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위협에 '핵억제력'으로 맞선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해 ‘핵억제력’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천명하고 예상 위협 시나리오별로 맞춤식 대응전략을 개발하고 있어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에서 10월28일 열린 제4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는 미국이 한반도의 방위공약을 재차 확인하고 북한의 핵위협에 ‘핵억제력’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한 것이 두드러진 성과로 꼽힌다.
북한이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을 무기화하고 있는 정황이 정보당국에 속속 포착되고 있는 상황을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한미간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한미의 이런 강력한 의지를 놓고 진보 측에서는 한반도 안정구도를 해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보수 측에서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의지를 무력화할 수 있는‘예방적인 선제조치’라고 환영하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보수와 진보간의 입장차와 무관하게 미국의 새 국방장관인 리언 패네타 장관은 이번 SCM 회의에서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압도적인 증원병력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현 동맹체제의 견고함을 역설했다.
패네타 장관은 SCM 회의를 마친 뒤 김관진 국방장관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사시 압도적인 증원병력을 즉각 제공할 것”이라면서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의 가시적인 조치로 현 주한미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서북도서를 포함한 한반도에서의 연합훈련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패네타 장관은 미국 정부의 재정악화에 따른 대규모 국방 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하지만 한반도 위기 시에는 범세계적으로 가용 미군을 한반도에 증원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회담에 배석한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패네타 장관은 SCM 회의에서 “미국이 예산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주한미군은 여전히 (현수준) 유지와 함께 한반도에 주둔할 것이며, 아시아와 기타 지역에서도 활동을 계속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한국에서 2만8천5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며, 유사시에는 가용 미군 병력을 최대한 동원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격퇴할 것임을 서울 SCM 회의에서 누누이 강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김 장관과 패네타 장관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응하는 공동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한 '맞춤식 억제전략'을 개발해 나가는 등의 내용을 핵심으로 한 15개 항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에 김관진 장관은 회견에서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현재 완성단계”라면서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만일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는 한반도에서 전면전뿐 아니라 국지도발에도 한미가 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공동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북핵·미사일·생화학무기 위협 맞춤식 억제”
한미는 SCM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해 ‘맞춤식 억제전략’을 개발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맞춤식 억제전략은 다른 말로 '족집게식 타격'으로 궤멸시킬 목표물을 선정해 그에 적합한 대응 수단으로 정확하게 타격해 격파하는 현대전 수행 방식이다.
한미는 SCM 후속조치로 11월 8~9일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확장억제정책위원회가 주관하는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확장억제위원회는 국방부 정책실장과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부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가하고 있다.
확장억제위원회는 북한의 핵 및 WMD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확장억제 정보의 공유를 확대하고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주기적으로 관찰·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협의체이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사용할 징후가 뚜렷해지면 핵우산과 재래식 타격전력, 탄도미사일 방어능력(MD) 등 3대 확장억제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SCM 공동성명에 명시했으며‘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을 통해 이런 3대 수단을 언제, 어떻게, 어떤 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를 도출하게 된다.
미국에서 처음 열린 운용연습에는 임관빈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마이클 쉬퍼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 브래들리 로버츠 핵ㆍ미사일방어정책 부차관보를 포함한 양국 국방ㆍ외교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운용연습에서는 북한 핵위기 상황에서의 확장억제 수단 운용 방안과 한미간의 협의, 의사결정 절차 등에 대한 연습을 진행했다고 국방부 비확산정책 담당자들이 전했다.
양국 참가자들은 북한 핵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2~3개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정치ㆍ군사적으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지를 토의하고 연습했다고 한다. 앞으로 2~3회 TTX를 실시한 다음 북한 핵무기에 대응한 구체적 운용수단을 본격적으로 적용해 '맞춤식 억제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
북한은 한미가 맞춤식 억제전략을 개발하기로 하는 등 군사동맹을 강화한 데 대해“전쟁의 불집을 터트리려는 위험천만한 도발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北국지도발 때 미군전력 증원한다”
한미 국방당국은 작년말 북한의 국지도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작전계획(공동국지도발계획)을 수립하기로 하고 지금까지 이를 발전시켜오고 있다.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국지도발 양상이 과거 행태와 근본적으로 다른 무모하고 영토를 직접 공격하는 양상으로 발전하는 데 대해 공동으로 작전을 펼쳐야 한다는 군 및 정부 당국의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소규모 국지도발은 한국군이 작전을 책임지고 전면전은 미국이 주도적으로 전쟁을 수행하는 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국지도발에 대해서는 주한ㆍ주일미군, 태평양군사령부 소속 미군 등의 전력을 투입해 공동으로 작전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은 전시에 동원될 전력 가운데 국지도발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전력 목록을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하게 투입될 전력은 주한미군의 포병전력과 주일미군의 전투기, 해병대 등이 꼽히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은 현재 완성단계이다. 이는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만일 도발하면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면서 “한반도에서 전면전뿐 아니라 국지도발에도 한미가 적시적이고 효율적으로 공동대응하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완성되고 내년 초에 시행되는 공동국지도발계획은 북한의 도발시 초기에 한국군이 도발 원점과 주변세력을 격파하고, 북한의 추가도발 의지를 무력화하기 위해 2차로 미군 전력을 증원하는 형식으로 작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김관진 국방장관은 “만일 북한이 도발하면 국방장관 취임 초기부터 강조했듯이 초기 자위권 차원에서 바로 응징할 것”이라면서 “그것은 한국의 전력으로 할 것이고, 한미 공동 대응에서 그 시기가 되면 가용전력이 모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합참은 후속 조치로 서북도서 지역에서 북한이 군사 도발할 때 긴급히 증원되는 미군 병력을 위한 병영생활관을 백령도에 신축할 계획이다.
신축될 병영생활관은 내년에 공사에 들어가 2013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미군 1개 중대병력인 160여명이 숙식할 수 있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시 증원되거나 훈련에 투입되는 미군 병력이 사용하고 평상시에는 한국 해병대가 이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측은 작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서북도서 지역에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군은 1∼2개월마다 실시되는 우리 군 사격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백령도에서 양국 해병대의 첫 연합훈련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동안 미군은 훈련 기간에 머물 마땅할 시설이 없어 우리 해병대 건물에서 임시로 머물렀다.
이와함께 한미는 내년부터 해병대의 중대급 연합훈련 횟수를 늘리고 훈련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해병대 중대급 연합 기동훈련 및 합동훈련을 강화하는 방안을 미측과 협의 중이다. 내년부터는 해병대 연합훈련 횟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konas)
김귀근(연합뉴스 차장)
*** 이 글은 월간 '자유'12월호에도 게재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