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軍) 의료수송체계 점검해야
의료체계 전 분야 감사와 함께 의무헬기의 전방지역 분산배치의 필요성 등 검토도 필요
해병대 총기 난사사건 때의 환자 이송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지난 4일 총상을 입은 박치현(21) 상병은 2시간 35분 이상 생명이 유지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곧바로 헬기로 이송돼 1시간 이내에 중증 외상 전문가에게 응급수술을 받았더라면 사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일부 외과 전문의들은 말한다.
해병대와 의료계에 따르면, 박 상병은 오전 11시 42∼50분쯤 가슴 한 군데 총상을 입었으나 이날 오후 2시 25분까지 호흡을 하고 있었다. 당일 해병대는 119구급차를 불러 박 상병을 강화도 강화읍의 중소 민간병원으로 보냈다. 이 병원은 중증외상 환자를 수술할 의료진과 시설을 갖추지 않은 곳이다. 박 상병은 이 병원에서 수혈 등 응급처치를 받았고, 해병대는 인근 김포에 있던 군 헬기를 불러 오후 2시 25분쯤 박 상병을 싣고 27분만인 오후 2시 52분에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했다.
김포 헬기장과 사건 현장까지는 헬기로 10분 이내 거리에 있다. 박 상병은 국군수도병원 도착 후인 오후 3시 15분에 공식 사망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국군수도병원 도착 당시 사실상 사망한 상태였다. 만일 사건 직후 군이 곧바로 헬기를 불러 이송했더라면 1시간 이내에 수술을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견해다. 우리 軍의료 후송체계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일이 또 있었는가?
그렇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2010.11.23) 때의 일이다. 당시 북한의 무차별 포격으로 군인(2명 사망, 16명 중경상)과 민간인(2명 사망, 4명부상) 피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헬기가 지원되지 않아 부득이 환자를 고무보트(RIB)와 해군고속정(PKM)으로 이송함에 따라 국군수도병원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되었다.
합참은 합동작전(지·해·공)을 지휘하는 곳이고 동시에 통합방위본부(민·관·군·경찰)다. 우리 군은 680여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공군은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청주기지)에 의무헬기(HH-47, HH-60)를 운용하고 있다. 의무헬기 내부에 응급 의무 장비가 갖춰져 있다. 야간·저시정 비행능력도 우수하다. 당연히 합참은 헬기지원을 지시하여 군인과 민간인 부상자를 긴급 이송해야만 했다. 신속히 의무헬기가 지원되었더라면 해병 사망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의 임무는?
전대는 2개의 비행대대와 정비대대, 항공구조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 임무는 전·평시 탐색구조, 임무수행 중 조난당한 전투조종사나 주요요인을 안전하게 구조해내는 것이다. 헬기를 이용한 전투조종사 구출 임무 이외에도 육·해상 구조구난 임무, 전술공수, VIP공수, 화물공수, 격오지 및 서북도서 긴급환자 공수, 수해구조, 산불진화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부대는 1958년 창설 이래 목포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사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의 재난과 태풍 셀마 등과 같은 재해에서 무려 5000여 명에 달하는 귀중한 인명을 구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제2연평해전(2002.6.29)과 천안함 피격사건(2010.3.26) 때 부상 장병을 헬기로 긴급 후송하여 생명을 구했다. 통상 서북도서(서해5도)와 울릉도 등에 긴급환자(민간인 포함)가 발생하면 이 전대의 의무헬기가 주·야간 지원되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군 의료 후송체계(항공, 육상, 해상)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지난 연평도 피격사건을 포함하여 이번 총기사건에 대한 의료분야 감사를 해야 한다. 국군의무사령부는 무엇을 했는지? 현지부대-해병대사령부-합참-국방부(의무사령부)간 지휘체계는 가동되었는지? 의무헬기의 운용을 포함하는 합동작전을 지휘하는 우리 합참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군 보유 의무헬기로 전군에 대한 지원에 부족함은 없는지? 의무헬기의 전방지역 분산배치의 필요성? 등에 대한 검토도 필요하다.
김성만(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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