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과 주한미군
요즘 젊은이들은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에 한껏 고무되어 있다. 한국은 세계 12위 경제규모(GDP, 국내총생산 기준)이고 2010년 1인당 국민소득(GNI)은 2만759달러다. 그래서 이들은 이제 주한미군 없이 자주국방(自主國防)을 추구해야할 시기라고 말한다. 한국이 자주국방을 추진해도 되는지 알아보자.
주한미군 현황
한국에는 28,5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주로 육군과 공군 부대다. 주한미군의 최우선 임무는 매일같이 한국을 방어하는 것이다. 병력은 적으나 한국전쟁 이후 전쟁억제력으로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남침공격 시 주한미군이 전투를 즉각 재개하기 위해 美2사단을 인계철선(Trip wire)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서울 북방의 北남침로상에 분산 배치해놓고 있다. 주한미군의 연간 운영유지비는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은 없으나 134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2009년 美국방비 6,903억 달러, GDP대비 5%, 병력 146만 명). 2009년 한국국방비 245억 달러(GDP대비 2.8%, 현역 65만 명)와 비교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주한미군에 대한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은 연간 6~7억 달러다.
자주국방이 가능한가?
가능은 하다. 대신 주한미군의 역할을 대체하기 위한 군사력 증강이 필수적이다. 우선 장비와 병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방대학교 권헌철 교수는‘국방연구 2011년 8월호’에 기고한 ‘주한미군의 가치 추정’제하 논문에서“미군 철수를 가정해 주한미군 전력을 대체하려면 23~36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이에 따른 국방비 부담률은 GDP대비 2.91~6%까지 증액될 것이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다양한 정보수집 자산능력과 지휘·통제·통신·정보체계 운영능력은 정보전 시대에 승리를 보장하는 핵심적인 전력 요소이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도 이와 같은 전력을 보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은 규모에 비해 전투력이 탁월하다.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고 병력은 대부분 이라크/아프간 등에서 극한의 전쟁 상황을 경험했다. 미군 전투력이 한국군의 수배에 해당함을 고려할 때 한국군은 현역을 많이 증강해야 한다. 그리고 주한미군이 없으면 유사시 美증원전력의 즉각적인 한반도 파병이 보장되지 않는다.
美증원전력은 병력 69만 명, 5개 항공모함 강습단, 항공기 2천여 대 등으로 한국군 전투력의 약 9배로 평가된다. 따라서 평시에 한국군은 북한군 수준의 병력(현역 119만 명, 예비군 770만 명) 유지가 필요하다. 그러면 한국군의 국방비는 현재 보다 100~150% 추가로 증액되어야 한다. 당연히 병 복무기간은 현 21개월에서 48개월 수준으로 되어야 하고 예비군 복무기간도 2배로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자주국방이 올바른 안보정책인가?
잘못된 안보정책이다. 오늘날 자주국방을 추진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이다. 나머지 나라들은 대부분 집단안보기구(NATO 등)에 가입하든지, 미군 주둔을 유치하고 있다. NATO는 28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국은 이를 통해 안보를 보장받고 있다. 그리고 선진국들 대부분은 주둔 미군으로 안보를 보장받으면서 국방비(병력·장비)를 절감하고 있다.
독일에는 7만 명의 미군이 있다. 일본에는 4만, 영국에는 1만 명이 있다. 이들 국가는 모두 현존의 주적(主敵)이 없는 나라임에도 미국과 연합국방(聯合國防)을 추구하고 있다. 경제 규모는 우리에 비해 상당하다. 일본은 6배, 독일은 4배, 영국은 3배다. 핵무기로 무장한 주적 북한의 위협 하에 있는 우리로서는 자주국방보다 주한미군과의 연합국방이 더 바람직하다.(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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