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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체제 안정을 바라는 냉가슴

"북한이 존재하는 한 도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사실,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Written by. 홍득표   입력 : 2012-02-02 오전 1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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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되었다. 3년도 채 안 되는 권력세습 과정과 20대의 젊은 나이에 최고 권력을 승계한 김정은은 한 달이란 짧은 기간 내 당·군·내각을 장악하고 체제를 안정시킨 것처럼 보인다. 한 달 동안 6차례에 걸쳐 군부대를 방문했다. 여군 장교를 포함하여 병사들과 파격적인 스킨십 장면을 연출하여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김정은은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그리고 후계체제를 안정시키는 데 가장 핵심적인 변인인 군심(軍心)을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근대국가에서 유례없이 3대째 권력을 세습한 북한의 왕조체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벙어리 냉사슴 앓듯 끙끙거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 아닌가 싶다. 김정은 세습체제를 대놓고 비판도 못하는 상황이다. 왕조체제가 하루 빨리 붕괴되는 것보다 안정을 바라는 것이 현실이다. 정말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일 사망 후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체제의 조기 안정이 남북관계에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도 북한체제의 안정을 바라고 있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하여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았지만 관망 속에 연착륙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가 안정되는 것과 불안한 것 중에 어느 쪽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분단극복에 유리한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제관계론에서 일반적으로 국내체제가 불안하면 대외적으로 긴장을 고조시켜 내부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적 필요에 의해서 대외적으로 군사적 모험을 감행하는 도발 위험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오히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남북 분단을 지속시키고 통일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우려와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것이란 상반된 분석도 있다.

 북한체제가 하루 빨리 붕괴되기를 바라는 것은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유례없이 3대째 권력을 세습하고 있는 북한,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북한, 세계에서 가장 헐벗고 굶주리고 못사는 북한, 세계에서 주민의 인권이 가장 참혹하게 유린당하는 북한, 세계에서 가장 도발적인 군사적 모험 가능성이 큰 것이 북한이다. 자유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북한이다. 이런 북한이 붕괴되기를 바라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북한체제의 조기 안정을 바래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정은 세습체제에 대하여 비판도 못하고 울며 겨자 먹는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벙어리 냉가슴 앓듯 북한체제의 조기 안정을 바랄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북한체제의 불안은 한반도 전체의 안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북한의 급변 사태가 남북통일로 직접 연계되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체제의 불안을 틈타 미국이나 중국이 한반도에서 패권적 지위를 차지하려고 세력 각축전을 펼칠 것을 우려하는 측면도 있다. 민족분단을 극복하는 것은 이 시대가 당면한 최고의 지상 명제지만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오히려 통일비용과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독일 통일의 교훈도 작용했을 것이다.

 김일성이 사망하면 북한체제가 금방 붕괴되고 통일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었다. 김정일 사후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변하지 않았고 남북관계도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무력도발로 긴장이 고조되었다. 핵무장도 했다. 개혁·개방을 외면하고 있다. 북한체제의 붕괴보다 안정을 바라는 것이 모순 같지만 현실적으로 선택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김정은 체제든 뭐든 북한이 존재하는 한 도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사실이다.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하고 도발 시에는 강력하게 대응해야 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젊은 사람은 패기와 용기가 넘치는 법이다. 젊은 지도자가 철부지 같은 모험심을 발휘하지 않길 바란다.(konas)

홍 득 표(인하대 사범대 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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