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안 처리 지연될수록 부대안전에 악영향
열린우리당, 정부안 추가협의 주장
국회 국방위원회가 우여곡절 끝에 9일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처리하긴 했으나 본회의 표결이 16일로 연기돼 정부의 4월 말 파병계획에 적지 않은 차질을 초래하게 되었다. 파병 동의안이 예정대로 16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다행이지만 여야가 이날 동의안의 본회의 상정 문제를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표류시킨 것이 통과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물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문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지난 3일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3당 대표의 `9일 본회의 처리' 합의를 무색케 했다.
각당이 모두 총선을 앞두고 국내 일부의 반대 여론을 의식, 파병안 처리를 주도했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식으로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데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정치적 여당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이 이날 의원총회에서 파병안의 처리를 유보하고 정부측과 추가협의를 통해 전투병을 축소하거나 공병.의료부대를 증원, 평화재건부대의 성격을 명확히 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노 대통령이 결재한 정부안을 야당도 아닌 여당이 반대하고 나서는 의정사상 보기 드문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원내과반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2당인 민주당의 경우 "여당이 꼬리를 빼는데 야당이 나서서 비난여론의 표적이 될 이유가 없다"며 우리당이 확고한 찬성당론을 정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파병반대 단체의 비난은 두려워하고 국익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무소신, 무책임한 국회의원들의 한심한 행태를 한두번 보아 온 것은 아니지만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낙선대상에서 빠져 보려는 그들의 꼼수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같은 3당의 이해관계와 국회의원 개개인의 눈치보기가 본회의 의사일정에도 잡혀 있지 않던 파병안 처리문제를 일단 뒤로 제껴두자는 분위기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파병반대하는 장영달 위원장이 '꼼수'부려 심의 지연 비난
![]() |
| ▲ 장영달 국방위원장이 9일 동부이촌동 자신의 집을 찾은 파병반대 시민단체 회원들에게 파병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에 대해 같은 당 천용택(千容宅) 의원 등 국방위원들은 "파병안에 반대하는 장 위원장이 회의지연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시종 논란속에서 회의가 진행됐다.
특히 한나라당 유한열(柳漢烈) 의원은 "당신이 뭔데 국방위원들을 모아놓고 집에서 나오지도 않느냐. 우리가 바지 저고리냐"고 거세게 몰아붙였고, 장 위원장이 "어떻게 그렇게 안하무인으로 말할 수 있느냐"고 반박하는 등 치열한 설전을 벌여 한차례 정회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장 위원장이 파병안 표결에 참여한 14명중 민주당 한충수(韓忠洙) 의원과 함께 단둘이서만 반대표를 던지자 다른 위원들은 "그럴 줄 알았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파병안 처리 지연 또는 부결되면 국제적 신뢰하락, 부대안전에 악영향
만약의 경우 16일 본회의 처리가 또 연기되거나 아예 부결될 경우에는 한미동맹관계의 악화와 한국의 국제적 신뢰도 하락은 불가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회의 추가파병 동의안 처리가 시급한 것은 국회의 동의 없이는 국방부가 관련 예산의 집행이나 부대의 편성, 훈련, 교육 등을 공식적으로 시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 남대연 대변인은 "3000명이 넘는 장병이 사용할 장비와 물자를 국내 방산업체들이 만드는 데 40여일이 걸리고, 이를 배로 이라크로 수송하는 데 또 45일 가량 걸린다"며 "3월 선발대 파견을 고려해서라도 국회가 파병안 처리를 서둘러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군 파병 예정지인 이라크 키르쿠크의 미 173여단을 4월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킬 계획이어서 이에 맞춰
파병하려면 시간적 여유가 80여일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가장 중요한 것이 부대편성인데 부대편성이 늦어질수록 안전하고 원활한 파병활동이 어려워진다"고 걱정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적극나서 여.야의원 설득해야...
또 파병 동의안 처리가 늦어지면 국방부가 미군측과 벌이고 있는 이라크 현지의 군수지원 협상도 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미군은 한국 파병부대에 유류,급수, 통신망 등을 지원키로 약속했으나 우리측이 요청한 헬기18대와 사막용 군용 차량 '험비' 61대 등의 지원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 지원이 없으면 한국군은 테러공격에 노출된 채 늘 육로 이동을 해야만 한다.
이처럼 파병안 처리가 시급한 사안이기 때문에 주무부처인 국방부가 가장 애를태우고 서둘러야 할텐데, 야당은 차치하고 여당 마져도 설득하지 못한것은 무사안일 공무원의 직무태도를 보여주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국방부는 앉아서 걱정만하지 말고 여야 국회의원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16일로 예정된 본회의 처리가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konas)
- 관련기사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