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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살상무기 포기한 카다피 "북한·이란도 뒤따라야"

Written by. 중앙일보 최원기 기자   입력 : 2003-12-24 오전 9: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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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민 비극 더이상 없게" 
 

가다피와 리비아는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에서 발생한 팬암 103편 여객기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인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는 22일 북한과 이란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 리비아의 '솔선수범'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



카다피는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외곽에서 23일 방영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감출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북한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이 비극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리비아의 모범사례를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또 왜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이라크 전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한스 블릭스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카다피 국가원수가 이라크에서 발생한 상황 때문에 두려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에 따르면 리비아는 그동안 북한의 도움을 받아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왔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리비아의 우라늄 농축 핵 개발이 미국 정보당국이 당초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진전된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



리비아는 지난 19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며 조건 없이 국제사찰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중앙일보)


리비아 발표 다양한 반응 불러와

각국 지도자들과 팬암기 사건 유가족들 엇갈린 의견


세계 정상들과 정치인들은 핵무기 및 테러 확산 방지의 일환으로 대량살상무기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러나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에서 희생된 팬암 보잉 여객기 희생자 유가족들은 "모아마르 가다피 정부와의 타협은 결과적으로 테러를 보상해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레어 영국 총리는 금요일(이하 현지시각)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 계획 포기 의사를 밝힘으로써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TV연설에서 부시 대통령은 "가다피가 국제 기구 사찰단의 조건없는 리비아 입국을 즉각 수용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 사찰단은 핵무기 및 생화학 무기 등 모든 부분을 사찰하게 되며 이를 폐기하는 것 또한 감독하게 될 것"이라고 부시 대통령은 말했다.



같은 시각 블레어 총리는 런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리비아는 이번 행동을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가다피와 리비아는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에서 발생한 팬암 103편 여객기 폭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시인했다.   


에드워드 마키 미 하원의원(민주당·메사추세츠주)은 "이라크전 발발 전에 있었던 이라크 무기사찰 결과를 무시했던 부시 행정부가 리비아의 경우엔 이를 환영하는 등 정책에 있어 이중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이를 비난했다.



"나는 IAEA의 사찰을 신뢰한 대통령의 이번 결정으로 모아마르 가다피가 이 협정에 따르도록 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이라크에 간 IAEA 사찰단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던 당시 만큼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라고 마키 의원은 말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IAEA의 사찰이 언제 어느 곳에서건 우스운 결과만 나왔다며 이라크에서 전쟁을 벌였다. 미국이 IAEA의 대량살상무기 수색이 속수무책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간주한 덕택에 이라크에서는 미군 병사들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도미니크 드 빌팽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 역시 국제기구의 감시 하에 대량살상무기 계획을 폐기하겠다는 리비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와 같은 진전을 가져온 영국과 미국의 외교적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빌팽 장관은 "가다피의 이번 결정은 무기 확산에 대한 외교적 접근'으로 이뤄낸 성공적인 예"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과거, 유엔 무기사찰단에게 이라크 시설들에 대한 사찰 시간을 더 줬어야 한다며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채택하는 대신에 전쟁을 벌이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비판하던 주요 국가들 중 하나였다.



프랑스와 더불어 이라크전 반대에 동참했던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리비아의 발표에 대한 논평에서 "이와 같은 조치는 러시아와 전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주장했던, 외교를 우선으로 하는 다자간 협상 틀 안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한스 블릭스 전 유엔 무기사찰단장과 함께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 작업을 이끌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감독관은 토요일 비엔나에서 리비아 고위 당국자와 만나 리비아의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리비아 국가 과학연구 위원회 의장 마투그 무하메드 마투그 박사가 6명의 리비아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고 IAEA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들이 리비아 트리폴리로 돌아갔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현재 그들의 공식 임무는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팬암기 사고 유가족들은 유감 표시



지난 여름 리비아는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에서 발생한 팬암 103 여객기 폭파 사건에 대해 보상했다. 당시 사고에서는 탑승객 2백59명과 지상에 있던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협정에 따라 리비아는 유엔이 제재조치를 풀 경우 유가족들에게 1천만-4백만 달러(약 1백20억-48억원)를 지불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월 표결을 통해 제재조치를 풀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제재조치 해제는 아직 유보된 상태다.



낸시 펠로시 하원 소수당 의장은 "리비아는 지난 몇년간 팬암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것을 포함해 자국의 국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애써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비아의 이와 같은 다짐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요원들이 장착한 폭탄에 의해 여객기와 함께 희생된 희생자들의 유가족들로부터 날카로운 비판이 날아들었다.



"이를 통해 내가 알게된 것이라고는 가다피가 3만1천피트(약 9천4백48미터) 상공에서 미국인 1백89명을 학살했으며, 부시 미 대통령과 블레어 영국 총리가 기꺼이 그의 협력자가 되고자 하는 이 시점에도 그에게는 미국이 건 현상금이 걸려 있다는 것이다"라고 버트 애머맨 팬암 희생자 가족 대변인이 말했다. 그는 당시 사고로 형제를 잃었다.



"리비아라는 국가 자체는 나와 상관이 없다. 만일 가다피가 정권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나는 이 결정을 열렬히 지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외교 정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어떤 도덕적 원칙을 가져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애머맨 대변인은 "테러를 지원하는 나라의 지도자들과 정부차원에서 테러를 지원했다는 것이 기록을 통해 증명된 가다피에 대한 추적을 지원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토리아 쿠목 팬암 103편 유가족 대표는 "그들이 제재상태에서 벗어날까 걱정이다. 왜냐하면 만일 리비아가 져야할 모든 범죄적 책임과 결과가 돈 뿐이라면 그것은 앞으로 미국인들에 대한 테러를 막는 데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다피 아들 "이라크와 우리는 무관"



가다피의 아들은 아버지의 결정이 이라크전이나 최근 체포된 사담 후세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자신들과 연결짓는 것을 일축했다.



사이프 알-이슬람 가다피는 토요일 "사담 후세인 체포나 이라크 침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CNN에 말했다.



"사실 우리는 이라크 침공 이전부터 협조하기 시작했으며 2주전 이미 공조 결과를 발표하기로 결정했다"고 그는 CNN의 안드레아 코펠에게 밝혔다.



"그것은 9개월이나 걸리는 실로 오랜 동안의 비밀 협상이었으며, 2주전 합의를 끝낸 후 우리는 '합의가 끝났다. 발표하라'고 말한 바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블릭스 단장은 "모아마르 가다피가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겁을 집어먹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블릭스 단장은 리비아가 자신들이 보유한 무기들을 공개함에 있어 과장이 좀 있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들의 행보에 대해서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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