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두려워 한·일정보협정 못한다는건 패배주의
얼마 전 야당과 일부 재야 단체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이유들 중 하나로 중국을 들었다. 그들은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면, 중국이 자국 포위를 위한 미국의 전진기지로 이용된다며 반발한다고 했다.
또 그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한일정보협정)도 중국을 자극한다며 반대한다. 특히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일본 보다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훨씬 더 큰데 일본과 군사협정을 맺는다는 건 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우리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고 미·일을 합해도 2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외교통상정책과 군사정책이 함께 따라가 줘야 한다”고 하였다. 그밖에도 그는 한일정보협정이 “80년대의 한·미·일 3각 동맹 수준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화낼 것이 두려워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서는 안 되며 한·일정보협정도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패배주의의 산물이다. 강대국에 맞서다가는 흠씬 두들겨맞고 만다며 항복부터 하라는 비굴한 패배주의 소산이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한일군사정보협정을 반대하는 것은 북한의 반일-반미 책동을 지원해주는 이적행위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역학관계를 모르는 무지의 소치이기도 하다.
야당과 재야세력이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한·일정보협정을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다. 중국을 자극한다는 구실을 내세워 북한의 반미·반일 노선을 지원해 주며 한국을 중국쪽으로 끌어가기 위한데 있다. 종북세력이 그동안 획책해온 목표이다.
한국의 대외 무역규모가 일본 보다 중국에 훨씬 더 치우쳐 있는 건 사실이다. 2010년 기준으로 한·중간 무역규모는 1884억달러로서 한·미 무역902억달러나 한·일무역 925억달러 보다 많다. 그러나 국가관계의 중요성은 단순히 무역량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지정학적이며 이념적인 관계로 결정된다.
2010년 중국과 북한의 무역량은 34억6600달러에 그쳤다. 중·북 무역량은 중국과 한국 무역의 55분의 1에 불과하다. 이해찬 대표의 주장대로라면 중국은 북한 보다 한국을 수십배 더 중시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은 남한 보다 무역량이 55배나 더 적은 북한을 몇 십 배 더 중시한다. 국가관계란 단순한 무역량이 아니라 지정학적이며 이념적인 관계가 결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한국과 중국의 교역량이 미·일과의 거래량 보다 훨씬 많다며 거기에 “군사정책이 함께 따라가 줘야 한다.”고 했다. 지정학적 이념적 변수를 전혀 도외시한 오류이다.
중국은 6.25 남침 시 남한 적화를 위해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였으며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였다. 지금도 중국은 남한이 적화되기를 바라며 북한을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절대적으로 싸고 돈다. 중국은 한국을 ‘군사정책’상 잠재적 적대국으로 간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단순히 무역량만 들이대며 중국을 미·일 보다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은 평소 마음속에 품었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반(反)미·일, 친(親)중·북의 속내, 그것이다. 반미·일, 친중·북으로 돌던 노무현 정권 때 국무총리를 지냈던 사람으로서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서 이적언어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중국을 자극해선 안 된다는 야권의 주장은 한반도의 역학관계를 직시하지 못한데 기인한다. 한국은 아시아 대륙의 동북 지역 끝머리에 연속되어있다. 북쪽 대륙으로는 북한, 중국, 러시아가 서로 붙어있다. 북방의 북·중·러 3국은 2차세계대전 후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북한과 종주국 또는 혈맹관계로 밀착되어 있다.
한국은 홀로 북방 3국과 맞대 있다. 한국은 거대한 북방 3국을 상대로 홀로는 버틸 수 없다. 남방의 일본과 미국을 묶어야 한다. 여기에 한·미·일 남방 3국과의 군사적 협력관계는 생존을 위한 절대적 조건이다. 한일정보조약은 불가피 하다.
물론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이나 위안부 보상 문제 등으로 한국인들의 저주와 불신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현안들은 “군사정책”과 분리해 “외교문제”로 다뤄 접근해야 한다. ‘군사정책’과 외교문제는 분리, 이원화(二元化)하여 접근되어야 한다. 두 문제를 하나로 묶어 접근하다가는 국가안보를 잃게 된다는 데서 그렇다. 한일수교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양국이 경제문제와 외교문제를 분리해 접근했던 대로 하면 된다.
그밖에도 한일정보협정은 한국이 러시아를 포함 24개국들과 체결한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연장이라는데서 중국을 자극할 만큼 민감하지도 않다. 북한만이 펄펄 뛴다. 이명박 정부는 중국과도 군사정보협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중국을 자극할 것이 두려워 제주해군기지와 한일정보협정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은 패배주의, 종북주의, 동북아 역학관계 무지의 소치로 간주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한일정보협정과 관련, 그동안 잘못되었던 절차상의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마무리 해주기 바란다.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