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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 전망과 북한의 전략

Written by. 김진무   입력 : 2011-09-13 오전 8: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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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가 2년 7개월만에 회동한 직후 7월 28일과 29일 이틀간 김계관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기 미국을 방문하여 북미대화가 재개됨으로써 6자회담이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회담 직후 미국과 북한 양측은 “건설적이고 실무적이었다”고 평가하였지만 합의문이 없이 종료되었다는 점에서 예상대로 상호간의 의중을 타진하는 탐색전의 성격이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에 대해 미북 양측이 모두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한 것은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 교감이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6자회담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하여 한반도 주변의 6개국이 참여하는 다자회담이다. 2002년에 시작된 6자회담은 2005년 북한의 핵포기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9.19 공동성명’, 그리고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 단계로서 북핵 시설을 불능화하고 보유 핵프로그램을 신고하도록 하는 2007년의 ‘2.13 합의’를 도출하였으며, 2008년 말까지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등 핵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에 대한 신고를 상당부분 이행하는 단계까지 진행되었다. 그러나 2008년 말 북한은 신고된 핵프로그램에 대한 검증을 거부함으로써 6자회담은 중단되었다. 그리고 2009년 북한의 제2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유엔안보리 1874호를 통해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으로 발전되면서 6자회담은 지금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2009년 1월 출범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기대와는 달리 ‘전략적 인내’를 대북정책의 기조로 하면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는 제재를 강화하고,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6자회담에 복귀시켜 핵폐기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특히 미국은 “분명한 것은 우리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과 “북한의 태도 변화가 행동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해 왔다. 그리고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이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북한의 노력 없이는 다음 단계도 없다”고 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의 대남 태도 변화가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 변화 요구에 대해 북한은 미북간 핵군축회담 개최 및 평화협정 체결, 대북제재 해제, 핵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면서 미국과 대치상태를 게속하였다. 특히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강행하였으며, 2010년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키는 등 대남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2011년 1월 미국의 리처드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과 핵전문가 해커 박사를 초청하여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계속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미북간의 대립상태가 2011년 초부터 변화의 양상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사실 중국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중국은 최초 북미 양자회담 → 6자 예비회담 → 6자 본회담의 순으로 중재안을 제안하였고,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후 남북 비핵화회담 → 미북접촉 → 6자회담 재개의 단계적 중재안을 제시하였다.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특별대표가 2010년 8월 한·미·일을 차례로 순방하며 이러한 중재안에 기초하여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물론 이러한 중국의 중재안에 따라 7월말 남북 및 미북 대화가 차례로 열렸다는 점에서 중국의 중재가 효과를 나타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중국의 중재는 북한 김정일의 작년 5월 이후 세 차례 중국 방문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은 김정일에게 한반도 안정을 위해 남북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 것과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최근의 변화에 미중관계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워 19일 개최된 미중정상회담에서 합의된 한반도 문제는 첫째,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둘째, 한반도의 비핵화, 셋째, 남북관계의 개선 및 진정성 있고 건설적인 남북대화, 넷째, 북한의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그리고 다섯째,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등이었다. 이는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의 추구라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이러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중간 합의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일련의 대남 도발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자 한반도의 안정이 미중 양국의 국가이익에 중요함을 다시금 인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중국은 국가목표인 경제발전 위해 안정적 주변환경과 협력적 미중관계 조성이 필요한데 북한문제가 중대한 장애로 인식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북한 및 한반도 현안에 보다 적극 개입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역시 한반도 군사적 불안정이 국가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관리하여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 1월부터 미국의 대북정책이 대북대화 기조로 전환하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즉 보스워스 특별대표는 지난 1월 4일 ”우리는 진지한 협상들이 북한을 다루는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하였고,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까지의 ’전략적 인내‘ 접근방식으로부터 좀 더 적극적인 관여정책으로 옮아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최근 미북 대화 재개에 북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2011년 벽두부터 대외적으로 유화공세를 강화해 왔다. 북한은 대남 대화 공세를 비롯하여 3월에는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농축우라늄 문제를 6자회담에서 논의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하는 등 6자회담 재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현재 북한이 처한 대내외 상황을 보면 6자회담 재개 문제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강력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해 있으며, 최근 악화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난은 이러한 강력한 대북제재의 결과이기도 하다. 또한 김정일은 지난 1년 사이 세 차례 중국 방문을 통하여 중국의 경제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중국은 남북관계의 개선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북한의 대미정책에 영향을 비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대화 재개를 위한 미국과 북한의 이해가 일치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즉 첫째는 중국의 중재안과 같이 남북대화에서 미북대화를 거쳐 6자회담 재개 수순을 갈 것인가, 둘째는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이다.

 물론 현단계에서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어렵다. 지난 7월말 뉴욕에서 미북간 6자회담 수석대표의 접촉이 ‘탐색전’이었다고 평가되는 것처럼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우선 협상의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그 동안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 핵보유 인정을 비롯하여 평화협정, 대북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였고, 미국은 2.13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동시에 최근 북한이 공개한 농축우라늄도 협상 의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행선을 달려 왔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면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포기를 원칙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그 외에도 미국의 대북 불가침 약속 및 관계정상화,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 대북 경수로 및 경제지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포괄적으로 합의했다. 즉 ‘9.19 공동성명’은 미국과 북한의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합의한 것이었다. 비록 ‘9.19 공동성명’의 초기 단계 이행조치인 ‘2.13 합의’에 의해 북핵 시설 불능화와 핵프로그램 신고 절차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북한은 이번에 대화를 재개하면서 유독 ‘9.19 공동성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협의 의제에 있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였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미국은 북한도 수용가능한 의제에서 대화를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북간의 대화가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7월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시 우리 측 위성락 대표는 “북측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지원과 다른 유인책을 받는 문제에 대해서는 그다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며, 대신 핵포기를 전제로 경제지원과 안전보장, 북미관계정상화 등을 담은 9.19 공동성명의 이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기존의 주장인 핵보유국 인정 및 핵군축회담, 미북 평화협정 등을 고수하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겠다. 즉 특히 ‘9.19 공동성명’은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Korean Peninsula)’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북한은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하면서 한국은 물론 주한미군의 핵무기, 한국에 제공될 핵우산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북한의 ‘조선반도 비핵화’ 주장은 “평화협정 체결 문제와 비핵화 논의를 연계”하는 전술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조선반도 비핵화 등이 의제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가운데 논의될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우선적으로 논의하려는 미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즉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북한의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포함한 모든 핵프로그램에 대한 확인과 포기를 협의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최근 미북간 대화가 재개되었다고 하지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의제를 정하기 위해 대화가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6자회담이 재개된다면 북핵 문제의 해결이 진전을 이룰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북간에 6자회담의 의제 문제에서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예상이다. 특히 북한이 조건 없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또한 2.13 합의의 연장선상에서 비핵화협상으로 되돌아 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은 그들이 주장하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핵프로그램의 완성(핵탄도미사일)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무(한국국방연구원)

*** 이 글은 자유지 9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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