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핵전쟁 위험 고조"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핵 전쟁의 위험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26일자 호에 실린 대담에서 "과거 어느 때 보다 핵전쟁 위험이 가장 큰 상태"라면서 "핵무기에 대한 새로운 국제적 통제 체제가 합의되지 않을 경우 위험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가 절제력이 없는 독재자와 테러리스트의 수중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데다 민주주의 국가들 내의 핵무기 역시 도난이나 고의적 파괴, 사고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제적 핵무기 암거래 시장이 최근엔 "한 나라가 계획을 세우면 다른 나라가 익명의 최종 수요자를 위해 원심분리기를 생산하고 제3국에서 목적지 까지 수송하는 등 정교한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추진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거래에는 장사꾼 같은 핵전문가들과 비도덕적 기업은 물론 아마도 국가 기관들까지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리비아와 이란은 이런 네트워크들을 광범위하게 이용했으며, 이란은 이 점에서 리비아에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
파키스탄의 핵무기 밀거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는 "특정 국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않겠다"면서 "그러나 밀거래에는 남과 북(선진국과 후진국) 양쪽의 일부 세력이 관련돼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프로그램은 현재 핵비확산체제가 당면한 가장 위험한 것이며, 북한에서 만일에 사용 준비를 완료한 핵폭탄이 발견되더라도 나로선 놀라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내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극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개발 중인 소위 소형 전술 핵무기에 대해 "이는 국제적 핵 폐기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핵 폐기 관련 조치들을 감독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한 그는 "이는 IAEA만 책임질 수 있으며 다른 어느 곳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국제적인 핵기술 수출 통제 노력이 실패했다면서 "유감스럽게도 파키스탄과 인도, 이스라엘의 핵폭탄 개발을 막는데도 실패했음을 시인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인류 역사 상 어떤 문명도 자발적으로 강력한 무기들을 모두 제거한 일이 없으며, 우리가 그것을 처음 이루게 될 것인 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런 희망이 없었다면 오래 전에 이 일을 그만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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