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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적 위인의 진솔한 고백...백범일지를 읽고

Written by. 이인희   입력 : 2012-12-12 오후 4: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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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육군군수사령부에서 전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라사랑 마음 실천'백범일지 독후감 경연대회'우수작 10편중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내용이며 나머지 9편도 추가적으로 게재할 예정임(편집자 주)

  김구의 호가 백범(白凡)이라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있을 만큼 <백범일지>는 국민적인 도서로 자리잡아 있다. 어린 시절 청소년 권장 도서 목록에서 이 책을 자주 본 기억이 있는데, 그 이유가 이책이 두 아들에게 쓴 편지인 것을 감안하였기 때문임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학창 시절 내내 책과 담을 쌓고 살았던 나는 군 생활을 통해서 <백범일지>를 처음 접해보았다. 그렇지만 오히려 늦은 나이에 이 책을 접한 점이 그의 경험이나 생각들을 나와 동떨어진“위인”의 것으로 보지 않고, 현재 나의 삶과 연계시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김구는 항일 독립 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단순한 근현대사 위인을 넘어서 겨레의 스승으로 불리는 이유는, 교육에 대한 그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다.

 불안정했던 학창 시절과 같은 개인적인 경험 때문인지 나는 그의 혁명가나 지도자적인 면 보다는 교육자적인 면에 눈길이 갔다. 책에는 25살때부터 민족 교육에 힘쓴 그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는데, 특히 결과에 상관없이 자신의 것을 내주는 그의 모습에서 고등학교 때 나의 은사님이 연상되었다.

 모든 것에 성실하지 못하고, 자꾸 엇나가려고만 했던 나를 은사님께서 따뜻하게 감싸주셨고, 더 이상 나쁜 길에 빠지지 않게 잡아주셨기 때문이다. 숱한 문제아 중에 하나일 뿐인 나에게 은사님께서는 내가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강조하시면서 나의 소중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고 얘기하시곤 했다.

  책 읽는 내내 은사님의 얼굴이 아른거렸던 이유는 그 분의 말씀이 김구의 생각, 경험과 일치하는 면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은사님께서는 실패를 경험해 본 사람만이 후에 진정한 성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는데, 나는 그 말씀이 김구의 인생을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구는 열린 마음의 소유자였다. 모든 사람들의 사상에 관대했던 그는 사람이 가장 배려하기 힘들다는 이념적, 종교적인 부분까지도 모두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념의 선택이 불가피할 정도로 치열 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도 그는 어느 한 쪽의 생각이 무조건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젊은 시절 중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받았지만 황혼기에 기독교의 귀의하기도 했다.

  그가 주관은 버리지 않으면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생 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어린 시절 지독한 실패를 겪어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몰락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10대 내내 뜻을 두었던 과거에 낙방하였고, 이후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동학농민운동의 실패를 통해 시대적인 어려움도 맛보았다.

 때문에 그는 모두에게 존경 받는 위치에 오른 후에도 그것을 쉽게 나의“잘남”덕으로 돌리지 않았으며, 이념적인 견해 차이로 다툼이 잦은 집단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은사님께서 말씀하신 실패를 통한 진정한 성공이 나의 주관은 성실하게 유지하되, 타인을 배려하고 그를 이끌어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라면 그것이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지난 방황에 대한 후회와 어떤 것을 이뤄내야만 할 것 같은 의무감에 하루하루를 살았다. 이후 쫓기듯 이곳에 왔지만, 하루하루 나라를 지키는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고 조직 생활에서 내가 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은 정말 뿌듯하다.

  특히, 20살의 나였다면 예초병으로 하루하루 풀을 깎는 내 모습을 부끄러워했을 텐데 요즘은 부대원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또 쉬는 시간에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사실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지난 몇 년간이 나를 져버린“실패”의 시간이었다면, 군 입대를 한 뒤부터 앞으로 나의 일생을“성공”의 시간으로 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백범일지>가 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긍정적인 정서를 많이 얻었지만 단 하나 내가 부끄러움을 느낀 것이 있다면 “무지”, 특히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무지였다. 지금까지 나는 내가 누리는 자유를 당연시해왔고, 바로 군 입대 전 천안함 피격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을 뉴스로 접했을 때도 전혀 나의 일이 아닌 것처럼 생각했다.

 군 입대 이후 나라를 지키는 일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당당히 서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에 주인의식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백범일지>에 나타난 수 많은 열사들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실레를 하나하나 읽고 나니, 마치 위인전 읽은 초등학생처럼 나도 그들처럼 되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이후로 할 수 있는 것부터, 작은 일을 할 때도 “열심히 하자!”라는 말을 항상 속으로 되뇌고 시작하고는 한다. 조금 창피하지만 속은 겁쟁이인 내가 요새 전쟁하는 꿈을 꿀 때마다 가장 앞에 서서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아마도 일반 역사책의 덤덤한 서술과는 다르게, <백범일지>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열사들의 노력을 진솔하게 또 인간적으로 담아낸 점이 나의 마음을 크게 두드린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을 우리 모두가 가진다면 진정으로 “ 강한 전사, 강한 군대 ” 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 책 읽는 내내 나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김구의 회고였다. 가장 극적이고 널리 알려진 에피소드는 김구 어머니의 환갑 잔칫날 김구의 돈을 받은 어머니가 총을 사왔다는 것이지만, 나는 무엇보다 김구의 어머니가 김구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눈에 띄었다.

 어머니는 아들보다 손윗사람이므로 보통 우월한 위치에서 대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김구의 어머니는 아들이 대한 독립에 뜻을 둔 뒤부터는 자신의 아들을 “ 자네 ” 라는 존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식을 가장 귀히 여기는 생물적 본성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뜻을 존중한 그녀는 아들이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을 할 때에도 반대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김구의 회고록에 나타난 일관된 그녀의 행동들에는 대한 독립에 대한 그녀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었지만, 그것은 기본적으로 그녀가 자신의 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배려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아들의 죽음이 무엇보다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할 일임에도 위험한 모험을 허락한 것은, 그녀가 아들의 뜻을 배려하고 또 자신의 이기성을 넘어서 아들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배려와 사랑의 원리는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넘어서 모든 인간관계 특히 우리 부대원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나라를 지키려는 숭고한 목적을 위해 모였지만, 군인도 사람이기에 가끔 충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을 존중하며 진심으로 따르려고 노력하고,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을 무시하지 않고 그의 뜻과 생각을 헤아린다면 사소한 일로 서로 마음 다치면서 갈등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또,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진정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행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것이 없으므로 각종 임무에 있어서도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만을 생각하며 자신을 한없이 낮춘 백범(白凡)이라는 호처럼 <백범일지>에는 우리나라에 대한 그의 사랑과 박애 정신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며 불편감이 없었던 것은 자신의 우월성이나 미화된 기억들이 강조된 다른 자서전과 달리 그의 자서전이 자신의 인생을 진솔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독서 과정 내내 그의 생각과 행적에 감탄하면서도 신적인 인물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아마도 이렇게 짧은 시간의 경험을 통해서 나의 인생 전반을 이렇게 뒤돌아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이번에 느낀 마음의 울림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의 인생을, 또 나의 군생활을 더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보낼 것임을 다짐한다.(konas)

상 병  이 인 희(군수사령부 종합보급창 1보급단 본부중대)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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