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北, 만성적 식량부족사태에 내구력 소진?
북한이 지난 3월부터 식량배급을 전면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배급이 끊어진 적이 없는 국가보위부, 인민보안성까지 망라한 조치라는 점이 눈에 띈다. 사회주의체제 근간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경=북한의 이번 조치는 식량 수급사정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취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의 올 식량회계연도 곡물수요량은 6백39만t이다. 작년 자체 수확량이 4백25만t이었으므로 산술적으로 2백15만t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는 올해만의 특수한 사정은 아니다.
배급 중단 이유로는 식량난 장기화로 인한 북한의 내구력 소진 가능성이 먼저 제기된다.
만성적 식량부족 사태가 반복돼 주민들의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북 내부상황이 소요 가능성 등 체제를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판단했다는 얘기다.
북한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배급량을 절반 정도 줄였다고 발표했지만 일반 주민들은 사실상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하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김위원장의 생일인 지난 2월16일 주민들에게 쌀과 설탕 등을 선물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탈북자들은 평양 등 일부 지역에만 선물을 줬다고 말했다.
또 북한 최고지도부가 미구에 전쟁 등 비상상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식량비축량을 대폭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파급효과=배급중단 조치가 장기화되면 북한 체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조치 이후 채 한달이 안된 지난달 말 북한 장마당(시장)의 쌀값이 ㎏당 150~200원(북한원화)에서 300~400원으로 올랐다고 정보당국은 말했다.
특히 이번 조치에 따른 충격은 핵심지지층이 더 크게 받을 것 같다. 북한 일반주민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계속된 식량난을 겪으면서 최소한의 생존법을 나름대로 체득하고 있다. 그러나 정권의 핵심인 엘리트계급에 대한 배급 중단은 충성도 약화를 낳고 경우에 따라 지지층 동요현상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외교소식통은 “이번 조치가 1~2개월의 한시적 조치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시행된다면 북한 체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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