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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왕조 붕괴 전략

‘북한 왕조붕괴’전략은 동시에 ‘북한 주민 구출’ 전략..천안함 이후 미국 그리고 일본, 유럽 국가들의 대북 전략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Written by. 이춘근   입력 : 2010-08-10 오후 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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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북쪽에는 그 이름만으로는 세계에서 제일의 민주주의 적인 국가가 존재하고 있다.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니 이 나라는 인민이 주인이 되며, 다수결에 의하니 민주주의이고, 통치 권력이 일개인 혹은 소수의 수중에 있지 않고 다수에 의해 행사 된다는 의미에서 공화국이다.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단어를 세 개 씩이나 포함한 국명을 가진 나라는 세계에 북한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을 인민을 제일로 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인민이 수백만씩 굶어 죽어도 망하지 않고, 인민들에게 지원하라는 외부의 원조로 핵폭탄과 미사일을 만드는 나라가 민주주의 일 수 는 없다.

북한은 현대판 왕정이다.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권력 세습을 한 것도 20세기말 세계정치의 웃음거리였는데 이제 그 세습은 3대를 향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을 왕조라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민의 궁핍과 관계없이 정권이 유지되고 있는 나라기 때문이다.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2010년이 시작된 이후 종잡을 수 없는 우왕좌왕의 대남 행보를 보이다가 결국 3월 26일 대한민국 군함 천안 함을 격침 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전시상태도 아닌 상황에서 상대방의 군함을 잠수함으로 격침 시킨다는 것은 비겁한 행위다. 영국 해군은 한때 잠수함은 비겁한 무기이기 때문에 영국이 가져서는 안 될 무기라고도 했다. 잠수함 공격은 등 뒤에서 몰래 칼로 찌르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같은 비겁 행위와 행위자체를 부정하는 북한의 행태는 한반도 주변 군사 안보 상황에 급변을 초래했고 대한민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대북전략에 일대 변화를 초래케 했다.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적의 “핵심부(Center of Gravity)"를 표적으로 삼는 전략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전략 핵심이 어디인지를 아는 일은 생각 보다 쉽지 않다. 그래서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작은 나라와 싸울 때 손쉬운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와 상대할 경우 상대방의 전략 핵심은 그 나라의 국민들이다. 그러나 독재국가의 경우 전략 핵심은 독재국가의 지도자 그 자신일 경우가 많다. 1991년 걸프전쟁 당시 미국은 이라크의 전략 핵심을 이라크의 공화국 수비대(군대)라고 생각하고 이를 격멸 했지만 후세인이 계속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래서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는 후세인 그 자신을 전략적 표적으로 삼아 전쟁을 수행 했다.

그동안 대한민국을 포함한 서방측의 대북정책 역시 북한의 전략적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었다. 왕조국가 북한을 아무리 경제제재 해 봤자 고통을 받는 것은 북한 주민들뿐이었고, 북한 주민들의 고통에 북한의 왕정은 꿈쩍 하지도 않았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김정일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가중 시켰다. 북한 주민들을 위한 인도적 지원마저 북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북한의 군부와 지도층을 돕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에서 북한이 보인 행태는 결국 대한민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대북 전략을 바꾸도록 하였다. 김정일 정권을 그대로 놓아둔 채 북한이 야기하는 각종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천안함 격침사건 이후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 유럽 국가들의 대북한 전략이 눈에 띄게 변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까지 밝혀진 진실을 부정하는 비겁한 북한 왕조 그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 맞춤형 대북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미국 국무부 로버트 아인혼 대(對)북한·이란 제재 조정관은 미국이 추진 중인 대북 금융 제재 방안에 대해 한국 정부와 협의했다. 미국은 북한 권력층의 사치품 수입, 위조지폐·마약 유통 등을 통한 북한의 불법적 외화 조달과 관계된 기관과 ·개인의 리스트를 만들어 각국 금융기관에 통보하고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유엔 결의와 기존 행정명령으로도 북한의 무기와 사치품, 위폐·마약 거래를 차단할 수 있지만, 이번 제재에선 북한만을 겨냥해 제재 대상을 구체화하였다.

미국 국무부가 북한 왕조의 핵심부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군이 한반도 주변에서 벌이는 훈련 역시 그 표적이 분명하다. 일본의 카데나 기지에서 이륙한 후 주석궁에 도달하는데 30분도 걸리지 않고, 지상 레이더가 F-22를 찾아내는 것은  마치 풍뎅이 한 마리를 찾는 것과 같다는,  거의 완벽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무적의 최신예 전투기 F-22가 한반도 상공을 날았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자신을 희생하고 국민을 살리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북한의 지도자들은 자기들이 살기위해 국민을 희생하는 길을 택했다. 그래서 ‘북한 왕조붕괴’전략은 동시에 ‘북한 주민 구출’ 전략이다. 천안함 사건으로 조성된 한미 양국의 흔들림 없는 대북 전략의 탄탄한 공조를 기대한다.(konas)

李春根(이화여자 대학교 겸임교수/미래연구원 연구처장)

* 이글은 민생경제정책 연구소가 매달 간행하는 [이슈와 정책] 2010년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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