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상부지휘구조 개편과 한미연합군사령부 해체
우리 국민은‘천안함 폭침’과‘연평도 포격’때문에 우리 軍이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언론에서는‘합동성’제고라고 홍보하고 있다. 軍은‘행정적 군대’를 ‘전투형 군대’로 만든다고 선전하고 있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결론부터 정리하면 한미연합군사령부가 2015년 12월에 해체되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는 1978년 11월에 창설된 이후 한국의 전쟁억제력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軍의 잘못으로 해체되는 것이다. 전쟁억제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軍은 만약을 대비하여 전면전 수행에 용이한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군사력 증강과 국민총력전 체제가 단 기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시간이 없다보니 軍이 군·내외 의견수렴절차도 거치지 않고 법률개정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깊은 내용을 국민이 알 리가 없다. 현역의 대부분도 모르고 있다. 특수 분야이기 때문이다. 자세히 살펴보자.
한미연합사 해체 추진경과는?
참여정부는 2003년 초 정권 인수시기부터‘한미연합사 해체’를 구상했다. 국민에게는 ‘국방자주권 회복’이라는 미명(美名)아래 추진되었다. 내막은 한미군사동맹 파괴정책이다. 2007년 2월 한·미 국방장관회담(김장수-게이츠)에서 2012년 4월 17일에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한·미 공동 언론발표문 3항에‘한미연합사 해체’란 단어가 처음 사용되었다. 이후 지금까지 軍은 이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軍원로들은 이것을 국민기만 용어혼란전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 11월 제39차 SCM공동성명(김장수-게이츠)의 9항에 ‘유엔군사령부와 한국군간 정전관리 책임 조정을 2012년 전작권 전환이전에 완료하기로 합의하였다’라고 명기했다.
그런데‘한미연합사 해체 반대’1천만 명 국민서명 달성으로 한·미 정상회담(이명박-오바마, 2010.6.26)에서 전작권 전환시기가 2012년 4월 17일에서 2015년 12월 1일로 연기된 것이다. 우리에게는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바로 ‘전작권 전환’의 실체인‘한미연합사 해체’와‘유엔사 기능 한국군 인수’가 지금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유엔사의 임무와 역할은?
평시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억제가 실패하여 북한이 전면전을 도발할 경우 북한군을 단기간 내 궤멸하고 한반도에 한국이 원하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평시에 한미연합사는 양국대통령이 위임한 연합권한위임사항(전쟁억제, 방어 및 정전협정 준수를 위한 연합 위기관리, 연합 정보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전시에‘한미연합사 작전계획5027’수행을 위해 미국은 증원전력(69만 여명과 첨단장비, 한국군 전투력의 9배)의 즉각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미군전력이 전면전 이전 위기조성단계부터 한반도로 와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도서울이 휴전선에 너무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重心, Center of Gravity)으로 이를 잃으면 국가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어떻게 되는가?
美증원전력의 즉각적인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다. 美해병참모대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전작권에 관한 7가지 치명적 오해』(동아일보 시론, 2010.4.14)에서 한국군이 적절한 능력을 갖출 때까지 전작권 전환은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랜드연구소의 대북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2010년 4월 16일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한국에 대한 미군의 증원전력 보장은 사실상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美증원전력이 오지 않으면 현 한국군 전력으로는 전면전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만약을 대비하여 지금 서둘러 한국군은 대규모 전력건설을 시작해야 한다. 단기간(2011~2015년)에 523조원~1200조원의 국방 투자비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현역과 예비군의 대규모 증강도 해야 할 것이다.
상부지휘구조 개편 추진은?
참여정부는 2007년에 한미연합사 해체에 합의하자 바로 상부지휘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바로‘417계획’에 따라 합참에 2012년 4월 이전까지 합동군사령부를 창설하여 각 군의 전투사령부를 지휘하는 방안이다. 합동군사령관이 합참의장을 겸임한다. 합동군사령부의 시험적용을 위해 합참은‘합동작전본부’를 2009년 4월 1일~2010년 12월 1일까지 운용했다. 합참의장의 전구작전 지휘를 위해 기존‘작전본부’를 대폭 확대한 조직이다. 그러나 기간 중 북한의 임진강 水攻작전(2009.9), 천안함 폭침(2010.3), 연평도 포격(2010.11)사건에서 합동성이 오히려 저하됨에 따라 2011년 1월 1일부로 작전본부로 환원했다. 결국 합동군사령부 창설 구상은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사건 처리과정에서 우리 軍수뇌부의 업무능력 미숙이 노출되었다. 이상의 합참의장이 2010년 4월 19일 예하부대에 보낸 서신에서“작금의 모든 어려운 일들은 軍의 최고책임자인 내 부덕의 소치이며, 묵묵하게 열정을 다해 일해 온 여러분의 지혜를 모아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못한 의장의 책임임을 먼저 고백한다. 의장으로서 여러분의 헌신을 선양시키지 못한 것을 자괴(自愧)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한다며 내놓은 대책이 초기에는‘합동성 강화’였다. 이후 잘못된 처방이란 여론이 일자 지난 5월부터는 국방일보를 통해‘전작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한미연합사 해체작업을 계속해왔던 軍은 이번을 기회로 삼아‘통합군제’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바로 현‘합동군제(合同軍制)’를‘통합군제(統合軍制)’로 전환하는 계획이다.
각군 본부와 각군 사령부를 통합한다. 각군 참모총장이 각군 사령관을 겸무한다. 합참의장이 각군 참모총장을 지휘(일부 군정권 행사)한다. 각군 대학과 합참대학도 통합한다. 각군 교육사와 군수사도 통합을 추진한다. 합참차장은 현 1명(중장)에서 3명(대장, 중장)으로 늘어난다. 각군 참모차장(중장)은 1명에서 2명으로 늘어난다.
軍은‘합동군제를 강화한다’고 하나 통합군제가 분명하다. 주로 북한·중국 등 독재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군사제도다. 군사력 증강이 쉽고 국가동원 체제가 용이하여 전면전 수행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이 이런 실상을 파악하기도 전에 국방부는 이를 서두르고 있다. 국방일보(2011.5.31)보도(세계의 국방개혁<1> 한국 국방개혁 관련 법제화,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에 의하면: “현재 국방개혁 관련 법제화는 6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가 2015년까지 앞으로 4년여가 남아있지만, 해야 할 과업은 대단히 많다.
특히 이번 조치는 상부지휘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건물로 치면 기본설계도인 셈이다. 올 6월에 이러한 근거가 마련되면, 올해 말까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을 개정하고, 내년 전반기 중 합참 및 육·해·공군 조직 개편(2012년 5월), 내년 하반기 중 육·해·공군 참모총장의 군령계선 내 포함(2012년 11월), 이후 육·해·공군본부 및 작전사 통·폐합 등(∼2014년). 2014년까지는 이러한 모든 준비과정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2015년에는 최종점검을 거쳐 12월부터는 전작권을 전환 받아 우리 軍주도로 임무를 수행해야 하므로 실제로는 충분치 않은 일정이다.”
이번 상부지휘구조개편은 지난 3월 7일에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4월 말에 입법예고했다. 6월 중 국회에서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런 중대한 국가안보정책을 서둘러 추진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
軍원로들이 수차례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군내·외의 의견 수렴과 절차를 거쳐 추진하자는 것이다. 자군(自軍) 이기주의도 아니며 노병들의 노망(老妄)도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국민은 軍에게‘한미연합사 해체’의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우리 국민 1천만 명이 ‘한미연합사 해체 반대’에 서명한 것이지‘한미연합사 해체 연기’에 서명한 것은 아니다. 우리 軍에게‘한미연합사 해체’와‘유엔사 임무 인수’에 대해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우리 軍이 왜‘통합군제’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요구해야 한다. 우리 軍에게 軍원로들의 건의를 왜 묵살하고 있는지 대한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는 지금부터라도‘전작권 전환’대신에‘한미연합사 해체’란 용어를 당당히 사용해야 할 것이다.(konas)
김성만(예, 해군중장. 한국통일진흥원/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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