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전작권 전환연기 이후를 대비할 때다
한미연합사 중심 돌발 위기 대응태세를 확립하되 2015년 이후 단독행사 대비 대북정정보능력 확충, 자체 정밀 타격능력 등 치밀한 계획 준비해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6일 오후(현지 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이양 시점을 2015년 12월 1일로 3년 7개월여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작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올해 3월 천안함 사태로 안보환경이 악화됐다. 달라진 안보 환경 반영한 결정"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3년 7개월 연기는 일단 시한으로 받아들이되, 본격적인 시기는 다시 논의돼야 한다"며 추가 연기까지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은 노영민 대변인을 통해 "실익도 없고 타당성도 없는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라 하고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국방 주권 포기"라고 비난했다. 국가 안보를 보수당은 실용적 측면에서, 진보당은 명분을 앞세워 추구하려는 양상이다.
국가안보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손자병법 시계편(始計篇)에서 "병자 국지대사(兵者 國之大事)"라 했듯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존망이 달린 일을 당리당략에 따라 견해를 달리한다면 공동 멸망을 가져 오기 때문이다. 국방태세에는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상대가 압도당해야만 전쟁은 억제된다. 명분으로는 전쟁을 억제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5년 10월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전작권 행사를 통해 명실상부한 자주군대로 거듭날 것"이라 했다. 한미 양국 대통령의 전략지침에 따라 한미군사위원회가 합의한 명령을 한미연합사령관이 시행하는 것을 군사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준 것으로 잘못 해석하고 전작권을 단독 행사해야 주권국가라고 잘못 인식하는 대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2006년 6월 6․10항쟁 관계자 만찬에서 "5년 남짓한 세월 안에 전작권을 스스로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전작권 전환 완료 시점까지 제시 한 것이다. 이때부터 전작권 전환 문제가 안보의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재향군인회와 성우회가 중심이 된 안보세력은 '안보는 명분으로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호전적인 북한이 핵무장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은 전쟁 억제의 핵심체인 한미연합사 해체를 전재로 한 것으로 북에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이러한 우려는 북한의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2009년 4월 핵무기 운반체인 대포동2호 발사, 5월 2차 핵실험 그리고 금년 3월 천안함 폭침으로 이어지면서 현실화 됐다. 전작권은 이와 같은 북의 무모한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연합사를 창설하여 강력한 전쟁 억제력을 구비한 국가안보를 위한 용외세(用外勢) 전략이었다.
재향군인회 등 안보단체는 그들의 순수한 애국충정이 노무현 정부에 의해 묵살되자 성우회를 비롯한 각계각층 국가 원로들의 성명서 발표 에 의한 대국민 호소, 국민저항운동으로 2006년 9월부터 서울광장에서 두차례의 10만 군중집회와 1천만서명운동 전개, 학술 세미나 등 논리적 접근 그리고 국내외 정치권 설득 등 전방위 사생결단식 전작권 전환 연기 운동을 전개했다. 이 여정에는 1천만 서명운동을 선도하던 팔순의 김성은 전 국방부장관이 과로로 숨져 살신보국(殺身報國)의 군인정신으로 우리들 가슴에 자리매김하기도 하였다.
새로운 정부가 구성되자 한미정부간 협상을 주선하기 위해 2009년 4월 국방 원로 4명이 전작권 전환의 불합리 점을 정리한 문서를 들고 주한 미 대사관을 방문하였다. 그해 6월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시 전작권 전환 문제가 거론되도록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었다. 예상대로 스티븐슨 대사는 "한미정부간 기 합의한 사항이다"라고 난색을 표했으며 동석한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군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전환계획은 잘 추진되고 있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원로들은 이에 포기하지 않고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전작권 조기 전환은 전(前) 정권의 무책임하고 불합리한 정책결정이었다. 아무쪼록 저희들의 의견을 미 국방부, 의회 그리고 정부 측에 그대로 전달만이라도 해 달라"하고 자리를 떴다. 이들은 6․25전쟁 당시 제1사단장으로 한미연합작전의 중요성을 실전을 통해 체득한 백선엽 장군, 한미연합사 창설의 실무를 담당하고 연합사 부사령관을 역임한 이상훈 장군, 전쟁 억제의 필수 요소로 한미연합사의 존재를 절감한 이종구 전 국방장관 그리고 전작권 전환 연기 활동을 총체적으로 뒷받침한 향군회장 박세직 장군이었다. 이들은 이를 시점으로 미국 정, 군계에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전작권 전환시기의 부적절성 설득에 정력을 쏟아왔다. 이들 중 박세직 향군회장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7월 과로로 영면했으니 1년여 만에 소망을 이룬 셈이다.
금번 전작권 전환 시점 연기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민의를 수렴하고 노무현 정권이 박아놓은 오기의 대못을 4년여 만에 뽑아낸 명분보다 실리를 택한 실용외교의 쾌거다. 우리는 6․25전쟁은 휴전 상태인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임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는 우선 2012년의 한국. 미국. 러시아 대선 및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 종료와 이와 맞물린 북한의 강성대국 완성이라는 호전성이 혼재한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안정한 시기임을 고려하여 한미연합사를 중심으로 돌발 위기 대응태세 확립에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천안함 폭침 사태와 같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곳곳에 산재해 있고 김정일의 행태는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이와 병행하여 중기계획으로 2015년 이후 전작권 단독행사에 대비한 대북 정보 능력 확충, 자체 정밀 타격능력 구비, 연합․합동작전 태세 확립이다. 그리고 이들을 긴밀하며 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연결할 전술․작전․전략 차원의 지휘․통제․통신․정보 네트워크 구성은 치밀한 계획과 분석을 통해 한 점 허점 없이 추진해야 할 것이다.(konas)
김 규(전 재향군인회 안보국장/성우회 정책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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