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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군창작 뮤지컬 ‘The Rromise’를 보고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3-01-26 오후 12: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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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정전 60주년을 기념해 육군본부, (사)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으로 제작한 뮤지컬 ‘프라미스(The Rromise)’를 관람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평일임에도 객석을 꽉 채운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과 여기저기서 들리는 일본말을 통해 한류를 실감할 수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면 무대 양쪽 스크린에 뮤지컬 제작 취지를 설명하는 자막이 떠오른다. 외국인 관객을 위해 영어 대사 자막도 제공됐다.

 무대가 밝아지면 황량한 야간 전장을 배경으로 고립중인 7명의 군인이 인민군 수색대의 눈을 피해 식량 부족과 목마름, 죽음의 공포 속에 떨고 있는 상황이 보인다. 살고 싶다고 아무리 외쳐도 죽음은 점점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소대원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시달리던 소대장 지훈(지현우 역)이 적을 유인하는 동안 남은 소대원이 탈출하는 계획을 내놓지만, 부상당해 죽어가던 전 하사는 아들 명수를 부탁하고 소대장 대신 적진에 뛰어들어 전사하고 그 틈을 이용해 대원들은 탈출하게 된다.

 뿔뿔이 흩어진 대원들은 자신이 살아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 곳으로 달려가지만 그토록 원하던 그곳은 이미 사리지고 난 뒤였다. 강달호 중사가 꼭 살리려 했던 사랑하는 여인은 인민군에 의해 학살당한 뒤였고, 일류배우를 꿈꾸던 폼생폼사 달호의 극장도 폐허로 변해버렸다.

 이렇듯 뮤지컬은 적진에 고립된 7명의 군인과 자신을 희생해 동료들의 탈출을 돕는 전우애, 죽은 전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낙동강 전선에서 다시 뭉친 전우들이 진정한 군인이 되어가는 과정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적진에 고립된 이들의 소원은 오직 하나 “집으로 가고 싶어!”였다. 아직 남아있는 봉숭아물든 새끼손톱을 보며 누나와 엄마, 고향을 그리워하고, 따뜻한 모닥불에 구운 샛노란 속살 고구마 한 입이 그립다는 어린 병사의 고백은 포항전투에서 숨진 17살의 학도병 이우근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글을 연상케 해 슬픔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뮤지컬은 인민군의 민간인 학살,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고 불신하는 사회상,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폐허가 된 도시를 통해 전해지는 좌절된 미래 등 전장의 참상을 보여주면서도, 중간중간 전쟁 이전의 회상장면을 통해 경쾌한 웃음을 전해줌으로써 자칫 군창작물이라 딱딱한 내용일 것이라는 편견을 지워주었다.

 더욱이 웅장한 음악과 무대장치, 화려한 조명, 박진감 넘치는 군무와 전문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현역 장병 배우와 일반 뮤지컬 배우의 호흡이 잘 어우러져 감동과 눈물을 선사하면서 러닝타임 130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었다.

 특히 군의 활약상을 과대포장하거나 영웅을 부각시키지 않고 병사 개개인의 사연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 전개도 돋보였다. 이름없이 사라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였기에 감동과 여운이 더욱 진하게 남았다.

 전우의 아들에게 “너는 살아서 오늘을 꼭 기억하라”는 당부의 말로 약속을 지킨 이들은 장렬히 전사하고,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운 국군과 미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서울중앙청엔 다시 태극기가 펄럭인다.

 “끝이 없는 어둠, 오지 않는 새벽, 죽음이 찾아올까 두렵다. 잠이 들고 싶은데 잠이 들까 두렵다”며 살고자 절규했던 그들에게 결국 새벽은 오지 않았다. 그러나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그렇게 숨져 간 모두를.

 군 창작물이니 만큼 “참전용사에게는 ‘명예’를, 참전국에게는 ‘감사’를, 오늘의 젊은이들에게는 ‘올바른 역사인식과 감동’을..”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목적을 충분히 이룬 뮤지컬이었다.

 매일 12시간 이상 땀흘린 연습의 결과로 감동을 선사해 준 출연진과 스텝들에게 다시 한 번 기립박수를 보낸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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