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1.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정책 QDR2010

美 '2010 QDR' 분석

Written by. 박원곤   입력 : 2010-02-12 오전 10:29:53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오바마 행정부가 마침내 출범 1주년이 지난 시점에서 ‘4개년 국방검토(QDR·Quadrennial Defense Review)를 통해 국방정책 기조를 밝혔다. QDR는 법에 의해 국방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담아 4년마다 발표된다.

이번에 발표된 QDR 2010이 중요한 이유는 지난해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의 안보·군사정책 기조와 목표를 담은 첫 대외 공개 공식문서라는 점 때문이다. 미국의 안보·국방정책과 관련된 가장 상위의 문서인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NSS·Th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을 비롯한 안보·국방관련 문건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QDR가 발표됨으로써 오바마 행정부 국방정책 실체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QDR 2010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미국이 전쟁 중임을 강조한 것이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이것은 전쟁 상황에서 발표되는 QDR”임을 서문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 의미는 QDR 2010이 미래 위협에 대한 대비보다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 상황을 극복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전 QDR와 비교할 때 QDR 2010은 미래 지향적인 내용이 많지 않다.

2001년과 2006년 QDR의 경우 각각 `21세기 미군의 건설'과 `21세기 총체 전략의 발전' 등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는 내용이 적지 않은 비중으로 포함된 것에 비해 QDR 2010에는 ‘전력 균형’ ‘미군 및 가족 보호’ ‘관계 강화’ ‘국방 운영 개혁’ ‘국방위기 경영’ 등 주로 현 상황을 반영한 것들로 절이 구성돼 있다.

또 QDR 2010이 제시하는 두 가지 핵심 목표도 현재 진행 중인 전쟁에서 승리하며, 이를 위해 당장 필요한 지원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현 상황 대처를 강조한다면 이는 미국의 군사대비태세의 급격한 변화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을 수 있다. 부연하면 부시 행정부 1기 럼즈펠드 장관의 이른바 ‘군사력 변환’에 따라 전 세계 대비태세의 전면 개편을 추구한 것과 같은 틀을 바꾸는 획기적인 변화는 추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미 시작된 정책, 예를 들면 ‘전략적 유연성’과 같은 전진배치된 미군 전력의 운용 방침은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지속하겠다는 방침도 내재돼 있다. 또 현 위협에 먼저 대응하겠다는 의지는 무기체계 획득 분야에도 반영되고 있다. 게이츠 장관은 QDR 2010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작전과 대테러 작전 등에 직접적으로 필요치 않은 무기체계, 예를 들면 항공모함 건조와 F-22 전투기 생산 등의 중단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QDR 2010이 강조하는 현 위협에 대한 대비는 안정화 작전의 강조로 나타나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기 대테러 전쟁에서 궁극적인 승리를 이루지 못한 이유를 안정화 작전에 대한 개념부족으로 인식한 것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민사작전이 포함된 안정화 작전을 군의 임무로 보지 않는 경향이 존재해 왔다.

이러한 경향은 부시 행정부 때도 지속돼 2001년 9·11테러 직후 미 국방부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공세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 이후 안정화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다시금 군사적 어려움을 겪게 되자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안정화 작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둘러 교범을 만드는 등 많은 노력을 경주했고, 그러한 경향이 QDR 2010에도 반영된 것이다.

QDR 2010은 군사력 건설 방향을 제시한 ‘전력 건설’에서 대테러 작전과 반폭동 작전의 핵심을 안정화 작전에 두고 특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경험을 군사 독트린과 군 훈련, 작전계획, 군사력 발전 등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지구 차원의 안보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주창해 오던 이른바 ‘협력적 리더십’이 QDR 2010에도 반영돼 있다. 협력적 리더십은 미국이 더 이상 홀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책임을 분담하는 정책을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QDR 2010에서는 이를 “미국이 가장 강력한 국제사회의 행위자이지만 동맹 및 우호국과의 보다 큰 협력 없이는 안정과 평화를 유지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의제로서 9·11테러 이후 기정사실화된 테러조직과 WMD 확산 위협 외에도 다수의 비전통적 위협, 이중에서도 기후변화를 중요한 의제로 포함시킨 것이다. 또 미국이 식별하고 있는 위협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포함돼 온 ‘잠재 적성국’ 혹은 ‘신흥 강대국’이 강조되지 않고 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발표된 중요 국방정책 문건에서는 중국을 미국이 경계해야 할 잠재적 경쟁국 또는 적성국으로 담고 있는 것과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QDR 2010에 이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이를 종합할 때 오바마 행정부의 국방정책은 당분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모든 작전을 승리로 종결하기 위해 필수적인 국제사회의 협력을 최대한 도출하며, 특히 국제사회의 핵심 행위자인 중국을 국방정책 차원에서 자극하는 일을 삼가하려는 것으로 읽을 수 있다. 동시에 논란의 여지가 적고 세계적인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비군사적인 의제를 선점함으로써 부시 행정부 때 잃어버린 미국의 도덕적 리더십을 회복하고자 한다.

QDR 2010에서 제시된 국방전략 분야에서 일부 해석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정책은 “거의 동시간대에 발생하는 다수의 전장 대비”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두 군데 이상에서 국가급 공격에 대비하는 동시에 복수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클린턴 행정부 때 추구된 바 있는 ‘동시승리전략’과 부시 행정부 때 주창돼 온 ‘1-4-2-1태세’ 등의 전력기획틀 형태로 제시된 것은 아니다. 두 개 지역에서 대비를 언급하지만 QDR 2010은 구체적인 지역 혹은 전력 건설과 연계하지 않고 있으므로 동시 승리 전략이 전제하던 한반도와 중동을 주요전구전쟁(major theater war)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간주하고 이에 적합한 전력을 건설하고 작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것과는 다르다.

같은 맥락에서 QDR 2001과 2006에서 언급된 “본토를 방어하고[1], 4개의 전진 배치된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하며[4], 2개의 중첩된 군사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2], 제한된 수의 우발사태[1]에 대응한다”는 1-4-2-1과도 다르다.

따라서 QDR 2010이 두 곳 이상의 국가급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재래식 군사력 규모 유지 수준을 원칙 차원에서 밝힌 것이다. 특히 QDR 2010에서의 강조점이 두 곳의 전장보다 다수의 예상치 못한 복합상황 대비에 놓여 있으므로 정형화된 형태의 전력기획틀이 아닌 유연한 대응을 강조하는 것으로 읽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QDR 2010은 미국의 절박감을 반영하고 있다. 여전히 호전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공약한 이라크에서 성공적 철군과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등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에 최우선 순위가 부여됐다. 군사대비태세, 핵심 군사작전 등도 현 위협에 맞춰져 있고, 국제사회의 협력도 같은 맥락에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초강대국 유지에 기여해 온 미래 지향적인 전력 건설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http://kookbang.dema.mil.kr/)

박원곤(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