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위협과 한반도 안보
북한이 2월 12일 그동안 준비중이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전격적으로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였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우리 국방부는 감지된 지진파 규모가 4.9로서 약 7kt의 폭발 위력을 나타냈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북한도 핵실험 2시간 50분만에 조선중앙통신을 통하여 “우리 과학부문에서는 2월 12일 북부 지하핵시험장에서 제3차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전과 달리 폭발력이 크면서 소형화, 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하여 높은 수준에서 안전하게 진행된 핵시험이었다” “그리고 원자탄의 작용 특성들과 폭발 위력 등 모든 측정 결과들이 설계 값과 완전히 일치됨으로써 다종화된 우리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발표 하였다.
이러한 우리 군과 북한의 발표를 종합하면, 우선 우리 군이 탐지한 핵폭발은 2006년 1차 핵실험 당시 지진파 규모 3.9, 폭발위력 0.8kt, 2009년 2차핵실험 때 지진파 규모 4.5 폭발위력 2-6kt에 비하면 이번에 약 7kt로 추정됨으로써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3차 핵실험 준비가 진행 중일 때 2차 핵실험과 비교하여 이번에는 10kt 이상의 위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였던데 비하면 낮은 폭발력을 보인 것이었다. 물론 이러한 핵실험 폭발 위력이 낮은 것이 소형화된 핵무기를 실험하였을 수도 있고 핵무기 장치의 정밀도가 낮아 투입된 핵물질 대비 폭발효율이 낮을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기 기술과 위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를 보면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다. 우선 소형화는 북한이 “설계값과 일치했다”고 하였기 때문에 소형화된 핵무기를 실험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다종화’는 핵무기의 종류를 의미하는데 지난 두 차례 핵실험은 플루토늄을 핵물질로 하는 핵무기를 실험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북한이 그동안 개발해온 우라늄을 핵물질로 하는 핵무기를 실험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다시 말하면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하여 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능력에 도발하였다는 것을 의미하며 우라늄 핵무기를 실험함으로써 향후 앞으로 핵무기 대량생산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지난 20여년 동안 핵개발에 매진해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완전히 부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
북한의 핵능력 평가
먼저 핵무기의 주요한 구성요소는 ①핵물질, ②기폭장치, ③투발수단 등이 있는데 이는 핵물질과 기폭장치를 결합한 핵폭발장치(nuclear explosive device)와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즉 핵폭발장치는 완전한 무기화 이전에 핵폭발 위력실험이나 기폭장치의 정확성을 시험하기 위한 고폭실험 등을 위해 핵물질과 기폭장치만을 결합한 장치를 말한다. 그리고 핵폭발장치는 미사일 등 투발수단과 결합되었을 때 비로소 핵무기라고 불릴 수 있다.
우선 핵물질 생산 능력면에서 북한은 지난 1980년대말부터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여 그동안 무기급 플루토늄 30∼40kg을 추출하여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핵무기의 개수는 북한의 기술수준과 핵장치의 파괴력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반핵단체 NRDC(Naturan Resource Defense Council)가 발표한 핵물질 및 핵장치 제조기술 수준 및 파괴력의 상관관계를 기준으로 할 때 북한이 최소 5개에서 최대 20개의 플루토늄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2008년 ‘2.13 합의’에 의해 영변 원자로 등 무기급 플루토늄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들이 대부분 불능화 되어 복구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서 플루토늄 핵무기는 더 이상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농축우라늄을 핵물질로 하는 핵무기 개발에 매진해왔으며, 2010년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핵커 박사에게 농축우라늄 공장을 공개함으로써 북한의 농축우라늄 개발 능력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영변의 농축우라늄 공장은 약 2,000여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었다. 이정도의 공장에서는 매년 약 수십kg의 농축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으며, 지난 2010년 이후 80kg 이상의 농축우라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또한 최근 국방부에서 북한에는 비밀 농축우라늄 공장이 몇 개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추적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어, 북한의 농축우라늄 생산능력은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앞으로 매년 2∼4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최근 대외적으로 공언하고 있는 것처럼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이용한 핵무기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파키스탄은 처음부터 농축우라늄을 이용하여 핵무기 개발을 하였으며, 1998년 최초 핵실험 이후 현재 70-90기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본격가동하고 있다면 핵무기 대량생산을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한편 핵장치의 개발은 핵무기의 폭발 효율 증대와 미사일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알려진 것만 140회 이상의 고폭실험을 계속하면서 핵장치의 성능 향상과 소형화에 주력하여 왔다는 점에서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노동미사일 이나 대포동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정도인 1톤 이하로 소형화가 달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은 2011년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서 “핵실험 이후 기간이 경과한 만큼 소형화나 경량화에 성공했을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밝혔고, 일본의 2011년 방위백서는 “가까운 시일내에 핵무기의 소형화 및 탄두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일부 평론가들은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의 중량은 700kg 전후라고 주장하고 있어, SCUD 미사일은 물론 노동이나 대포동 미사일 이상에도 탑재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모든 주장들이 추정에 불과하다는 점이기 때문에 판단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핵개발의 목표는 핵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으로서 핵무기 운반체의 완성이 필요하다. 물론 북한은 KN-01, SCUD급 등 단거리미사일과 노동과 대포동 1호(은하 1호) 등 중거리 미사일을 실험하여 실전배치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06년과 2009년 사정거리 6,000km급의 대포동 2호(은하 2호)를 발사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작년 4월과 12월 사정거리 1만km급의 은하 3호를 시험발사하여 12월 12일에는 성공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아직 시험발사는 하지 않았지만 북한은 사정거리 3-4,000km의 무수단, 4-6,000km의 KN-08 등 중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보이며 일부는 실전배치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 12월 12일 북한이 발사 성공한 은하 3호는 10,000km급 ICBM 운반체로 평가되고 있다. 1단, 페어링 그리고 2단 잔해가 북한이 사전에 예고했던 구역에 비교적 정확히 낙하하고 위성이 궤도진입에 성공한 것은 단순한 사거리 연장뿐만 아니라 유도조정측면에서도 기술적으로 상당한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물론 미사일 기술이 완성되려면 대기권 재진입체를 포함하는 일부 기술적 문제와 신뢰성을 보완해나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같이 북한의 핵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이미 세 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소형화 등 완성도를 높였고, 지난 12월 12일 장거리로켓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핵탄도미사일 개발 완성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핵위협 전망과 대비방향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우리 사회에 북핵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능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되지만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주 제한된 정보로 북한의 핵능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대외 발표는 외부에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전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지난 20여년 동안 핵개발에 주력해 왔고 최근 핵실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을 반복하면서 핵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북한의 핵위협이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 개발로 전환한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핵무기 대량생산체제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존의 핵보유국가들의 핵개발 과정이 최초 전략적 목적에서 핵개발이 진전되면서 전술핵 개발로 발전되었다는 점을 유의야 할 것이다.
즉 북한이 현재는 핵무기와 장거리로켓을 결합하는 전략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핵무기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핵탄두를 더욱 소형화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전술핵 개발로 전환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즉 전술핵이란 야포탄과 단거리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소형 핵무기 개발을 통해 단거리 군사목표에 대한 핵무기 타격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동안 막연하게 북한의 핵위협에 대비하게 위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이제는 우리의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을 작용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해졌다.
이렇게 북한이 핵능력 증강 의지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6자회담 등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포기를 유도하려는 노력은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국제사회와 공조체제를 강화하여 제제와 대화를 통한 북한의 핵포기 노력을 계속해야 하지만, 북한의 핵위협이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우리의 안보를 위해 억제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한미간에는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하는 ‘확장억제력‘ 제공을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킬체인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킬체인이란 첩보위성과 고고도정찰기 등을 이용하여 북한의 핵미사일 이동을 탐지, 식별, 결심, 타격 등 일련의 과정을 30분 내에 완료한다는 신속한 대응방안이다. 그러나 종심이 짧은 한반도 전장환경, 2015년 전작권 전환 등을 고려한다면 우리의 자주적 억제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하겠다.(Konas) 출처:월간자유
김진무(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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