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위기와 호르무즈 해협 위기에 대비하라
2010년에는 무엇이 세상을 시끄럽게 할 것인가. 정답을 알고 싶다면 2009년에 풀지 못한 큰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지진 해일(쓰나미)이나 화산폭발, 태풍 같은 천재지변은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고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니 논외로 하자. 여기서는 인간의 의지가 작용해 일어나는 사건에 집중한다.
2009년 세계가 풀지 못한 큰 숙제란, '가장 강성한 나라'인 미국이 풀지 못한 세계 문제가 된다. 미국이라는 국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강성한 나라'란 지위를 유지하는 것인데, 이 지위를 유지하는 것은 말로만 되지 않는다. 그에 합당한 땀과 피를 쏟아야 한다. 땀과 피란 여거 가지 이유로 발생한 난제를 풀어내는 능력이다.
2009년 미국은 첨단 무기를 갖춘 3만 명 이상의 병력을 투입하고도 아프가니스탄을 안정화하지 못했다. 막강한 화력과 정보력, 외교력을 구사했지만 북한 핵과 이란 핵 문제를 풀지 못했다. 문제는 미국은 이 문제를 반드시 풀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바라는 방향으로 풀어내야만 미국은 가장 강성한 나라란 지위를 유지할 수가 있다. 풀지 못하면 2위권에 있는 한 나라가 치고 올라올 수가 있다.(세계 각국을 10등분 할 경우 2위권에 들어갈 수 있는 나라가 치고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란이나 북한은 세계 2위권의 나라가 아니다. 7,8위권 아니라 9,10위권 나라인지도 모른다. 별것도 아닌 나라인데 이들이 추진한 핵개발을 미국이 막아내지 못하면 같은 등급에 속하거나 그 보다 상위 등급에 속한 나라들도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핵개발을 시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권위는 더욱 땅에 떨어진다. 미국은 절대 강자의 지위를 놓치게 되는 것이다. 반면 핵무장을 한 나라들은 자기 지역에서 패권을 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게 된다.
그리하여 지역별로 갈등이 일어나는데, 이 갈등은 보다 큰 것이라 미국은 막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러한 현상을 보고, 다른 지역에서 핵개발을 추진한 나라가 지역 패권을 추구한다면 그곳에서도 분쟁이 일어난다. 분쟁의 도미노는 미국을 추락시키고 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끌고 들어갈 수도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미국이 헤게모니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고심한다. 첨단 무기개발에 노력하기도 하고, 정보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하며, 외교력을 강화해 동맹국을 늘여나가는 방법을 찾기도 한다. 미국 싱크탱크들이 찾아낸 묘안이 시대의 난제를 풀어준다면 '경찰국가' 미국의 지위는 유지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미국은 무너져 내리는 시기를 맞게 된다.
2010년 세계를 위태롭게 할 문제는 2009년 미국이 풀지 못한 큰덩어리의 숙제들인데, 이것을 금방 꼽아볼 수 있다. 20년째 계속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와 지난 10여 년 사이 급부상한 이란 핵문제, 그리고 2003년 이후 안정화가 되고 있지 않는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문제를 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미국은 더 많은 국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한정된 국가 예산을 풀지도 못하는 외부 난제를 해결하는 데 쏟다보면,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써야 할 돈이 적어진다. 그리하여 국내에서도 큰 불만이 터져 나오면 미국은 안팎으로 곱사가 돼 더욱 쉽게 무너져 내리게 되는 것이다. 가장 큰 코끼리도, 가장 강한 사자도 안팎으로 문제가 쌓이면 죽음을 맞는다. 절대 강자의 적은 문제를 풀지 못한 절대 강자 그 자신이다.
경인년(2010년)에도 미국은 미국의 존립을 위협할 외부 난제를 푸는 데 전력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위에서 거론한 세 개 가운데 어느 것부터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혹자는 1만 7천여 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기로 한 아프간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하려고 한다고 예상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가 파병을 결정하며 아프간 철군 시기를 함께 언급했으니 미국은 아프간 문제 해결을 서둘 것이라는 해석이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세상은 미국의 의지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악동(惡童)이 어른을 끌고 나가는 경우는 너무 많다. 이란이나 북한이 핵무장 드라이브를 걸면 미국은 그것에 대처하느라 아프간 안정화에 힘을 뺄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심상치 않아 보이는 것이 이란 핵문제이다. 핵무장을 하겠다는 이란의 의지는 생각밖으로 강력한 것 같다.
핵무기를 개발하면 이를 싣고 날아갈 미사일이라고 하는 운반도구가 있어야 하는데, 이란은 북한을 통해 이 도구를 마련해가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2009년 12월 12일 북한산 무기를 싣고 급유를 받기 위해 착륙했다 억류돼 조사를 받은 일류신(IL)-76 화물기에서 나올 대포동 부품이다.
대포동은 수직에 가까운 각도로 발사돼 높이 올라갔다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져, 멀리 있는 목표물을 맞추는 전형적인 탄도 미사일이다. 대포동의 사거리는 2천, 3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이렇게 긴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의 수출을 금지하기 위해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을 만들었다. 북한과 이란은 MTCR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탄도미사일과 그 부품을 사고 팔 수 있다. 이에 대해 미국은 MTCR 참여국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도 PSI(확산방지구상)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이란이나 북한 같은 나라가 WMD(대량파괴무기)와 그 부품을 거래하는 것을 막고 있다.
북한이나 이란으로 가는 선박이나 항공기가 WMD 관련 물품을 싣고 연료나 식량 식수를 보급받기 위해 들어오면 그 선박과 항공기를 조사해 WMD 관련 물품을 압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태국에서 억류된 일류신-76 화물기에서는 견착식 대공(對空) 미사일 40기와 RPG-7 로켓 수백 정도 발견됐는데, 이 두 무기는 세계 도처에서 테러용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견착식(肩着式) 대공미사일은 사람이 어깨에 걸고 쏠 수 있는 미사일로 이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춘 항공기를 가까운 거리에서 쏴 맞추는 데 사용된다. 아프간에 주둔한 미군은 헬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미군 헬기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바로 견착식 대공 미사일이다. RPG-7은 전차를 잡기 위해 만들어진 무기인데, 지금은 테러 세력이 지상 공격을 하는 데 많이 사용하고 있다.
북한 발 화물기에서 대포동 미사일 부품과 함께 견착식 대공 미사일과 RPG-7 로켓이 다수 발견됐다는 것은 북한이 세계 테러 세력에게 무기를 수출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러한 북한산 무기를 수입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세력이 이란으로 보인다. 북한은 무기 수출에만 주력하고 테러 무기 사용에는 자제하고 있는데, 이란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1990년 남북으로 갈려 있던 예멘은 대화로 통일했으나, 지금은 공산주의를 따르던 북예멘 세력의 일부가 통일 예멘 정부에 반대해 게릴라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란이 북예멘의 게릴라 세력에 무기를 공급하는 등 후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정(王政)국가인데 왕족들이 부패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그로 인해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운동이 아주 강한데, 이들은 반(反) 왕정 세력으로 뭉치고 있다. 이란은 이러한 세력들에게도 무기를 제공해 사우디에 내전이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있다.
바레인이나 UAE(아랍에미리트)에 대해서도 같은 지원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란이 흔들고 있는 나라는 왕정을 하든 공화정을 하든 한결 같이 친미(親美)국가라는 점. 미국은 이러한 나라와 동맹이나 우호 관계를 형성해 이 지역에 대한 패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이란은 미국과 가까운 이러한 나라를 흔들어 미국 패권을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동에는 이란을 제어할 확실한 국가가 없다.
동북아에서는 북한이 세계 안보 지도를 흔들고 있는데, 이 지역에는 그래도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세 나라가 있다. 첫째는 오로지 북한만을 상대로 군사력과 정보력을 모으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북한은 대한민국과의 대결을 의식해야 하기에 미국을 괴롭히기 위해 국력을 사용하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둘째로는 북한의 오랜 우방인 중국인데, 중국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셋째로는 일본을 꼽을 수 있다. 북한이 한국을 공산화한다면 일본은 바로 공산 한국을 적으로 보고 대항할 것이 분명하다. 일본은 한반도가 공산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기에 북한 세력이 강해지면 어떤 형태로든 이를 제어하려고 나설 수밖에 없다. 이렇게 동북아에는 미국말고도 한·중·일 세 나라가 북한을 제어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으니 미국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만 주력하면 된다. 즉 무력 사용은 덜 검토하고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주력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이 있는 중동은 전혀 다르다. 중동에는 이란을 견제할 만한 나라가 없다. 이란을 견제해야 할 나라가 오히려 이란이 지원하는 반군(叛軍)세력에 휘둘리고 있는 형세이다. 미국의 우방국도 적다. NATO의 일원인 터키가 이란 서쪽에 있을 뿐이고, 최근 친미국가로 재편된 이라크, 그리고 쿠웨이트와 중부군사령부가 있는 바레인 정도가 미국의 동맹국인데, 이들의 힘은 동북아의 한국 중국 일본만큼 강하지 않다.
이 지역에서 미국을 대신해 패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는 이스라엘이다. 1981년 이스라엘은 지금의 이란처럼 핵개발을 시도한 이라크에 전투기를 보내 핵시설을 부수는 공격을 한 적이 있<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