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헬기 순직 장병의 군인정신을 기리다
국방일보(2008.2.21) 보도에 의하면 야간 응급환자를 수송하고 부대로 복귀하던 육군항공 소속 헬기(UH-1H) 한 대가 2008년 2월 20일 오전 1시쯤 경기 양평군 용문산 일대에서 추락, 탑승자 전원(7명)이 순직했다. 이번 사고는 19일 저녁 사고헬기가 강원도 홍천 철정병원에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뇌출혈을 일으킨 육군상병(22)을 긴급 후송한 뒤 20일 새벽 0시55분쯤 수도병원을 출발, 복귀하던 중 발생했다. 목숨이 위태로운 병사를 구하기 위해 투철한 군인정신을 발휘, 야간 이송임무를 수행한 순직자들은 204 항공대대와 철정병원 소속 장병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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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대대 소속 신기용(조종사·44) 준위, 황갑주(부조종사·35) 준위, 최낙경(승무원·22) 상병, 이세인(승무원·21) 일병과 철정병원 소속 정재훈(군의관·33) 대위, 선효선(간호장교·28) 대위, 김범진(의무병·23) 상병이 그들이다. 먼저 순직자의 영전에 삼가 조의를 올린다.
장병들의 사연을 살펴보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정재훈 대위(군의관)는 지난해 10월 결혼, 불과 4개월 된 신랑이며 내년에 전역할 예정이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부인은 임신 중이다.
선효선 대위는 중환자실 담당 간호장교이며, 2살과 6개월 된 어린 두 딸을 두고 있다. 남편도 육군대위다.
신기용 준위(조종사)는 육군항공의 ‘표준교관 조종사’로 2005년 치악산에서 추락한 등산객을 구조한 공로로 군사령관 표창을 받은 바 있으며, 유족으로는 부인과 딸 둘이 있다.
황갑주 준위(부조종사)는 2남 1녀의 아버지이다. 2007년 9월 남동생 부인이 숨지자 갓난아이(1살) 조카를 데려와 양육하고 있다.
최낙경 상병(승무원)은 부모, 여동생이 전북 익산에 살고 있다. 익산대학 자동차학과 1학년에 재학 중 입대했다. 선·후임병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김범진 상병(의무병)은 10월 8일 전역을 앞두고 있다. 1남 2녀 중 장남이고 지난해 병원 내 친절병사로 선발되었다.
이세인 일병(승무원)은 부모와 형, 누나 2명, 여동생이 경남 거제에 살고 있다. 거제대학교 선박건조과 2학년에 재학 중 입대했다. 효심이 지극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UH-1H 헬기 12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 육군병력을 공중수송하는 주력 기종이다. 여러 나라에서 인명구조와 인원수송, 의무후송, 구조, 정찰, 화력지원 임무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사고헬기는 1990년 11월에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UH-1H를 한국항공산업(KAI)이 개발 중인 한국형 기동헬기가 2010년부터 생산되면 단계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이 기종은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90년 이후 국내에서 10건의 비행 사고를 냈다. 특히 1990년 12월에도 전북 부안군 위도면 하왕등도 남서쪽 5Km 해상에서 응급환자를 수송하다 해상에 추락, 조종사 등 6명이 사망했다.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이날 희생 장병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국군수도병원을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김 장관은 육군사관학교·수도방위사령부·해병대사령부 방문일정을 급히 취소하고 사고원인과 사태 수습과정 등을 보고받은 후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첫째, 철저한 사고조사를 통해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육군은 이날 모든 UH-1H의 비행을 중단시키고 육본 감찰실장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을 구성하여 사고경위를 정밀하게 조사하고 있다. 그리고 국방부장관은 사고원인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이미 지시했다. 사고원인은 앞으로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지금단계에서 이런, 저런 가능성을 추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순직자의 군인정신을 널리 고양해야 한다.
정부는 이들의 공적을 높이 기리며 전원 1계급 승진을 추서했다. 이들은 모두 살신성인이다. 이들이 보여준 전우애와 희생정신은 군인정신의 표상으로 장병들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다. 장례절차, 유가족에 대한 사후조치 등 철저한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군(軍) 의무후송체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 공군에는 탐색 및 구조전대가 있다. 의무용 헬기가 청주기지에 배치되어 있다. 내부에 응급 의무 장비가 갖춰져 있는 유일한 헬기다. 야간·저시정 비행능력도 우수하다. 가끔 격오지(백령도, 연평도 등)의 군인 및 민간인 응급환자를 후송하고 있다. 이번과 같이 멀리 떨어진 지역의 시간을 다투는 응급환자에 대한 지원에 제한이 있다. 앞으로 이런 의무용 헬기를 추가로 도입하여 강릉기지·울릉도·백령도/연평도·제주도 등에 배치하여 전국지원망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軍) 전반에 대한 의무 후송체계를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전쟁 시에 지금의 공군보유 의무헬기로 충분한지부터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전선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부상자를 어떻게 신속히 후송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대한민국이 아직도 전국적인 긴급 민간인 의무후송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다. 국방부가 주도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여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 다시 한번 순직자들의 영웅적인 희생정신에 최상의 경의를 보내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Konas)
김성만 (예,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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