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심리전 보류는 '잘못된 신호'
보류가 장기화되면 북한으로 하여금 남한에 대한 공갈 협박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오판을 줄 수 있다.
정부 관계자가 지난달 30일 “당초 기상 여건 때문에 전단 배포를 연기해 왔는데 정치적인 상황도 고려해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있다”며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해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방법으로 작전을 하겠다”고 밝혀 정치적 상황을 우선 고려한다는 뉘앙스로 전단 배포를 보류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6월 둘째 주에 실행하기로 한 확성기를 통한 대북(對北) 방송도 “실제 확성기 방송을 실시하는 것도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고 국방부가 언급했다.
이렇게 심리전(心理戰) 차원에서 계획한 대북 전단 배포 및 확성기 방송을 보류하는 것은 많은 국민을 의아스럽게 한다. 그동안 국민은 이명박 대통령이 3·26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단호한 대북 조치를 천명했는데, 과연 어떤 형태로 그 조치가 전개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치적 고려사항이란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인가. 이 대통령이 5월2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대북 심리전을 재개”하겠다고 하자 북한 인민군 전선중부지역사령관이 당일 “새로운 심리전 수단을 설치하면 직접 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한 엄포를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체류 직원의 안전을 고려해 심리전 자제를 요청한 데 대한 회답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 밖에 달리 고려할 요소가 있는 것인가.
대북 전단 배포 및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음에도 이를 보류하는 것은 그 자체로 북한에 대해 잘못된 신호일 수 있다. 보류를 장기화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북한에 대해 한국에 대한 공갈 협박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더 분명히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조준사격하겠다는 데 대해서는 김태영 국방장관이 밝힌 “즉각 대응” 조치를 주도면밀하게 수립, 시행하면 된다. 즉, 휴전협정과 유엔헌장에 따른 자위권 차원에서 무력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면 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안전 문제도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세부 철수 시나리오를 마련, 당당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밝힌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원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하면 될 것이다.
심리전의 사전적 의미는 물리적 전쟁과 병행해 혹은 물리적 전투를 기다리지 않고 특정한 집단의 의식에 작용하여 그 전투 의사를 감퇴·박탈 또는 조작하는 전쟁 형태를 말한다. 신경전 혹은 선전전이라고도 한다. 심리전은 기원전 540여년 전 페르시아제국의 기초를 마련한 키루스 대왕이 바빌로니아와 싸울 때 무력·관용·배려의 복합적 심리전을 활용해 자발적으로 적을 복속시켰 듯이 심리전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왔다.
오늘날에는 라디오·TV·인쇄물·인터넷 등 선전 매체가 과학적 진보를 한 심리전의 여건 변화를 고려해 허위 과장, 조작의 심리전은 당장 역공을 당할 수 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대북 심리전도 체제경쟁이라는 측면과 북한에서는 유일사상 체제가 종교적 신념화해 있는 특성을 고려해 새로운 개념의 심리전을 시행하면 될 것이다. 남북 대치 속의 특수상황을 고려한 선의의 ‘진실심리전’이다. 대한민국 자유민주 체제의 실상을 정확히 북한에 선전해야 한다. 그것이 대북 ‘진실심리전’의 핵심이다.
2004년 대북 심리전이 중단된 것은 과거 정권이 한국이 도와주고 양보하면 북한도 민족적 양심으로 한국을 이해할 것이라는 오판의 대북 정책 때문이었다. 이제는 당당하게 대등한 차원에서 공개된 체제경쟁 차원에서 심리전을 통일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해야 한다.(konas)
김 규(성우회 정책연구위원/전 재향군인회 안보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