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김정은, 정치적 갈등과 정책 표류” 예상
유호열 교수, 北 권력투쟁 대비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마련해 전략적 공세 추진” 강조
“김정일은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친정체제를 유지하려고 하나, 김정은은 선군정치를 서서히 당-국가체제로 개편하고 중국식 개방개혁을 일부 모방한 북한식 경제발전을 주요 현안으로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과 정책 표류가 예상되기도 한다”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근 북한의 내부변화와 3대 세습체제 전망’ 토론회에서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북한의 권력구조 변화를 예측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를 ‘김정일의 건강 악화’로 꼽고, “김정일의 위상과 권력이 약화되는 시점에서 신·구 세력간 권력투쟁이 발생할 것이며, 이 같은 내부정세는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때를 기다리기 보다는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마련해 전략적 공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 남성욱)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은 북한의 체제를 진단하고 향후 예상되는 남북관계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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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교수는 ‘북한의 권력구조와 당·군·정 관계’ 발제에서 “김일성 사후 16년간 북한은 정책성향이나 리더십 스타일에서 김정일 1인 통치제제였다”며, “당의 역할과 기능은 주민총화와 주요 정책에 대한 사상적 지도·감독 등 2가지이나, 김정일 하에서의 당은 주민총화 기능만 수행하고 주요정책에 대한 당 차원에서의 지도력은 사실상 약화되었다.”고 김정일 정권 하에서의 북한 체제를 설명했다.
때문에 유 교수는 임박한 당대표자회의 목적을 “내부 체제정비와 후계구도 조기정착을 통한 통치권 회복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2010년 북한의 권력구조를 “김정일은 건강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군부대 시찰과 경제관련 현장지도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과 통치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내부 정세를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후계구도 구축에 대해서는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정책·입장 표명과 체제보존을 위한 극단적 조치에 관한 언급이 빈번해 짐으로써 권력투쟁이 충성경쟁의 양상으로 드러났으며, 금년 상반기 전반부 남한 및 주변국에서 거론되었던 급변사태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면서 체제 고수와 내부 단속 강화로 김정일 이후 후계구도의 조기정착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평가했다.
김정일의 지난 5월 방중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내부체제 정비와 후계구도 조기정착을 통한 정상적인 정치중심 통치권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며, “김정일이 김일철 국방위원회 위원을 모든 공직에서 사퇴시킨 배경과 목적은 불분명하나, 최영림 당 정치국 후보위원의 내각 총리 임명은 향후 북한측 해법과 연관된 해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리용철 조직지도부 부부장의 사망과 리제강 조직지도부 1부부장의 갑작스런 사고사에 대해서도 “우연의 일치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파급력이 크다”며, 이를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에 조응하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통상 1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를 지난 6월7일 이례적으로 2달만에 개최한 것도 “노동당의 조직과 운영을 일신하고 선군정치란 위기관리체제를 대체해 전통적인 당 국가체제로 복원하는 수순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부분의 사안들이 결국은 당의 위상 증대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역임하고 당 행정부장으로 복권된 장성택이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된 지 1년 여만에 다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것을 “당관료의 국방위원회 핵심역할 담당의 신호탄이자, 김정은으로 예상되는 새로운 지도자의 후견세력이 기존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오극렬 당 작전부장 등 군부세력과의 역할 분담 속에 핵심 세력으로의 위상 강화”로 해석했다.
특히 유 교수는 “장성택 부장의 비중과 역할 증대가 김정일의 제의에 따라 이루어졌음은 당의 근본적인 개편 수순에 진입한 것을 의미한다”며, 곧 개최 예정인 “당대표자회를 통해 본격적인 당·군·정의 새로운 권력구조 개편 작업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5월과 8월 김정일의 중국 방문시 수행단의 면면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는데, 8월 방중에는 당 중심의 인물이 대거 포함된 사실에서 임박한 당대표자회의의 성격과 새로운 권력구조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으며, 이번 “당 대표자회의에서 당의 핵심 기구인 정치국, 비서국, 당중앙군사위원회를 김정은 세습 구도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인물 중심으로 개편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다.
이러한 북한체제에 대한 분석과 추정을 바탕으로 유 교수는 단기적인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환은 기대하기 어려우나 중장기적으로 남북대화와 협력의관계의 복원 가능성에 대비해 3가지를 제안했다.
첫째는 “우리에게 유리한 개방·협상파의 입지를 고려해 미·중과의 전략대화를 북한을 포함한 4자협의체제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둘째는 “G-20을 빌미로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북한 대표단과 참관단을 서울로 초청해 우리의 대외적 위상제고 뿐만아니라 북한에게 실질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조치로서 개도국과 선진국의 협력체제 구상을 시범적으로 남북한 경협에 적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향후 북한 지역에 새로운 개발독재 정권의 출현에 대비해 안보태세는 철저히 강화하면서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모색하되, 북한 주민들의 대안과 희망의 선택으로서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꾸준히 이룩함으로써 평화통일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날 축사를 한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김정일을 향해 “민족의 미래를 위해 큰 결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고, “국민들도 통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중요하다”며, “일반회계의 1%를 통일기금으로 마련해 경협자금으로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적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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