지 오래됐고, 워낙 집회도 많았고, 시위대에 의해 부상을 입는 일도 다반사였기 때문에 해당집회가 어떤 건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2명의 증인은 당시 시위대에 의해 부상(각각 찰과상(까진 정도), 엄지손가락 꿰맴)을 입은 것은 맞다고 밝혔다.
심지어 자신들이 작성했다는 ‘진술서’에 대해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피고측 변호인이 “시위진압중 다칠 때마다 이같은 진술서를 쓰는가? 몇 번이나 써봤나?”라는 질문에, 증인들은 ‘많이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작성 경위와 관련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진술서 내용이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데, 이미 작성된 진술서에 서명만 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검사와는 반대로 경찰의 ‘과잉폭력진압’을 부각시키려는 변호인들은, 계속해서 “경찰이 먼저 물대포를 쏜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이에 대한 증인들의 답변 역시 ‘모르겠다’ 였다.
보다못한 판사가 “당시 집회는 특별한 집회였는데 어느 정도는 기억나지 않겠느냐?”고 물었으나, 증인들은 ‘그래도 기억 안난다’고 답했다.
이처럼 재판은 뚜렷한 성과(?) 없이 1시간 가량 이어졌다.
한편 4차 공판은 다음달 25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다음 공판에서는 피고 측 증인들이 나올 예정인데, 피고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중에 당시 집회관리를 했던 경찰간부가 포함되어 있어 주목된다.(konas)
김남균 코나스 기자(http://blog.chosun.com/hil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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