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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징후' 보이는 남북 민간교류

Written by. 코나스   입력 : 2004-02-10 오전 5: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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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대규모 남북공동행사인 3.1 민족대회와세계대학생평화축제 등이 북측의 통고로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재작년 10월 북핵위기가 불거진 뒤에도 남북 당국은 국제정세 등 정치적인사안과는 무관하게 금강산관광 등 경협을 지속해온데다 3.1, 6.15, 8.15 등 민간차원의 공동 행사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북한의 달라진 태도는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북측은 남북 공동행사의 관례상 작년 3.1 행사가 서울서 열린 만큼 올해는 평양에서 열자는 남측의 요구를 일정상의 이유로 거부한데 이어, 개성을 대안으로 제시한데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거부했다.

우리의 경우 작년 3.1 행사 때 북측의 방한으로 ’남남갈등’이 촉발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서울 개최에 난색을 표시해왔다.

이처럼 북측의 변화된 자세는 이달초 장관급 회담에서 김령성 북측 단장의 기조연설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남북경협 지연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인다.

김 단장은 당시 “미국의 ’불순한 책동’ 때문에 남북간 경협이 제대로 되고 있지않다”며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시사하는 등 강경 발언을 쏟아냈었다.

꾸준한 남북 민간교류에도 불구하고 남측정부가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철도ㆍ도로 연결사업 등 이른바 3대 경협사업에서 전혀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즉, 북한의 경제회생 활로인 경협을 빨리 추진해야 다른 민간 교류도 예정대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남측 정부에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시위가 아니냐는 것이다.

또 갈수록 북한 내부의 정치ㆍ사회적인 분위기가 이완돼 가고 있는데 대한 내부재정비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달 1일 신년 공동사설에서 김일성 사망 10주년과 주체사상 강령 선포 30주년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등 정치사상 부문을 앞부분에 둬 주민들의 충성심이완에 따른 내부 체제 단속에 고심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남북간 민간교류가 많아지면서 주민들이 이완됐다고 판단한 북한 군부가 경협과대북지원을 제외한 사회문화 교류의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분위기를 다잡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북한은 경협과 민간단체의 대북지원 등 ’경제적 이익’이 되는 분야는 종전처럼 진행시키며 ’채찍’을 가하되 여타 남북 공동행사는 이같은 조건들이 충족돼야만 다시 진행시키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북측이 장관급회담에서 우리측이 제안한 사회문화교류분과위 구성을 시기상조라며 미온적 태도를 보인 점과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활동이 현재도 꾸준히 진행되고있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와함께, 민간교류를 위해 노력하는 민화협 등 북측의 대남 민간교류 담당자들에 대한 군부의 입김이 더욱 강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고 있다.

경협이 잘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군부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속도있는 경협’이라는 더 큰 것을 얻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경제교류와 지원이 아닌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회문화 교류 마저 차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행보가 향후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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