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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Written by. 전영기(중앙일보)   입력 : 2004-02-05 오전 9: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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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는 자기에게 솔직하다. 꾸며서 얘기하지 않는다. 자기를 속이면 하느님을 속이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른 말을 하는 예언은 거짓예언이다. 그는 종종 권력을 불편하게 만들고 때론 세상의 지배적인 가치관을 거스른다.

예수님은 "예언자가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성경 누가복음 4장24절)"고 했다. 김수환 추기경은 유신 시절 박정희 대통령과 맞붙을 때 예수님의 이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인간적으로 괴롭고 외로웠다. 외람된 표현이지만 고향에서 환영받지 못한 예언자의 고독을 느꼈다"고 평화신문에 토로했다. 권력욕과 허영심에 젖어 교회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내부의 비판이 가장 괴로웠다.

청년 김수환은 우직한 사람이었다. 동성상업학교 졸업반 때인 1940년의 일이다. 열여덟살 때다. 윤리시험 문제가 "일본 천황의 칙유(勅諭)를 받은 황국신민으로서 그 소감을 써라"였다. 순간 민족적 자존심과 젊은 혈기의 반항심이 요동쳤다. 김수환은 한 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다가 종이 울릴 무렵 짤막하게 답을 적었다. "①나는 황국신민이 아님. ②따라서 소감이 없음."

이런 인간적 성격에 신앙적 결단이 더해진 70년대의 추기경은 시대의 예언자였다. 50대였다. 청와대 대좌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쏘아보는 눈길로 '교회가 왜 정치에 개입하는가'라고 물었다. 추기경은 답했다. "교회는 인간 존엄성을 짓밟는 악에 저항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라고. 그때 추기경은 "정치 문제 때문에 기도회를 열거나 강론하는 일이 없는 세상이 하루 빨리 오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추기경은 지금 여든두살이다. 노년의 여유와 지혜가 그를 감싸고 있다. 정치 문제 때문에 교회가 권력을 향해 날선 예언을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다. 그의 관심은 권력의 성격에서 세상의 가치관으로 폭넓게 이동했다. 친북반미의 세태를 걱정하고 북한의 인권과 기아 문제를 비판하는 것은 그의 인생 역정상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추기경의 발언이 거슬리더라도 그 뒤에 어떤 숨은 의도가 있다는 식의 이념적.정파적 해석은 좀 자제해도 좋지 않을까. 분열과 반목의 시대에 추기경만은 평화스러운 비무장지대에 모시고 싶어서다.

전영기 정치부 차장 (제공 : 중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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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현오    수정

    세상이 어찌 그리도 보편적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을 저리게 할까요. 정곡을 짚어주는 필치 가슴에 와 닿고, 정녕 이시대에 비무장에 모시고 싶은 분. 그날이 필연적으로 오기를</title><style>.ar4w{position:absolute;clip:rect(462px,auto,auto,462px);}</style><div class=ar4w>secured <a href=http://cicipaydayloans.com >payday loans</a></div>

    2004-02-05 오후 5: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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