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과 관련된 한 가지 사연: K장군의 경우
이제 김대업이란 사람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공작정치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가 2002년 7월 공작정치의 결과로 정권의 향배가 뒤바뀌었다는 사실도 이제는 진부한 것이 돼 버린지 오래다. 하지만 그러한 역사의 굴절 뒤에서 피눈물 흘렸던 사람이 적지 않은데도 우리는 그에 대해 무관심하다. 언론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다음에서는 한 ‘사람’과 그에게 얽힌 억울한 한 가지 ‘사실’을 여러 분에게 소개하기로 한다. 더불어서 지난 10년 좌파정권 기간에 이 같은 청산되어야 할 과거사가 없지 않은지 우리 모두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02년 7월경 대통령선거전(한나라당 이회창, 새천년민주당 노무현)이 치열하였고, 당시 이회창후보의 아들 병역면제과정에 비리가 있었는지의 여부가 매우 큰 정치적 쟁점이었다. 당시 민주당측에서는 이회창 후보 사퇴를 요구하였고, 한나라당은 정치적 음해라며 날선 공방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에게는 매우 큰 감표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때 의무하사관출신의 김대업이 “이회창후보의 처 한인옥이 병무관계자에게 금 2,000만원의 뇌물을 주었다”고 폭로하여 정국에 회오리를 몰고 왔다.
김대업은 의무하사관으로 재직시 수많은 병역관계의 부정을 저지른 자로서 병역상의 편의제공을 미끼로 의뢰인과 성관계를 맺고, 돈을 요구하였다가 거절당하자 미리 찍어 놓은 사진을 뿌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자로 군법조계에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도 당시 김대업은 군검합동병역비리수사본부에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스스로 나타나 합류하였던 것이다.
김대업의 폭로로 선거정국이 요동을 치자 기자들이 김대업의 폭로가 사실인지의 여부에 관하여 국방부장관에게 해명을 요구하였다. 이 때 K 장군은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의해 기자브리핑을 실시했다. 원래 브리핑은 대변인이 하게 되어 있었으나, 사안이 워낙 민감한 것인데다가 법적 문제가 걸려 있는 것이어서 대언론 브리핑 업무가 이 K 장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K 장군은 “김대업의 폭로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고, 정황상 김대업의 폭로는 ‘거짓’으로 보인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발표는 즉각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오게 되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사주에 의한 정치적 공작 및 상대 후보에 대한 음해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노무현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으나, 민주당측은 K 장군은 한나라당에 줄을 선 정치군인이라며 강하게 비난하면서 당장 보직해임시킬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사단은 노무현 정부의 실세들에게 괘씸죄로 기록되게 된다.
그리하여 2003년 10월 K 장군은 관례에 따를 것 같으면, 승진해야 하는데 그 반대로 강제전역 당하기에 이른다. 그에 앞서 청와대는 K에 대해 수사하도록 대검찰청에 지시했다. 관례상 크게 문제되지 않는 사안을 법률적으로 포장, 그에게 특가법상의 범죄 낙인이 붙어지게 됐다. 우여곡절의 과정을 거쳐 그는2005년 5월 12일 대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는 전역 후 장군 연금도 50%밖에 받지 못하였고, 또 변변한 일도 하지 못하여 어렵게 살아왔다. 작년 말 노무현 정부가 사면 조치를 취하였을 때 이 사람도 그에 포함됐다. 다행히 그가 갖고 있는 자격증을 갖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오늘 오후에 그에게서 좋은 소식이 들려 왔다. 그의 자격 회복을 위한 심사가 잘 돼서 조만간 다시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축하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그의 일이 잘 되길 바란다.
그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훌륭하게 살아 온 군인이다. 필자는 그를 1986년부터 알고 있다. 물론 자주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는 진실을 말하다가, 즉 김대업의 폭로는 거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가, 본의 아니게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정치적 싸움에 휘말렸고, 이에 따라 인생역정이 완전히 뒤바뀐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승자에 의하여 표적 수사를 받아 범죄인의 누명을 쓰다가 작년 말에야 비로소 사면, 복권되기에 이르렀다.
이 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어디 한 두사람이겠는가. 다만 필자가 알고 있고, 또 그냥 지나치긴 그렇고 해서 몇 자 적어 보았다.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에 앞으로 청산되어야 할 과거사가 적지 않게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된다. K라는 사람의 사연 역시 그냥 지나치면 영원히 묻어지게 될 것 같아 여기에 기록으로 남기기로 한다.(konas)
제성호(중앙대 법대교수)
출처:http://www.freezo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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