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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문제는 북한이다

‘9.19 공동성명, 유엔결의 등 한반도비핵화’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북한이 핵을 야금 야금 개발해 왔는데도 그 책임이 남쪽에 있다?

Written by. 정운종   입력 : 2013-06-17 오전 8:4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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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자살저(曾子殺猪), 미생지신(尾生之信)

  신뢰라는 말이 지주 화두로 등장한다. 신뢰사회 건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행복과 신뢰,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즐겨 쓰는 덕목으로 알려져있다.  믿을 신(信)자를 풀어보면 사람(人)의 말(言)임을 바로 알 수 있다. 사람의 말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말에 신뢰가 없으면 불신이 따르고 거짓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흔히 약속을 지킨다는 뜻으로 신의를 말한다. 신의가 없는 사람이나 기관, 단체, 나라는 어디에서고 신망 받지 못한다는 것도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를 가진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회적 자본 축적이 촉진될 것’ 이라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 세종시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박대통령은 중국의 고사 ‘증자살저(曾子殺猪)를 자주 인용했다.

 증자의 아내가 장을 보러 갈려고 하는데, 아이가 같이 가자고 떼를 씀으로 ‘엄마가 시장 다녀와서 돼지를 잡아 주마’고 .달랬는데 정작 장에서 돌아 와보니 증자가 돼지를 잡고 있지 않은가. 증자의 아내는 거짓말로 말했는데 증자는 아이에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돼지를 잡은 것이다.

 그 후 아무리 사소한 약속이라도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신뢰’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말로 ‘증자의 돼지’가 인용되곤 했다.

 신뢰를 말할 때  미생지신(尾生之信)이란 고사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춘추전국시대에 "미생(尾生)"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는 신의와 약속을 생명처럼 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이런 미생에게 사랑하는 여인이 생겨 그 여인을 가슴으로 사랑을 하였고 다리에서 만나기로 한 다음날 장대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약속 장소인 다리에 나가 여인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결국은 불어나는 물에 견디지 못한 미생은 여인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기꺼이 목숨을 다했다.

 여인은 장대비가 내리자 미생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지레짐작하여 약속장소에 나가지 않았던 것, 이처럼 신의와 약속은 시대를 초월해서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덕목이지만 경우와 상황에 따라 반대로 해석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 신의라는 틀에 사로 잡혀 목숨을 버리는 어리석음이나 아이와 ‘돼지를 잡는다’고 한 약속을 지키는 증자나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기는 매한가지 아닌가. 어떤 해석이 올바른 해석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생지신의 고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참뜻은 ‘믿음과 신의’가 목숨처럼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북한 대화 협력도 신뢰가 관건

 여기서 우리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한마디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북한에 인도적 지원과 함께 대북제재 조치를 푸는 방식이다.

 박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북한이 이런 식으로 국제규범과 약속을 어긴다면 앞으로 북한에 투자할 나라와 기업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북한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위기를 조성한 후 타협과 지원, 또 위기를 조성한 후 타협과 지원식의 끝없는 악순환을 언제까지 반복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의 이 말의 핵심은 북한이 먼저 믿음 있는 행동을 취하라는 의미가 강하게 깔려 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 근간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거역한 쪽은 북한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박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서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의 구체적 이행은  인도적 문제 해결, 당국 간 대화, 호혜적 교류협력, 개성공단의 국제화, 북핵문제 해결 등으로 요약 된다.

 이런 과정이 작동되기도 전에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사태에 직면했고 인도적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당국 간 대화 또한 부재한 상태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북한은 그동안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3차 핵실험, 온갖 욕설과 험담으로 내뱉는 대남 폭언은 총칼만 안 휘둘렀지 금방이라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기세였다. 

 혹자는 박근혜정부가 북한과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한다. 오히려 남쪽이 신뢰분위기를 해쳤다는 것이 종북 좌파집단의 억지다. 북쪽 눈으로 만 바라보면 그렇게 보일지 모르나 지난 5년 동안 좌파 집단은 이명박정부가 원칙을 고수한 대북정책을 펴자 이를 무조건 비판하고 마구 퍼주며 대화하라고 주장했다.

 ‘9.19 공동성명, 유엔결의 등 한반도비핵화’ 약속을 헌신짝처럼 저버린 북한이 핵을 야금 야금 개발해 왔는데도 그 책임이 남쪽에 있다면 그들은 어느나라 국민이란 말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또한 북핵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신뢰 구축이 서로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 진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개혁 개방, 비핵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주변국들과 함께 대북 불신의 악순환을 끝내고 대화와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남북한 신뢰분위기 가로막는 북한 

 그러자면 먼저 북한이 약속을 지키는데서 부터 신뢰를 쌓아야 함은 말 할 것도 없다. 지금까지 남북한 간에 합의한 기존 약속들인 ‘7.4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이 모두가  기본적으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이루어 질수 있다.

 인도적 문제나 호혜적 교류 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식량지원, 이산가족 상봉문제 등도 먼저 대화의 창구를 상설하고 대화에 의한 호혜적 교류사업으로 상호 신뢰를 구축해야만 성사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단계를 거쳐 남북 간에 신뢰가 진전되면 다양한 경제협력 사업과 북한의 인프라 사업으로 확대 해 갈수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 사업이 존폐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그 원인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제공한 것이 분명하다, 공단 입주업자를 일방적으로 축출하고도 남쪽 책임 운운하는 북한의 행태는 기본적인 상도의(商道義)조차도 모르는 횡포라 아니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 수십 년간 최우선적으로 핵 능력 확보에 매진해왔다. 플루토늄을 사용한 핵 능력,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한 핵 능력, 그리고 핵폭탄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중장거리 운반 수단에 관한 기술력 등에 이르기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핵 시설을 공개하기도 하고, 미사일도 쏘고 핵실험도 했다.

 북한은 작년 말과 금년 초에 있었던 장거리 미사일 발사성공과 핵실험을 통해 풍부한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까지 사정권에 둔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지난 3월의 한미 합동 키리졸브 군사훈련을 비롯한 한미합동 군사훈련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훈련이다. 북한도 연례적으로 매년 이와 유사한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만큼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믿음을 주지 않고 핵전쟁위협에만 몰두하고도 그들이 진정 신뢰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가로막는 북한의 맹성이 촉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konas) 출처: 월간자유 

 정 운 종 ( 대한언론인회 사무총장, 시사문제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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