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핵 6자회담과 미국 입장
제임스 켈리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3일 북핵 2차 6자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을 총체적으로 밝혔다.
켈리 차관보는 이날 오는 2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 6자회담을 앞두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및 조선일보 등이 주관한 세미나 만찬 기조연설을 통해 북핵현안에 대한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제시했다.
켈리 차관보는 '한반도 비핵화 보장'이라는 주제의 연설에서 ▲북한의 핵계획 ▲제네바 협정 등 과거 북핵의 '부분적 해결'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 ▲북한의 핵긴장 고조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계획 시인과 잇단 부인 ▲미국의 정책기조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번복할 수 없는 핵폐기 ▲다자해결의 장점 ▲2차 6자회담 준비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구상 순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설명했다.
켈리 차관보의 연설 핵심은 북한이 현재 추진중인 플루토늄 및 고농축 우라늄 핵개발 프로그램과 기존 보유 핵무기를 포함, 모든 핵 계획을 완전 폐기해야 하며 이를 다자차원의 외교적 방안으로 해결한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켈리 차관보는 그같은 완전 핵 폐기의 방식으로 최근 리비아가 선언한 핵폐기 선언을 선례로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을 촉구했다.
켈리 차관보는 이를 "구원의 기회"라면서 북한에 핵노선에서의 "진로 변경"을 강력 촉구한 것이다. 동시에 켈리 차관보는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6자회담 대체나 보완용으로 미-북간 양자회담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켈리 차관보는 북한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북한체제의 지도부는 핵보유가 자신들의 안보와 입지를 보장하는 것으로 믿고 있으나 사실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북한 지도부는 핵폐기를 통해 오히려 북한체제의 안전보장과 경제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과 진로 변경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켈리 차관보는 리비아와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례를 상기시키면서 북한에는 "기회"가 있으며 지금이 그같은 기회를 붙잡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켈리 차관보의 연설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미측의 확신을 밝힌 대목이다.
켈리 차관보는 미국 정보기관의 대북 핵정보와 지난 2002년 평양방문시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발언, 그리고 파키스탄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최근 증언 등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확신하고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켈리 차관보는 자신의 평양방문때 강 부상과의 40분 면담에서 그가 이를 시인했다면서 당시 일화를 비교적 소상하게 토로했다. 당시 강 부상의 발언은 그의 통역사에 의해 영문으로 옮겨졌고 그의 한국어 발언은 미측 전문통역사에 의해 검증된 것으로 당시 미 대표단 모두가 이를 확신하고 있다는 것.
켈리 차관보는 당시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시인한 북한 당국이 이제와서 이를 부인한 뒤 다시 시인도 부인도 않는 이중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개의치 않고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확신하고 있다고 북한의 부인을 일축했다. 따라서 미국의 핵폐기 요구에는 그같은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켈리 연설에서 또 한가지 주목되는 부분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 구상'과 북한과의 관계를 언급한 대목.
켈리 차관보는 북한을 "전세계 WMD 확산 주도국"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의 그같은 구상이 북한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도 당연히 이에 포함된다고 압박했다. 동시에 북한의 달러위조, 마약밀거래 등에 대처하기 위해 동아시아 북한 인접국들과 사법공조를 강화하고 있음을 밝혔다.
켈리 차관보는 결론적으로 북한이 사는 길은 6자회담을 통해 핵폐기를 수용, 다자차원의 체제보장과 경제지원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켈리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이 그같은 기회를 붙잡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는 말로 이날 연설을 끝맺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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